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unted: On Ghosts, Witches, Vampires, Zombies, and Other Monsters of the Natural and Supernatural Worlds (2016). 부제까지 하면 자꾸 길어지는 제목의 이 책. 올해 10월 예일 출판부 간. 저자인 레오 브로디(Leo Braudy)는 남가주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남가주 이 말 좋지 않나. 남양주는 좋지 않은데) 영문과 교수라고 한다. 18세기가 그의 주 연구 관심. 호러물에도 깊은 관심이 있다고. 


LARB 최근 업로드에서 그를 게스트로 저 책을 논의하던데 

호스트가 "당신의 이 책에 굉장한 인용문이 있다. 우리가 공포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이유 

아니 그것을 넘어서 우리가 예술을 필요로 하는 이유, 그게 무엇인가 이보다 더 명료히 내게 말해 준 문장은 

없었다. 에드워드 영의 말인데, "우리는 비참하며 동시에 무사하기를 원한다. We love to be at once miserable and unhurt"라는 문장이다. 에드워드 영, 사실 이 사람이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와 이 문장에 대해 말해주기 바람." : 이런 얘기를 했다. 


나도 몰랐던 사람 에드워드 영은 18세기의 영국 시인. Night-Thoughts 제목의 시집을 썼고 

그 시집의 화보를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렸다 한다. 한편 사상가, 미학자이기도 해서, "독창성 originality"에 

대해 쓰기도 했다고. 


어쨌든 그의 말, We love to be at once miserable and unhurt. 

호스트는 진정 이 말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고 그래서 그녀가 읽어주기 전 

나도 두둥.. 어떤 위대한 말이 나올까 기대햇으나, 기대에 많이 못 미친 허허실실. 

그런가 하면 새삼 "영어 어휘들에 대하여" 잠시 생각하게도 되었다. miserable and unhurt. 

영어 어휘들은 그 의미가 모호할 때 (의미의 공간이 넓을 때, 그 공간이 크게 확장될 수 있을 때) 

바로 그 덕분에, 정확한 의미를 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하는데, 저 두 단어도 그 예.  




bbc radio4에서 하는 In Our Time. 

영국의 인문학 전공 대학교수들은 다 한번씩은 여기 출연하지 않았을까. 

Entitled Opinions와 비교하면 출연자들의 개성을 막는 편이라 (문화의 "공식" 채널 같은 느낌) 

교과서적으로 진행되고 내용도 그럴 때가 많다. 그래도 감사하며 듣는다.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소크라테스의 이 말을 중심에 두고 얘기하는데 

끝으로 가서 게스트 중 한 사람이, 소설과 철학(소설의 철학)에 대해 제인 오스틴과 <오만과 편견>을 예로 든다. 

"오스틴은 뛰어난 철학자였어요"라자 그를 제외한 게스트 전부가 그게 아니라고, 그렇게까지 말할 수는 없겠다고 

와르르 이의를 표함. (그러게, 문학과 철학(문학의 철학) 이 방향으로 연구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오스틴 작품의 철학은 지금 어떻게 이해되고 있을까). 이의에 맞서 그가 하는 말이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도덕적 인식론의 실패에 관한 좋은 사례들을 제공합니다. 인간과 인격의 판단에서........." 


failure in moral epistemology. 도덕적 인식론. 도덕적 인식론의 실패. 

이 구절을 오늘의 구절로. 역사는 역사 철학이어야 하고, 문학 연구는 문학의 철학 연구여야 한다... 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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