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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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의 저자는 역사학자 설혜심 교수이다. 설혜심 교수는 역사학자이지만 인간의 삶과 관련된 친숙한 주제들을 학자로서 새롭게 풀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가 설혜심 교수의 저작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소비의 역사>를 접하면서부터다. <소비의 역사>는 소비라는 하나의 테마를 통해서 역사의 발전과정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H. Carr의 말처럼 과거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오늘날 직면한 문제들과 동 떨어 있지 않다는 걸 독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의 접근방식이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비라는 주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조망함으로써 역사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이 스며 있는지 느끼게 해준 것과 마찬가지로 설혜심 교수는 <애거사 크리스티 읽기>에서도 추리수설의 여제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통해서 역사를 되돌아보는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소비의 역사>에서 소비자 운동의 발생이나 바이 아메리칸 캠페인의 역사, 윤리적 소비의 기원 등을 살펴봄으로서 소비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저항과 해방 연대의 주제를 다룬 것처럼 본작 <애거사 크리스티 읽기>에서는 추리소설 상에서 역사가만이 감지할 수 있는 지점들을 세밀히 포착해내어 마치 독자들이 추리소설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보다 심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애거사 크리스티가 미처 독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도 하고 잇다.

 



<애거사 크리스티 읽기>는 갓 추리소설에 입문한 초심자부터 웬만한 추리소설계의 명작들을 섭렵한 매니아층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일컬어지는 크리스티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북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역사학자로서의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 정도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간 면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크리스티의 모든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면서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그녀와 그녀의 작품들이 위치하는 지점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시도해보지 못한 영역이고 높이 평가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애거사 크리스티 읽기>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팬들은 물론이고, 역사와 영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또한 순수하게 추리소설에 열광하는 팬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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