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ton Bachelard, Revised and Updated: Philosopher of Science and Imagination (Hardcover)
Roch Charles Smith /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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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82년 Twayne Publishers라는 데서 Twayne's World Authors Series로 나왔던 이 책이 뉴욕주립대 출판부에서 올해 7월 개정판으로 재간 예정. riss.kr에서 검색해보면 82년판은 국내 도서관 중 전북대, 전남대 도서관만 소장하고 있다. 


얇지만 (뜻밖에) 강한 책이다. 지금 갖고 있긴 한데 사실 그렇게 애타게 구했던 책은 아니었다.  

큰 기대가 없었던 건 이 책이 인용되는 사례를 본 적이 없었던 데다, 저 "트웨인 세계 저자 시리즈"로 나왔던 (대학원 시절 대출에서 본) 어떤 책들이 별 깊은 인상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책 뒤의 주석, 서지를 제외하면 150페이지 정도 분량에서, 

바슐라르의 삶과 사상을 정리하는 책. 그의 과학철학도 두 챕터(2장 초기 인식론, 3장 새로운 과학 정신)에서 다루고 있고, 여기서 논의가 전혀 허술하지가 않다.  (*바슐라르 과학철학의 논의 수준을 내가 판단할 입장은 아니지만, 내용이 아니라 형식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해 보겠다. 문장이, 여일하게 허술하지 않다면, 탁월하다면, 그게 그 자체로 말해주는 바 있을 거라서. 그리고 나도 조금씩이지만 과학철학도 읽고 있는 중이기도 해서.) 


바슐라르 시학, 상상력의 현상학에 관한 논의들도 (여기엔 3장이 주어짐) 좋다. 기대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며 만족한 면도 있겠지. 무능하고 무성의한 책을 예상했다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책이 아무 반향없이 잊혀졌을까? 80년대의 (연구서 계에서) 저주받은 걸작! 뭐 이럴 정돈 아니더라도, 자기 주제에 정통하고 그것을 좋아했으며 그것에 대해 성실하고 좋은 글을 쓰면서 저자 자신 느낀 기쁨이 전해지는... 이런 책을 받아본 것임. 


저자인 로쉬 스미스는 41년생.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그린스보로에서 불문학 교수였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주캠퍼스는 채플힐. 그린스보로도 나쁜 학교는 아니겠지만 채플힐에 비하면. 아마 이게 만든 인상이기도 할 텐데 (그는, 정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실 없다고 봐도 될 어느 시골 대학에서 늙어가던 무명의 대학교수.... 같은), 울프가 칭송했던 "무명의 삶"을 산 소박한 학자 쯤으로 그를 상상하면서, 괜찮아요 당신이 좋은 일을 했고 좋은 삶을 살았다는 걸 아는 독자가 여기 있어요. 당신의 나라에서 머나먼 저 곳에서. 같은 심정이 되기도 했다. ㅋㅋㅋㅋ;; 저자를 향해 그렇게 느꼈던 (아직까진) 유일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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