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2살 위 오빠가 있는데
내가 초등 5학년 쯤까지 오빠보다 키가 컸고
그래서(?;;;) 욕을 많이 먹었다. 밥 잘 먹는다,
오빠는 안 먹는데 저는 먹는다, 뭐 등등. 등등.
그때도 이건 불의다.... 는 의식이 있었지만
아무리 호소해도 누구 한 사람 들어주는 사람이 없단 걸
일찌감치 알았으므로 (....) 침묵했다.
공부는 둘 다 잘했는데
내가 공부를 못했다면 얼마나 더 부당한 일들이 일어날까...
(저렇게 '워딩'하진 않았겠지만) 불안했던 날들도 많았다.
고등학교부터 20대의 끝무렵까지
그 사이 오빠는 대입에 성공했고 나는 실패했음에도
내내 미묘한 오빠의 견제가 있었다. 혹시 저 아이가 공부를 잘할까봐. 더 잘하면 어쩌나.
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저 아이에게, 공부가 진짜로 재밌는 거라면. 혹시 자기 정신에 놀라며
인식의 전사가 되더니 무려 유명한 작가라도 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다. : 이런 게, 이게 다는 아니긴 한데 있었다.
이런 일들을
조금 더 냉정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던 때부터
이게 우리집의 fucked up 사정인 건가 아니면 보통 흔히 일어나는 일인가
묻고, 알고 싶은 적이 많았다. 사람들이 가족사, 역학 이런 얘길 쉽게 아무렇지 않게 하지는 않는 편이기도 하고
한국엔 dysfunctional family를 탐구하는 드라마나, 뭐 기타 그게 우리 현실의 분명한 일부.. 임을 알게 하는 것들이 없다 보니 지금도 이 점에 대해서 '실감' 같은 건 없다. 어떤 기준으로든, 망가진 가족은 예상 외로 많을 것이다... 정도 모호하게만.
그렇긴 한데
17대 (인가, 현대통령 선출된 게) 대선의 결과엔
내 가족이 살았어야 했던 삶. 내 가족이 겪지 말았어야 했던 실패(비극).
이것들에 대해 분명히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그 점에서 역부족인 사람들이
그 지점에서 그들 선택을 하면서, 크게 기여한 거 아니냐....... 혼자 여러 번 생각했다.
내 생각이니 아마 틀리겠지. ;;;; 한 친구에게, 이 대선의 결과는 자기 가족의 fucked-up 역사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 이들이, 이것이 그 역사를 바로잡는 길이라며 했던 선택이 가져온 것.... 같은 얘길 했더니
뭐라고 이 미친 *아? : 같은 표정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