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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 간 추 리 기
행복한 가정 속에서 밝게 자란 마리코. 허나 어느날 부터인가 그녀를 향한 어머니의 시선이 변해감을 느낀다. 그와 동시에 부모님과 한 군데도 닮은 곳이 없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코의 집에 의문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와 관련된 일련의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마리코는 여행을 떠난다.
홀어머니와 자란 후타바는 밴드의 보컬로 TV에 출연하게 된다. 어머니는 후타바의 TV 출연을 극구 말리지만, 후타바는 막무가내로 출연해 우승하게 된다. 하지만 TV 출연 후 후타바에게는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후타바 역시 원인을 밝혀나가던 중,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 들 여 다 보 기
1
배경지식
체외 인공 수정
여성의 수란관이 막혀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정자와 난자를 채취 → 체외 수정 → 시험관에서 인공 수정시킨 수정란을 배양 → 8세포기정도 된 배를 여성 자궁에 주입 → 자궁에 배를 착상. 착상된 배는 정상적으로 임신된 경우와 같이 태반을 형성하고 태아로 자란다.
핵치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여 발생시키는 기술.
난자의 핵은 염색체가 n인 반쪽짜리 + 개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2n인 완전한 염색체가 필요.
→ 완전한 염색체를 가진 2n짜리 체세포의 핵을 추출. 이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서 완전한 2n짜리 핵을 넣어준다.
→ 이를 통해 형성된 개체는 체세포의 핵을 제공한 생물과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2
정답
소설 속 두 주인공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채 전혀 별개의 공간에서 자라납니다. 두 주인공의 시점이 한 챕터씩 번갈아가면서 소설이 진행됩니다. 각기 다른 두 인물에서 시작한 이야기. 허나 후에 밝혀지듯이, 그들은 외관상으로 완전히 똑같은 존재입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둘은 클론이었던 것입니다.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두 개체. 그러나 엄연히 다르게 존재하는 두 사람. 그것도 옛 사랑에 대한 미련,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대체수단 등 도덕적으로 불편한 연유로 탄생한 그들. 클론이라는 개념에 대한 존재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주제를,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소설의 결말에는 '레몬'이라는 물체가 등장합니다. 그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공통 분모입니다.
그들은 외관상 동일할 뿐
그들이 걸어온 나날들도
그들이 겪어온 아픔과 고민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성향도 모두 다릅니다.
유전자가 동일하고, 외모도 꼭 닮은 클론이라는 존재이지만
그들은 고작 레몬하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다른, 엄연히 구별되는 존재입니다.
"평소 레몬은 어떻게 먹어?" 내가 물었다.
"물론 이렇게"
내 눈앞에 있는 또 한 명의 나는 아침 햇살에 하얀 이를 빛내며, 아직 약간 푸른빛이 남아있는 레몬을 베어 물었다. - p.428
'내 눈앞에 있는 또 한명의 나'
결국 두 주인공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시행착오 - 레몬이란 제목의 의미
lemon ([|leman])
4. [C] (비격식 특히 美) (제대로 되지 않아) 쓸모없는 것, 불량품. - 네이버 사전
'불량품'이라는 의미의 레몬.
뭔가 부족해 보이는 듯한 '클론'이라는 존재.
소설 결말부의 해피엔딩과 상관없이
억지로 둘을 이어보려고 애를 써보았습니다.
<레몬>이라는, 원제와 전혀 다른 제목을 달게 된 까닭은 이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보신 독자분들은 가늠이 되실 것입니다. ' 레몬'은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상징물입니다. 레몬 이라는 단어에 숨은 '시시한 것', '불량품', '가짜' 따위의 여러 의미는 편집진들을 고민스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 p.431 작가의 말 중에서
레몬은 두 주인공을 이어주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매개체였습니다.
다른 의미를 억지로 부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리뷰를 위한 리뷰를 쓰고 있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4
오답일까?
솔직하게 한번 다가가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언뜻 봤던 기사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체외수정 관련 노벨상 수상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체외수정 기술을 개발,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로버트 에드워즈(85)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체외수정(IVF) 기술을 개발, 산부인과 의사 패트릭 스텝토 박사(1988년 작고)와 함께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불임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노벨상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그의 업적은 전 세계 커플의 10% 이상을 포함한 많은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불임 문제를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 wikipedia
책에서 던져주는
체외수정이나 핵이식같은
묵직한 윤리적 생각거리.
부끄럽게도
이러한 고민보다도 먼저
'윤리적 논란의 한 축이었던 사안이 지금은 노벨상의 영예를 안다니. 세상이 생각보다
많이, 빠르게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의 윤리적 사안에 대한 인식이 너무 무뎌진건 아닌가 걱정됩니다.ㅋㅋ
5
이의 제기
1. 의문
소설속에서 제기되는 인간복제.
각종 포유류들의 복제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긴 하던데.
인간복제. 과연 지금은 가능할까?
아니면 아직은 과학기술이 부족할까?
혹은 가능하지만 불가능한 것 처럼 숨기고 있는걸까?
2. 딴지걸기.
유전적으로 똑같은 두 사람.
허나 유전자가 같다고 외형까지 똑같을 수 있을까?
피부색, 얼굴 등 외형적인 면은 수많은 유전인자가 작용하며
거기에 환경의 영향도 많이 좌우 된다고 합니다. (다인자 유전이라는 개념이 어렴풋 떠오릅니다.)
완전히 같은 인물은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