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me a favor. Do yourselves a favor. 

Stop talking and look. You're not required to write a paper. You're not even required to like it. 

You ARE required to consider it. That's your only assignment today. When you're done, you may leave."


<모나리자 스마일>에 강력한 장면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장면. 미스 왓슨이 학생들 데리고 따끈한 신작 잭슨 폴록 그림 보러 감. 

'이걸로 페이퍼 쓰라고는 말아 주세요..' 포함 궁시렁대는 학생들에게, 미스 왓슨이 하는 위의 말. 

이 대사에서 consider는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고려하다.. 이런 말로는 부족하거나 오도한다. 

의미로는 "잘 생각하다" 정도인데 ("to think carefully about (something)"), "잘 생각해" 같은 말이 한국어에서 

쓰이는 좋지 않은 용례들이 있으니 (잘 생각해 = 모두 니 잘못으로 볼 수 있게 생각해. 이런 때 많지 않나?) 

"너희들이 할 일은, 이 그림에 대해 잘 생각해보는 것이 다다"라고 하면, 어쨌든 이것도 조금이라도 misleading 하지 않나. 


여기서도 

정신의 삶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한 어휘들이 한국어에서 

정신의 삶에 적대적인 용도로 쓰인다...... 그런 거 알아본다고 하면 오바인가.  


그런데 어쨌든, 대상이 무엇이든 그것을 consider 할 수 있음. 이것도 지성의 증거라고 생각하고 

이것 역시 한국에선 아주 드물다고도 생각한다. 지능이 지성이 되지 못함도 한국에서 살면 감당해야 하는 

곤경이라고 수업 토론에서 학생들과 얘기하기도 했는데, 정말 고도로 지능적인 사람들은 꽤 있지만 그래서 

지능의 역량(간파, 계산 등)은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지성에 속하는 무엇이면 가끔 예외적으로 접함. 그렇지 않나. 


하긴, 지능도 드물다 해도 (여혐은 지능의 문제... 같은 말들에서 보면) 소수의견 아닐 수도. 


네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게 나의 권리므로) 반대할 것이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이번엔 그래야 할 상황이니) 동의하는 체 하겠다. 

이런 상황들을 무수히 겪지 않나? 직장에서도 사생활에서도? 아닌가, 나만 그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