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가 쓴 유명한 글. 사회학과 심리학. 

유명한데 인용은 별로 되지 않는다. 그의 글들 중에서 뭐가 특히 더 난해하다거나 뭐는 그래도 

덜 난해하다 같은 얘기는 할 수 없겠지만 (고르게 같은 수준으로 그의 언어다. 그 자신 말로는 "입말"이라는 강의록까지도) 어쨌든 이 글, 독자 편에서는 집요하다 느껴지게, 멈춤 없이 끈질기게 많은 양 에너지 요구하는 글이다. 문장들마다 인류 역사 전체의 축적이고 압축인 현재의 사회 현실, 이것이 그대로 다 들어가 앉아 있는 느낌. 이해가 안된다는 느낌이기보다 너무 무거워서 들 수가 없다는 느낌. 


로버트 훌롯-켄터가 

그의 인생을 바꾼 글로 이 글을 말하기도 했다. 

비교 문학을 공부하던 학부 시절, 1-2년 문을 걸어잠그고 불어와 독일어를 공부했고 

불어와 독일어 책들을 읽을 수 있게 되고 나서 신세계가 열렸고 아도르노의 "사회학과 심리학"이 안긴 충격이 있었고... 


바슐라르의 심리학 페이퍼 쓰면서 

바슐라르의 심리학을 옹호하는 (그의 심리학이 단호히 사회를 거부하는, 사회를 떠나는 1인의 심리학이라서. 반-사회적이고 반-역사적인 심리학이라서 옹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닌가? 옹호 안해도 되는가...) 논의를 줄 사람이 아도르노라서 이 유명하지만 참으로 읽기 힘든 글 읽고 있는데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합리성에는 언제나 무용한 희생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희생에서 해방되는 세계, 합리성을 옹호할 이유가 사라지는 세계에서 

합리성은 비합리성이 될 것이다." 


아도르노 옹호하는 독자들, 사랑하는 독자들 중에 

그들의 그 지지가 그의 저런 문장들에서 오는 경우가 아주 많을 것이다. 

흔히들 얘기하는 유토피아적 충동. 이런 것이기도 하겠고..... 

아무튼 너무 무거워서 쓰러질 지경이다가 이런 (제법 바로 이해되고 감동적인. 무려 감동적인) 문장을 만나면 

..... 그를 기억하며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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