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케임브리지 판은
카우프만과 공역도 (한 권 이상인가) 했고
다수 니체 번역을 남긴 R. J. 홀링데일의 번역.
이게 영국식 고풍스러움인지도 모르겠고 홀링데일의 사적인 편벽에 불과한 걸 수도 있겠지만
문장이 과하게 길어지고 문법, 구문이 과하게 지금 문법(20세기 중반 이후)이 아닌 감이 있다.
이 책이 그렇게 힘들다 느껴진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gutenberg.org 번역 보다 생각함.
그래서 다른 번역 하나 주문했다. 펭귄판.
이 판은 <그리스 비극 시대의 철학> 번역한 여성 역자. 마리온 파버던가 이름이.
카우프만이 혹독하게 깎아내리던 역자. 이것도 이해 못하고 저것도 이해 못하고 이것도 부정확하게 옮기고
저것도 어수선하고.
그러나 나는 좋기만 했다.
독어와 비교해서 좋은 건 아닐 것이다. 독어와 비교하면 나쁠 거 같다고
알아봐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원문의 한 80%만 번역하는 느낌.
그런데 어떤 책들은 그런 번역을 요구하지 않나 생각함.
어떤 책들은 50% - 200% 다양한 수준, 층위의 번역 버전들이 공존하면 좋겠다 생각함.
힘이 딸릴 땐
살살, 그러나 동시에 빠른 번역으로.
힘이 넘칠 땐 원저보다 두꺼운 주석도 주섬주섬.
그래서 이 펭귄판 역시
약 80% 번역하는 느낌의 책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