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드로 전기로 사둔 것이 두 종류 있다. 

둘 중 더 얇고 더 대중적인 쪽이 이것. 


더 두껍고 더 전문적인 쪽은 이것. 책 이미지로 적당한 게 찾아지지 않아서 

제목 내지 이미지로다. 다트머스 대학 교수였던 아서 윌슨이 쓴 1957년의 전기. 지금까지 결정본이라는. 

P. N. 퍼뱅크의 저 얇고 대중적인 전기를 보면, 시작하면서 "아서 윌슨의 책과 

경쟁하겠다..... 같은 건 언감생심이고 (윌슨에게 영원한 영광을...)" 같은 대목이 있다. 





아서 윌슨의 전기는 

.... 그 분위기가 건강하고 유복한 은퇴자를 위한 책. 

감히 지금 내가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해서 P. N. 퍼뱅크의 책부터 

가까이 놓았는데 


20대에 만난 루소와 디드로의 얘기가 1장에 나온다. 

루소는 12년생. 디드로는 13년생. 둘 다를 알던 친구의 소개로 만남. 


둘의 만남을 말하고 바로 

둘의 절연으로 넘어가는데 

둘의 관계에 대해 루소가 남긴 기록 중엔 이런 게 있다고 한다. (<고백록>이 출전). 


"우리는 영원히 친구였을 수도 있다. 디드로가 내게 

철학자가 되라는 멍청한 조언을 하지 않았다면. 그의 그 조언은 

라이벌이 되어 달라는 조언이었다." 


디드로가 남긴 기록엔 이런 게 있다고 한다. (출전은 그가 쓴 어느 예술 비평). 

"인간은 가장 사소한 것에서도 자기가 우월하다는 증거를 갖고 싶어한다. 

장-자크 루소는 언제나 체스에서 나를 이겼다. 그럼에도 게임이 더 평등해지게 내게 말을 깔아주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지는 게 싫어?" 그가 물었다. "아니." 나는 말했다. "그게 아니라 게임이 네게 더 재미있기를 

원하는 거야." 그는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답했다. "그래도 싫어."" 




너무나 즉각 

루소와 디드로 두 사람 모두에게 

선입견 갖게 하는 회고들이다. 레오 담로시의 루소 전기도 집에 있은지 오래된 책이라 

이 전기도 일단 곁에 두긴 했다. 이 전기 읽으면, 루소는 어떤 인물이 되기 시작할까 궁금하긴 한데 

(아마 담로시의 전기가, 깊이 루소에게 공감하는 편의 전기일 것이다. 깊이 공감하는 전기 작가가 

깊이 훼손된 영혼의 전기 대상을 다룰 때, 어떤 일이 가능할까....) 체스를 재미있게 하기 보다는 

반드시 체스에서 이겨야만 했던 루소로 일단 계속 알고 있겠지. 


P. N. 퍼뱅크는 

디드로에게 깊이 공감 정도가 아니라 열광하고 

그를 사랑, 우상시하는 정도. 디드로, 그는 이토록 경악스럽게 현대적이고 경악스럽게 천재적이다. 이런 말을 

별로 망설이지 않고 막 한다. 그런데 과장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가 인용하는 디드로 문장들이 정말 


경악스럽게 현대적이고 천재적이다. 

................ 어쩌면 정말 하도 현대적이어서 

평범한 볼테르에 비해 디드로가 덜 유명한 걸수도! 

현대인인 우리 시대 인간들의 질투가 여기서 작동하는 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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