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작가의 <FM 66.6>은 존재하지 않는 주파수 FM 66.6에 맞춰진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얽힌 흥미로운 소설이다. 아직 7회차까지밖에 연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리뷰를 남기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앞으로의 연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현재까지 연재가 된 부분을 읽으며 느낀 점을 위주로 리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소설은 택시 드라이버인 화자가 심야시간에 택시를 운행하다가 겪게 된 괴이한 경험을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인공은 심야에 한적한 도로를 주행하면서 차분한 목소리의 여자 DJ가 잔잔한 음악과 함께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프로를 즐겨 들었는데 어느날 FM 97.5에 맞춰진 라디오의 채널이 갑자기 휙휙 바뀌기 시작하더니 FM 66.6으로 바뀌어버리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새벽 2시 47분, 차 한대 지나다니지 않는 한적한 왕복 8차선 도로라는 특정 조건하에서만 발현되는 이 괴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풀어나가는 것이 아마도 앞으로의 소설 전개상의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해가 진 뒤에는 밖에 돌아다니지 않을거야. 펜션 안에서만 놀거고. 그렇다고 술을 마신다는 건 절대 아니고. 아빠도 내 친구들 다 착한거 알잖아.“

“난 그런 의미없는 사색들은 얼른 제쳐두고 네 목소리에만 집중했어.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좋았으니까. 그게 짜증이 섞인 목소리든 뭐든 간에.“


먼저 주인공인 화자가 “너“라고 지칭하는 상대방의 정체 그리고 주인공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화자의 독백과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모습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주인공은 딸에 대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고, 다시 들을 수 없는 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좋았다는 고백에서 주인공의 딸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닐수 있음을 짐작할수 있다.

극의 전개에 있어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건 주인공의 다소 건조한 말투와 표현이었다.


“두려웠지. 왜 안두려웠겠어? 그런데 “내“가 두려웠던 건 말이야. 주파수가 제멋대로 움직이는게 아니었어.“


아버지로서 딸에게 자신이 두려움을 느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조금 부자연스러웠지만 다정했던 부녀답지 않게 자신을 “내“가 라고 표현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은 조금 어색해보였다. 현실에서 다시 들을수 없는 꿈에 그리던 사랑스러운 딸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면 그게 다소 당황스러운 방식으로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두번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를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평소에 자신이 즐겨듣는 잔잔한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갈 수 있늘까? 아직 몇회 연재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녀간의 애틋한 사연이 기이한 사건과 얽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된다.



재미로 한가지 사실을 덧붙이자면 <FM 66.6>이란 주파수는 한국의 FM 주파수 대역을 벗어나는 것이라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지만 주파수의 첫번째 자리가 짝수라는 점에서 역시나 존재불가능한 주파수라 할 수 있다.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주파수 88~108㎒ 범위를 FM 방송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방송국당 채널 간격은 200㎑(0.2㎒)로 두고 있다. FM방송의 주파수 대역과 채널 간격은 각 국가마다 정책적으로 정하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정해진 주파수 대역에서 0.2㎒ 간격으로 채널을 나누니까 소설에서 등장하는 심야방송 DJ 'J'가 진행하는 FM 97.5 처럼 각 채널 주파수의 소수점 첫 번째 자리가 홀수로만 남게 되었다. 0.2㎒ 간격일 때는 가운데를 선택하는 게 가장 강하게 전파를 보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첫 채널의 시작이 홀수가 되었고, 200㎑ (0.2㎒)란 채널 간격 때문에 한국 FM 라디오 방송 주파수는 소수점 뒤에 첫번째 자리가 홀수로만 존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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