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서 엔딩.
좋은 엔딩과 나쁜 엔딩.
엔딩에 대한 일반적 취향의 변천사.
이런 내용인데
2:40 지점에서 베토벤 5번 교향곡 (바렌보임 지휘) 엔딩을 보여준다.
교향곡 엔딩의 아이콘 같은 그 엔딩. 그 장엄하고 진지하고 자기 중요한 엔딩. 팡. 팡. 팡. 팡. 촤-잔.
4:34 지점에서
에릭 사티가 1913년 그의 피아노 곡에서 썼다는, 5번 교향곡 엔딩을 조롱하는 엔딩이 나오는데
.......... 웃깁니다. 이미 알고 있었더라도 웃길 거 같아요. 순간 빵 터짐. 정녕 제대로 조롱함.
클래식 음악 곳곳에 위트와 유머가 있지만 그걸 단번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그린버그 교수가
말한 적 있다. 왜 이 예를 쓰지 않았을까? 정말 단번에 알게 하는 예. 다른 유형의 위트와 유머는
어떤 것들이 있나 궁금해지기도 한다.
올해 타계한 막스 폰 시도우.
2012년 인터뷰. 잉마르 베리만과 어떻게 작업했는가, 그와 작업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면서 베리만을 칭송하고 그에게 감사하는 내용으로 말하다가
<제7의 봉인> 찍을 당시 그는 무신론자에 가까웠고
베리만은 아니었다는 애기를 한다. 그들은 수시로 죽음, 죽음 이후, 진리, 믿음 등을 주제로
오래 토론했다. 회의적인 시도우에게 베리만이 말했다. 죽음이 끝이 아니야. 내가 세상을 떠나면 알게 될 거야.
찰리 로즈는 "내 친구가 죽음이 끝이라는 걸 확신한 건, 친구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그토록 강한 성격이던 어머니가 이 세상에 다시 찾아올 길을
찾지 못했을 리 없다고 친구는 말했다" 이렇게 반응하고
시도우는 아주 진지하게
베리만이 자기를 찾아오고 베리만과 여전히 얘기한다고 말한다.
극히 사적인 거라서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상하지만, 이런 말들이 조금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관계가 어떤 관계였나 이보다 더 잘 말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배우로서의 나를 만든 감독. 감독으로서의 나를 만든 배우. 수시로 오래
각자에게 내밀하게 중요한 주제들을 토론한 사람들. 그렇다면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언제나 곁에 있고 실제로 대화가 진행 중이고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