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은 <이창> 생각하게 하는 집이다. 

창문 바로 앞은 길이고 길 따라 숲이라서 마주 보는 집들 안을 보게 되는 건 아닌데 

우리집은 꼭대기층이고 창문에 나와 있으면 길에서 오가는 동네 사람들 보게 된다. 숲 안엔 둘레길과 연결되는 오솔길이 있어서, 나무들 사이로 그 오솔길 걷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그들이 고개를 들어 위를 보지는 않기 때문에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들을 보고 있는....... 하튼 그런 배덕하게 <이창> 느낌. 


옆집엔 전업 주부같은 아저씨가 있는데 

굉장히 부지런하시다. 맛있는 것도 자주 대량, 박스로 사나르심. 

중형차 트렁크에서 비싸고 맛있어보이는 복숭아 (내가 사온 것과 대조되는), 싱싱하고 좋아 보이는 토마토 등을 박스로 꺼내서 나르시는 걸 볼 수 있다. 


말로만 아저씨가 아니라 실제로 내게 아저씨"뻘"인 것처럼 생각하다가 

.... 헉 아니다 내 막내동생 나이일 수도! 80년대 초반생일 수도! 81년생이면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 하나 아니냐. 

고 깨달았는데 그렇게 깨닫고보니 나보다 나이가 많을 가능성은 아마 거의 없는 분. 머리가 흰머리가 전혀 없으며 매일 반들반들하게 왁스(?) 무스(?) 발라서 딱 각나오게 정돈하는 분. 그냥 이것에서 뭔가 78년생 느낌. 


그는 바로 그의 집 앞만이 아니라 넓게 한 서너 집에 해당할 구간 길을 

매일은 아니어도 꼬박꼬박 나와 청소한다. 빗질을 꼼꼼히 해서 쓰레기를 모으고 모은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담고 짱짱하게 묶어서 세워둔다. 외부 수도가 있는데 그걸로 정기적으로 물청소도 한다. 


오늘 오후에 그가 숲속 오솔길을 반복 왕래하면서 전화하는 걸 보았. 

............... 그의 부지런한 청소 덕분에 깨끗한 길을 매일 오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포스팅을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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