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민-아도르노 서한집 영어판. 

갖고만 있다가 어제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이들, 놀라운 사람들임. 20대 청년들이 어찌나 진지하고 온전한지. 


아도르노의 <미학강의> (한국어판 제목이 <미학강의>, 영어판은 한 단어 Aesthetics) 

제 20강에, 루카치의 리얼리즘론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모더니즘 예술을 옹호하는 두어 페이지 분량 내용이 있다. 

강의여서, 녹취가 된다 해도 그게 나중 책이 되리라 예상하지는 않았을 텐데 아무튼 강의여서, 더 강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되는 대목도 있다. "나는 루카치의 <현대 리얼리즘의 의미>에 반대하는 글을 썼는데 그 책의 해석과 관련해서가 아니었다. 그러기엔, 달리 말해 생산적인 미학 논쟁을 촉발하기엔, 루카치의 논의 수준이 너무 낮다": 이런 문장 그렇지 않나? 아무리 루카치가 의지로, 그 자신의 지성을 억압하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선전을 담당했던 거라 해도, 아도르노의 이런 평가를 그의 귀로 들었거나 눈으로 읽었다면 


슬프고 (슬프거나) 분노했을 거 같다. 

애초 글로 발표된 논쟁("강요된 화해")에서는 

"수준이 너무 낮다" 같은 표현은 없었던 거 같다.  


아무튼 이 20강에 

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중요한 통찰들이 줄을 잇는다. 

"역시 최고다!" 어쩌고 포스트잇 노트를 연달아 붙였다.   




월초엔 어김없이 audible에서 

새로운 강의 구입하고 들어보게 되는데 

오늘 받은 강의(이건 "중세의 위대한 정신들")도 

1강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지금 내게 중요하게 해주는 말이 있었다. 


타인이 하는 한 마디 말이 

어떤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나. 이것 사실 놀랍지 않나. 

아니 정말로, "진리 탐구" 이걸 하는 사람들이 이 세계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이거 아니냐 했다. 

지금 당신은 진리를 말했습니다. 이렇게 타인에게 느낄 때 일어나는 그 미세한 변화. 그 변화 없이, 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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