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섬뜩했습니다. 노인상호처형제도라는 설정 자체부터, 노인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이야기까지 시종일관 섬뜩했습니다. 잔인하고 불편한 살인사건이나 오싹하고 무서운 귀신 이야기와는 또다른 섬뜩함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노인상호처형제도라는 제도하에서 살아남기위한 노인들의 사투를 그려냈습니다. 이 제도는 말 그대로 노인 상호간 서로를 처형하여 노인인구를 조절하기위한 제도입니다. 고령화사회로 나아가면서 젊은층의 일자리 문제, 과도한 부양 문제등에서 벗어나고자 노인 인구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노인인구를 조절하는 방법 또한 가히 엽기적입니다. 일본을 수십개의 지구로 나눈 후 각 지구에서 배틀로얄의 형식으로 이른바 '실버 배틀'을 진행합니다. 한달간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방법으로 인구가 조절되는 것입니다. 오로지 단 한사람만이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한달이 경과한 후 두사람 이상이 살아남았을 경우에는 그 사람들 전원이 후생노동성 산하의 중앙인구조절기구(CJCK라고 언급합니다.)의 처형 담당관에게 처형됩니다. 기껏해야 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형국입니다.

 잔인하지 않다는 가정하에서, 배틀로얄 형식의 소설을 선호하긴 합니다. 배틀로얄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작은 생태계로 가정했을 때 그 생태계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생존방식이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자, 강자의 그늘 아래에서 굽신거리지만 호시탐탐 틈을 노리는 구밀복검의 인간형, 숨어지내는 사람, 친화력으로 사람들을 모아 그룹을 이루어내는 사람 등 각 참가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춰 삶의 방식으로 배틀로얄에 적응하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들의 생존에 있어서 '가장 최적화되고 합리적인 모델'을 찾아나서는 모습을 보면 제가 조물주가 되어 세상을 보는 듯한 뿌듯한 기분이고 그럽니다. 허나 이 소설은 조금 다릅니다. 이 소설에서도 다양한 노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배틀로얄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허나 그때의 기분은 뭔가 절박하다고나 할까요. 조물주라는 비유를 한번더 이용하자면 뿌듯함 보다는 연민의 감정이 드는 셈이지요.

 고령화가 진행되고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 허나 '이제 노인상호처형제도가 남일 같지 않다'라는 우려, 즉 고령화에 대한 걱정은 생각보다 들지 않았습니다. 설정 자체가 굉장히 극단적이기 때문일까요. 고령화 사회에 대한 걱정보다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상황 자체에 좀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 개개인의 상황에 대해 모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일까요. 또한 깊게 생각할 것도 없기 때문에 책장 넘어가는 속도도 굉장합니다. 소설속 주인공들의 목적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아야 한다.'

 겉으로는 엽기적이고 기가 차고 익살스러운 살인사건들이 연속됩니다. 코끼리를 몰고 나오거나 작살에 날아가버리거나.... 허나 이 모든 상황은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인공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할 뿐입니다. 사실 늙은게 그렇게 큰 잘못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 섬뜩하고, 연민이 들고 그럽니다.

 

  

섬뜩하면서도 슬픈 문구. '내가 살려면 모두를 죽여야 한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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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모델은 지금 읽고 있는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타인을 상대로 행동하는 방식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협동 - 상호성 - 용서이다. 다시말해서 한 개인이나 조직이나 집단이 다른 개인이나 조직이나 집단을 만날 때 먼저 협동을 제안하고,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서 자기가 받은 만큼 남에게서 주는 데에서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가 도움을 주면 이쪽에서도 도움을 주고 상대가 공격을 하면 똑같은 방식과 똑같은 강도로 반격을 가한다. 그러고 나서는 상대를 용서하고 다시 협동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 상상력 사전 p.35

아쉬운 것은 이 책 <인구조절구역>에서는 쓸모가 없는 이론이라는 점입니다. 결국은 한사람만 살아남아야하기 때문입니다. 부부, 친구, 이웃 등 모든 관계가 소용이 없습니다. 힘들게 살아남은 이들이 결국 정부를 상대로 공격하여(비록 실패하지만요.) 그들의 그간의 고생을 무의미하게 만든 것도 다 이 때문인것 같습니다.

살아남는다면 결국은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살아남든 죽든 비극인 것.
그렇기 때문에 참 섬뜩하고, 연민이 들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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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사람들 NFF (New Face of Fiction)
톰 래크먼 지음, 박찬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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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사실 아예 안보니까 무관심 하다는 편이 더 적절할 듯 하네요) 오고가는 이야기에 살짝 귀를 기울여 보면 간간히  '약간 막장스럽고 뻔하긴 하지만 재미있다.' 류의 드라마가 출몰하여 인기를 끌곤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인터넷상에서 욕도 많이 먹고 지탄도 많이 받는 것이 '막장'이라는 테마인데, 왜 드라마에서는 끊임없이 양산될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합니다.

 '막장'이라는 단어를 '인과관계와 개연성 없이 극적 효과만을 위한 장치'라고 정의 한다면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솔깃하지 않을수 없는 제안 일 것입니다. 제작자는 아무래도 더 많이 팔리고 더 많은 인기를 얻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허나 요즘의 시청자들은 워낙 자극적인 소재들에 길들여 져있는지라 현실의 평범한 이야기만으로는 시선을 끌기에 역부족입니다. 즉 막장이라는 개념은 더이상 현실의 평범한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 끌기위한 마지막 선택지인 셈입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개연성과 완결성은 포기한채 극적인 반전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잘 먹혀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시청자들은 이미 익숙해져버린 것 같습니다. 왠만한 불치병들, 숨겨진 가족 관계들은 얼추 예상 가능합니다.

 서두가 좀 길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하나입니다. 요즘의 방송 매체들에서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읽은 책 <불완전한 사람들>. 이 책은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싸움도 잘하고 잘생긴 윤성 이민호. 키도 크고 잘생기고 인기도 높은 독고진 차승원. 거의 완전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사람들은 현실에는 잘 존재하지 않는 다는 점이요. (물론 요새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소위 엄친딸, 엄친아로 분류되는 이기적인 존재들이요.) 이 소설은 불완전한 11명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약간은 불완전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소위 완전한 사람들께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마음을 드립니다.)

 또한 사랑, 우정, 자아성찰과 깨달음, 다툼, 배신, 불편한 상황 등 현실 세계에서 흔히 존재하는 감정들이 그들의 이야기의 주제가 됩니다. 신문사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되고 11명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로 비유되는 셈입니다.


비행기 옆자리에서 자신이 정리해고한 인물과 만나는 상황
일밖에 모르던 남성. 그리고 그의 어린 애인의 불륜.
직장 동료들의 무시와 따돌림에 괴로워하며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것만 손꼽아 기다리는 인물,
지극히 현실에 있을 법 해서 드라마로 펼쳐지기에는 역부족인 듯한 이야기.
그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우리들의 이야기 입니다.

 
 띠지에 적혀진 문구 '일일드라마보다 중독성 있고 주말 예능보다 재미있는 리얼 인생 버라이어티'. 솔직히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극적인 이야기를 위해 배수진을 친 일일 드라마나 재미에 목숨거는 예능에 평범한 우리 이야기가 대적 가능하겠습니까?

 허나 이 소설의 이야기들은 담백한 맛이 있습니다. 작위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복잡하고 말초적인 각종 매체에 둘러사인 현실에서 이렇게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에 살짝 귀기울여 보고 공감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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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요정
김한민 글.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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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동화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얇고 큼지막한 글자들에(일반적인 소설과 비교해 볼 때 말이지요.) 그림의 이해를 돕는 삽화 등은 책을 처음 접함에 있어서 부담이 없습니다. 잘 안 읽히는 책을 보다 중간에 지루함과 매너리즘을 느낄때면 동화를 꺼내보면서 다시 책에 대한 애정을 되살리기도 합니다.  동화를 조금 무시하는 듯한 발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ㅋ 여튼 이런 편한 존재이지만서도 전해주는 메세지들은 생각보다 묵직합니다.(물론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야기이겠지요. 저는 어른이니까요ㅋㅋ) 일반 소설책처럼 5~600쪽을 할애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와 울림의 깊이와 비교한다면 당연 조금은 역부족인 것도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효율성의 측면입니다. 페이지당, 독자가 투자하는 시간, 노력 당 전달되는 메세지의 비율은 아마 동화가 가장 높을 것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네 독자들은 재미와 전달되는 메세지의 절대치만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반 소설에서 더 큰 재미와 의미를 느끼겠지요.

 

 쓰고보니 뭔가 서평이 산으로 가는 듯한 모양인데, 여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1. 이번 서평의 대상 도서는 동화이며
2. 이 동화는 효율적이다. 즉 생각거리를 꽤나 던져줬다.
이정도로 간추릴 수 있겠습니다.
이번 책은 바로 <공간의 요정>이라는 책이며 제목에서 보이는 듯이 요정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공간의 요정이라는 새로운 생명체(?)를 고안해냅니다. 이녀석들이 어떤 녀석인고 하니

그들은 낮고 낡고 작고 좁고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곳, 썩는 재료나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장소를 선호하고 음악은 즐기지만 소음은 못 견디며, 계절이 바뀌는 것을 제외한 모든 외부 변화를 싫어하고 오래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을 숭배한다. p.28

요정의 유일한 식량은 시지렁이이다. 요정들은 지렁이를 통째로 먹는 게 아니라 '지렁이가 쓴 시'를 먹는다. 시지렁이가 지나간 자리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미세하고 입자가 고운 가루 물질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시다. 그렇게 부르게 된 이유는 지렁이에게 시를 읽어주어야 생기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p.30

인간이 공간과 사랑에 빠지면 반드시 하는 일이 두가지 있다. 1. 그 공간을 자주 방문해 오래 머물게 되고... 2. 그 공간과 잠을 자게 된다. 오래 자지 않아도, 아주 잠시만 졸아도 충분해. 그 짧은 틈에도 생명은 잉태되지. 공간의 요정은 그렇게 태어나는거야. p.47 ~48
 

 
이 책은 공간의 요정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시대를 견뎌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송이라는 조금은 특별한 공간의 요정, 송이의 아버지 그리고 그의 조수 우고가 요정들의 생존을 돕습니다. 과연 요정들은 살아나갈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은 공간, 시지렁이, 요정 등으로 나열될 수 있겠습니다. 요정은 왜 없어지고 있을까요?

 

요정들이 번번이 번식에 실패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공간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 그나마 새로 태어난 요정이 있어도 먹을 시가 없어 굶어 죽기 때문이다. 시지렁이 서식지를 파괴하는 도시 성형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p.67

 

요정을 잉태하려면 공간에서 잠시만 졸아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에게는 잠깐의 여유도 없습니다.
요정의 식량인 시지렁이는 우리가 시를 읽어주어야 시를 만듭니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들은 시같은 것은 거들떠도 보지 않습니다.
요정들은 낡고 변화가 없는 공간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들은 끊임없이 새롭고 세련된 도시를 건설하려 애씁니다.
이 책은 조금의 여유도 갖지 못하는 우리를 질책합니다. 시를 읽지 않는 우리를 꾸짖습니다. '기억의 장소'를 파괴해버리고 현대식의 '표준 외모의 도시'를 꾸며내는 우리를 꾸짖습니다. 시,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잠깐의 달콤한 잠, 낡았지만 운치있는 옛 공간. 이 모든 것은 낭만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요컨대, 요정들은 낭만을 잃어가는 우리들을 꾸짖고 있는 것입니다.
 씁쓸했던 것은 책이 주는 메세지에 대해, 책의 질책과 꾸짖음에 대해 저는 조심스레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나도 내가 꿈꾸는 낭만적인 것들이 있어. 하지만 지금은 내 미래를 위해선 낭만은 잠시 접어두고 코앞에 닥친 공부와 일부터 하는 것이 맞겠지. 지금 낭만을 찾아 떠나는 건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
사실 이렇게 살다간 제 안의 낭만을 잃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낭만을 위한 시간을 쪼개기는 점점 더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에 약간은 우울하고 씁쓸하고 다 때려치고 싶고 그럽니다.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정말 '효율적인' 동화였습니다.

 

 

 스포일러가 있는 약간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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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이의 아버지는 결국 '연구'라는 그의 낭만을 버려버립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낭만을 버리고 싶지 않은데 어떡해야 할까요?

2. 요정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시지렁이도 모두 잡아 먹혔습니다. 요정들을 위한 공간은 모두 개조되었습니다. 단 하나 콘돌만 남았습니다. 낭만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낭만을 잃고 싶지 않은데 어떡해야 할까요?

사실 이 두가지 이야기가 와닿았는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적기도 그래서 아래쪽에 몰래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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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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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 추 리 기 


 주인공 혼마는 아내와 사별하고 하나 뿐인 아들과 살아가는 평범한 형사입니다. 사건 도중 범인의 총격에 무릎을 맞은 후 치료를 받기위해 잠시 휴직중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리 친하지 않던 먼 친척 가즈야가 불쑥 등장합니다. 이야기인 즉슨 자신의 약혼녀인 쇼코가 홀연 사라져 버렸다는 것. 그녀의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려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이미 개인 파산 상태라는 회신을 받게 되고 이를 쇼코에게 말한 직후 그녀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성치않은 몸에 휴직상태라 운신의 폭도 좁아진 혼마였기에 처음에는 떨떠름하게 사건에 착수하게 됩니다. 

 허나 쇼코의 과거를 쫓아가던 도중 이상한 점이 있음을 발견됩니다. 개인 파산 당시의 쇼코와 가즈야의 약혼녀인 쇼코는 외형적으로 다른 사람임이 들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호적에서 분적 등의 조작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또한 이 시점에서 쇼코의 행방이 갑자기 끊겼다 다시 이어지는 흐름을 보입니다. 즉 쇼코의 호적을 다른 여성이 도용하여 쇼코인양 행세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쇼코는 어떻게 되었는가?' 진짜 쇼코의 행방, 나아가서는 생사를 파악하기 위해 혼마는 본격적으로 사건으로 뛰어듭니다.


  

책 들 여 다 보 기

 

1992년 (책)

p.132 - 신용카드의 발행수를 봐도 그렇습니다. 1983년 3월 말의 집계로는 5,705만 매였던 것이 1985년에는 8,683만 매, 1990년 3월 말에는 1억 6,612만 매로 증가했습니다. 매년 그만큼의 카드가 발행되고 있고 그것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있다는 뜻이지요.

p.137~139 -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20대의 젊은이한테 천만 엔, 2천만 엔을 빌려주는 업자가 있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죠....(중략) 전당포 시대에는 무제한으로 돈을 빌려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 (중략) 게다가 사채에 비해 금리도 싼 것처럼 느껴지죠. 그러나 현금 서비스의 금리를 연리로 계산해보면 25~35퍼센트에 이릅니다. 사채업체의 금리와 다를 바 없어요. 그걸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연하게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라면 안전하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죠.

 

2011년 6월 (현재)

1. 손석희의 시선집중 6월 10일자 뉴스브리핑 中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6개월만에 최고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어제 내놓은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가계대출잔액이 440조에 이르는데요
전월보다 3조 3천억원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은은 지난달에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끼면서 신용대출이 크게늘어 이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있는데, 전반적으로 어쨌든 대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거죠.

2. 금융위원회 출처. 6/7 신용카드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경쟁 차단 특별 대책
일부 은행의 카드업 분사, 통신회사의 카드업 진출 등을 계기로 2010년부터 경쟁이 심화되면서 무리한 영업 조짐
 * 10년 중 증가율 : 카드자산 14,7%( ↑9.7조원 ), 카드 매수 9.0%(↑959만매)
특히, 과거 카드사태의 원인이 되었던 카드대출(현금서비스 + 카드론)이 전년 대비 19%(잔액기준) 증가하고,
 *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6.3%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
저신용자(KCB 7등급 이하)에 대한 발급 건수가 (09) 64만건 → (’10) 100만건으로 급증
* ‘11.3말 현재 가계신용잔액(한국은행) : 801.4조원 

 

소설은 전형적인 사회파 추리소설의 형태를 보입니다.
그래서 그다지 서평으로 쓸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곰곰히 새겨봐야지
책은 읽은 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카드와 관련된 유동성 문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는 카드를 아직 가지고 있진 않지만
언제든 만들 수 있는 나이입니다.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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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위 말하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처음에는 좀 아쉬웠습니다.
신조 교코를 통해서 사건의 진상을 깔끔하게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열린 결말이라는 선택을 통해 다른 부분을 주목해주길 바란 것 같습니다.
작가는 신조 교코의 범행이 추궁당하기 직전에 끝을 맺습니다.
작가는 신조 교코의 범행 자체를 들추어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소설 말미는 신조 교코를 감싸면서 끝납니다.
  

무엇을 물을까는 문제되지 않는다. 나는 자네를만나면 자네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누구한테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자네 혼자서 힘겹게 등에 짊어지고 왔던 이야기를. 도망다녔던 세월 속에서, 숨어 지내던 세월 속에서, 자네가 비밀리에 쌓아 왔던 이야기들을. - p.443

이것은 작가가 소설 중반부에 변호사 미조구치의 입을 빌려 제기한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합니다.

 다중 채무자들을 싸잡아서 '인간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판단하기는 쉽죠. 하지만 그건 자동차 사고를 낸 운전자한테 전후 사정은 전혀 들어 보지 않고 '운전 실력이 나빠서 그렇다. 그런 인간들한테 면허 같은 걸 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하는 것과 같은 소립니다....(중략)... 교통사고에서도 운전자의 책임론만을 운운하는 형편없는 행정이나 안정성보다도 경제성만을 내세워 새로운 모델만 내놓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다 냉정한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 p.142~143

 채무자의 치부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 당국의 무책임한 조치도 큰 잘못인 것 같습니다.
 

다시. 소설의 끝맺음이 참 탁월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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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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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간 추 리 기
  
행복한 가정 속에서 밝게 자란 마리코. 허나 어느날 부터인가 그녀를 향한 어머니의 시선이 변해감을 느낀다. 그와 동시에 부모님과 한 군데도 닮은 곳이 없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코의 집에 의문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와 관련된 일련의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마리코는 여행을 떠난다.

홀어머니와 자란 후타바는 밴드의 보컬로 TV에 출연하게 된다. 어머니는 후타바의 TV 출연을 극구 말리지만, 후타바는 막무가내로 출연해 우승하게 된다. 하지만 TV 출연 후 후타바에게는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후타바 역시 원인을 밝혀나가던 중,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 들 여 다 보 기
   


1
배경지식
 
 체외 인공 수정
여성의 수란관이 막혀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정자와 난자를 채취 → 체외 수정 → 시험관에서 인공 수정시킨 수정란을 배양 → 8세포기정도 된 배를 여성 자궁에 주입 → 자궁에 배를 착상. 착상된 배는 정상적으로 임신된 경우와 같이 태반을 형성하고 태아로 자란다.
 
 핵치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여 발생시키는 기술.
난자의 핵은
염색체가 n인 반쪽짜리 + 개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2n인 완전한 염색체가 필요.
→  완전한 염색체를 가진 2n짜리 체세포의 핵을 추출. 이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서 완전한 2n짜리 핵을 넣어준다.
→  이를 통해 형성된 개체는 체세포의 핵을 제공한 생물과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2
정답

 
  소설 속 두 주인공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채 전혀 별개의 공간에서 자라납니다. 두 주인공의 시점이 한 챕터씩 번갈아가면서 소설이 진행됩니다. 각기 다른 두 인물에서 시작한 이야기. 허나 후에 밝혀지듯이, 그들은 외관상으로 완전히 똑같은 존재입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둘은 클론이었던 것입니다.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두 개체. 그러나 엄연히 다르게 존재하는 두 사람. 그것도 옛 사랑에 대한 미련,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대체수단 등 도덕적으로 불편한 연유로 탄생한 그들. 클론이라는 개념에 대한 존재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주제를,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소설의 결말에는 '레몬'이라는 물체가 등장합니다. 그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공통 분모입니다.
그들은 외관상 동일할 뿐
그들이 걸어온 나날들도
그들이 겪어온 아픔과 고민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성향도 모두 다릅니다.
유전자가 동일하고, 외모도 꼭 닮은 클론이라는 존재이지만
그들은 고작 레몬하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다른, 엄연히 구별되는 존재입니다.
 
"평소 레몬은 어떻게 먹어?" 내가 물었다.
"물론 이렇게"
내 눈앞에 있는 또 한 명의 나는 아침 햇살에 하얀 이를 빛내며, 아직 약간 푸른빛이 남아있는 레몬을 베어 물었다. - p.428

 
' 눈앞에 있는 또 한명의 나'
결국 두 주인공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시행착오 - 레몬이란 제목의 의미
 
lemon ([|leman])
4. [C] (비격식 특히 美) (제대로 되지 않아) 쓸모없는 것, 불량품. - 네이버 사전
 
 '불량품'이라는 의미의 레몬.
뭔가 부족해 보이는 듯한 '클론'이라는 존재.
소설 결말부의 해피엔딩과 상관없이
억지로 둘을 이어보려고 애를 써보았습니다.
 
 <레몬>이라는, 원제와 전혀 다른 제목을 달게 된 까닭은 이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보신 독자분들은 가늠이 되실 것입니다. ' 레몬'은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상징물입니다. 레몬 이라는 단어에 숨은 '시시한 것', '불량품', '가짜' 따위의 여러 의미는 편집진들을 고민스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 p.431 작가의 말 중에서
 
레몬은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매개체였습니다.
다른 의미를 억지로 부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리뷰를 위한 리뷰를 쓰고 있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4
오답일까?
 
 솔직하게 한번 다가가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언뜻 봤던 기사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체외수정 관련 노벨상 수상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체외수정 기술을 개발,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로버트 에드워즈(85)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체외수정(IVF) 기술을 개발, 산부인과 의사 패트릭 스텝토 박사(1988년 작고)와 함께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불임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노벨상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그의 업적은 전 세계 커플의 10% 이상을 포함한 많은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불임 문제를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 wikipedia

 

책에서 던져주는

체외수정이나 핵이식같은

묵직한 윤리적 생각거리.

 

부끄럽게도

이러한 고민보다도 먼저

'윤리적 논란의 한 축이었던 사안이 지금은 노벨상의 영예를 안다니. 세상이 생각보다

많이, 빠르게 변했구나
'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의 윤리적 사안에 대한 인식이 너무 무뎌진건 아닌가 걱정됩니다.ㅋㅋ

 
 
5
이의 제기

 
1. 의문
소설속에서 제기되는 인간복제.
각종 포유류들의 복제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긴 하던데.
 
인간복제. 과연 지금은 가능할까?
아니면 아직은 과학기술이 부족할까?
혹은 가능하지만 불가능한 것 처럼 숨기고 있는걸까?
 
 
2. 딴지걸기.
유전적으로 똑같은 두 사람.
허나 유전자가 같다고 외형까지 똑같을 수 있을까?
피부색, 얼굴 등 외형적인 면은 수많은 유전인자가 작용하며
거기에 환경의 영향도 많이 좌우 된다고 합니다. (다인자 유전이라는 개념이 어렴풋 떠오릅니다.) 

  

완전히 같은 인물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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