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자체의 속성은 아니지만 어쨌든 현재의 경향으론, 

어법에선 굳어 있고 의미에선 구속력이 없는, 어찌 봄 모순처럼 보일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어의 이런 면이, "정신의 삶"이란 걸 한국어에 담기 어렵게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실은 많다. 얼마 전부터 자주 생각하는 주제. 


Entitled Opinions에서 게스트가 대학원생이었던 에피도 하나 있는데, 스탠포드 물리학과 박사과정이었던 Kathryn Todd(여학생. 물리학 전공 여학생이면 그냥 바로, 리스펙트....)가 게스트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주제였던 에피. 오늘 아침 이거 들으면서 생각했다. 일단 이런 말들을 번역으로라도 한국어 안으로 끌고 와서, 해봐야하지 않을까. 






오프닝에서 이런 말을 한다: 

Everyone is entitled to his or her opinion. That's what das Man says. But is it true? 

Is everybody entitled to an opinion? That's a question we're not gonna resolve here today. All I know is that on this show everyone is entitled to my opinions and to the opinions of my guests. 


We're not miserly here. We're in fact exceedingly generous with our opinions. 

We're here to instruct and delight, and to talk about literature. 

So, is everybody in? Is everybody in? The symposium is about to begin.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누구나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까? 이건 오늘 우리가 해결할 질문은 아닙니다. 나는 다만, 모두가 나의 의견을 그리고 내 게스트들의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만 압니다. 


우린 전혀 인색하지 않아요. 아니 우린, 우리 의견을 아주 넘치게 퍼줍니다. 

우리의 목적은, 가르치며 또 기쁨을 주는 것이죠. 그리고 문학에 대해 얘기하는 거에요. 

그럼, 다들 들어왔나요? 모두 들어왔나요? 잠시 후 심포지엄을 시작하지요.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 이러면서 옮겨 보았다. ㅜㅜㅜㅜ 이것도 포함). 


어쨌든 이 오프닝과 그에 비교할만한 그 비슷한 내용의 한국어판을 상상하면서, 

영어의 경우엔 언어와 정신의 삶이 유연하게 동행해 왔지만, 한국어는 (영어와 비교한다면) 무슨 2인3각 경기같은? 거의 언제나 둘 사이에 강요(억지), 삐걱임이 있는. 그렇지 않나 했다. 사실 opinion 이런 기초 어휘들은 물론이고, to instruct and delight 같은 구절도, 영어로 쓰이면 그냥 바로 정신의 한 편이지만 한국어로 옮겨지면 그렇지 않지 않나? "가르치고 기쁨을 주려 해요." 이것과 정신 사이엔 어느 쪽에서든 좁혀야 할 거리가 있지 않나? 


정신의 삶이라는 게 겨우 존재하는 정도인 것과, 누구에게든 "책임"을 제대로 지우고 묻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은 실상 같은 일 아닌가? 


아아아.......;;; 횡설수설은 그만두고, 

한국판 Entitled Opinions가 있으면 좋겠다. 미국판이 그러듯이 게스트가 교수들 위주인 건 여기선 힘들 것같으니, 

호스트도 게스트도 대학생이거나, 아니면 호스트는 대학원생 게스트는 그게 누구든이거나. 미국판이 그러듯이 문학과 철학에 중점, 그러나 생명 윤리나 컴퓨터 공학이나 대학의 사명, 인문학의 사명 (다루어졌던 것들이다. 대학의 사명은 스탠포드 총장이었던 존 헤네시가 게스트, 인문학의 사명은 헤이든 화이트가 게스트)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정신의 삶을 위한 대화. 


최승자와 <이 시대의 사랑>에 대해,

부산의 매력에 대해, 

고양이의 매력에 대해, 

야구의 매력에 대해, 그런 대담을 듣고 싶고 

미국판처럼 긴 세월에 걸쳐 주제 목록이 작성되는 것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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