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저널 등에서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평단은 물론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다. 이 그림책이 이렇게 많은 화제를 일으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사랑을 받은 동력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늘 가지고 있었다. 책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그 후에 딱히 인연이 닿지 않아 Reading List 목록에 올려두고 미뤄놓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김영하의 북클럽에서 이 책을 대상도서로 선정하였고, 이를 계기로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클럽에서 그림책인 이 책을 대상 도서로 선정한 것에 대해 놀랐고, 이를 계기로 책이 담고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접하고 받은 이 책에 대한 첫 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라는 것이다. 이 아름다움은 유화풍의 서정적인 그림과 마치 시와 같은 감각적인 문구들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시인 조던 스콧의 이야기에 케이트 그리너웨이상을 수상한 그림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조화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더해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한국어 번역은 화룡점정이다. 굽이치고 부딪치고 결국 산산이 흩어져도 긴 세월 쉬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삶의 내밀한 아픔을 딛고 자라나는 아이의 눈부신 성장 스토리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남과 다른 자신을 인정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한발짝 내딪게 되는 과정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준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이 책에 글을 쓴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책에 담겨 있는 내용처럼 조던 스콧의 아버지도 학교에서 발표가 있는 날이면 말을 더듬는 아들을 배려하여 아들을 데리러 왔다고 한다. 주인공인 아이가 주문처럼 되뇌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는 실제로 조던 스콧의 아버지가 아들인 조던에게 들려준 이야기라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건 몰랐었는데, 이를 알고나서 책의 스토리가 한층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또래 집단과의 사회적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아이에게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은 이제껏 살아왔던 그 어느 순간 보다 두렵고 무서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왜 나는 친구들과 같지 않은지 고민하는 아이에게 저 흘러가는 강물을 보라고, 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은 강물도 때론 부딪치고, 때론 돌아가면서 흘러간다고 말해주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크게 위로가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로 어린시절의 조던 스콧이 아버지의 말에 큰 위안을 받고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한 것만봐도 알 수 있다. 어린 조던 스콧은 자신과 닮은 강물을 통해 혼자라는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유려한 강물을 시로 옮길 마음을 갖게 된 것 아닐까? 아버지의 사려 깊은 배려와 아름다운 자연이 말더듬이 소년을 시인으로 길러 낸 것이다. 이러한 아이에 대한 애정을 담은 눈길과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은 우리의 마음에도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부드럽게 굽이치며 반짝거리는 저 강물의 물결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