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는 장수했다. 89세에 타계. 

담배와 술을 평생 즐겼음에도 장수했다. 


스트라빈스키 강좌 들으면서 

가장 굵게 밑줄 그은 게 저 사실인 거 같음. 

담배도 많이 피우고 술도 많이 마셨으며 그게 80대까지 지속되었던 습관임에도 

그럼에도 그는 죽기 전 짧게 앓았던 걸 제외하면 건강했고 89세까지 살았다. 그 자신은 

100세까지 살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평생 새로움의 시도에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70대에도 작곡가로서 성공적으로 자기 갱신했다. 70대의 그의 음악이 이전 그의 음악과 비교해 

조금도 딸리지 않음은 물론 더욱 새롭고 실험적이다. 이것도 굵게 밑줄 그었던 사실. 그가 그럴 수 있게 

도움을 준 두 인물이 있었다. 50대 중반 미국으로 온 그는 재혼을 하게 되는데 재혼한 그의 아내, 그리고 

그의 음악에 열광하며 그를 찾아왔던 줄리어드 음대 졸업생 로버트 크래프트. 그의 비서/조수이고 음악적 동료로 30여년을 함께 할 로버트 크래프트. 그의 생 후반에서, 그의 실험과 자기 재발명. 이건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의 생 후반에서 이들 세 사람은 어디든 동행했고 무엇에든 협력했다. 


어디에든 동행했고 무엇에든 협력했다. 

이런 구절도 참 의미심장하게 들리기도 한다.

예전이라면 (삼십대의 나라면) 별생각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게 사실 어떤 위업인가 아는 거 같다. 그 세 사람 모두에게. 




19-20세기에 위대한 음악가들 다수가 러시아 출신이다 보니 

러시아 음악사에 대해 교수가 하게 되는 얘기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음악사는 반드시 문화사, 사회사, 심지어 정치사이기도 해서 

다수 비음악인들이 인용되고 거론되기도 한다. 서구인들에게 러시아는 어떤 미스테리인가. 이게 그 자체로 

다수 문헌을 생산한 주제이기도 한데, 이 주제에 대해 거들었던 한 인물은 (영국의 문화사학자? 이름을 놓친 인물...) 

"러시아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러시아를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오직 여러 달라지는 수준의 무지가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안다는 건 불가능하고 오직 여러 수준의 무지가 있을 뿐. 

.................. 이것도 밑줄 그었던 대목. 


그런데 스트라빈스키 음악은 

과연 러시아의 무엇이 (러시아 출신들이 갖는 감수성의 무엇이) 이런 새로움이 되는 거냐고 

궁금해지게 만들지 않나 한다. 그의 음악 일부를 들려주고 나서 "너 이제 이 음악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되었다" "너 강의 후에 바로 나가서 음반 살 것임을 내가 알고 있다" 이런 말을 교수가 굉장히 웃기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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