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진정 생산적일 때, 사고가 창조할 때, 그것은 언제나 반응이기도 하다. 능동적 계기의 핵심에 수동성이 있으며, 에고는 비-에고를 모델로 자신을 빚는다. 철학적 사고의 경험적 형식은 여전히 이와 비슷한 무엇과 닿아 있다. 생산적이려면, 사고는 언제나 사고의 대상(주제)로부터 결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사고의 수동성이다. 이같은 수동성의 능력이 없다면, 사고의 노력은 일어날 수 없다."


이건 아도르노의 "철학적 사고에 대한 노트 Notes on Philosophical Thinking"에서. 

사실 think (thinking, thought), 이 기본 중 기본 단어도 한국어 번역에선 의미가 미흡하거나 오도적이 되는 수많은 경우들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 사고, 사유. 이 세 단어 중 하나를 쓰게 되는 경우가 거의 전부일텐데, 위와 같은 대목에서 세 단어 전부 영어 번역에서 thinking, 과는 조금 다른 의미라고 생각하게 됨. 나만 그런 걸지도. ㅋㅋㅋ;;가 아니라 ㅜㅜ.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걸 피할 수 없다. "생각"의 경우엔 대상 조작, 혹은 대상 지배가 암시되는 일이 많지 않은지? 오늘 종일 널 생각했어. : 이런 문장에서 생각은 무슨 의미인가. 여하튼, 아도르노가 강조하는 "수동성을 핵심에 두는 능동성" 혹은 적극적 "반응" 이것이 "생각" 이 말에 담기는 일은 드문 것 같다. 이상하지만 (주체 이전인 이 곳에서), 주체의 과잉. "사고"는 ("사고력"으로 흔히 쓰이는 데서) 생각하는 능력의 수단화가 암시되는 일이 많지 않나? "사유"라면, 사고 on steroid? 뭔가 유장하고 방대해지는 사고? 진정, 각잡는? 















바슐라르의 문학 책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로트레아몽>, 

오늘 보면서 (하아 한숨) 진짜 이젠 이게 내 인생의 괴작이 되겠다..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좋아한 괴작이란 뜻에서가 아니라 내가 살면서 본 가장 괴성 높은 괴작. 같은 의미로. 그런데 아도르노가 위의 글에서 탐구하는 바의 철학적 사유, 다른 곳들에서 탐구하는 "철학적(정신적, 지적) 경험" 이 주제들에 대하여, 이보다 더 좋은 실례가 될 텍스트 찾기 어려울 것같기도 하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더 대담한 수동성. 드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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