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크레파스로 그리던 그림 연상시키는 

이런 이미지. 크레파스 냄새, 질감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러 인상, 기억과 감정이 동시 소환되는 이상하게 신비로운 이미지. 


이것과 제목이 같고 (The Home Front)

역시 2차 대전이 주제인 audible 제작 타이틀이 있다. 9월의 무료 타이틀. 


2차 대전 동안 미국 내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여러 아카이브에서 방대하게 오디오 자료를 가져다 제작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연설 클립도 많고 당시 라디오 방송, 일반 미국인들이 남긴 녹음 기록

(당시 녹음 기록은,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만들기 쉽지 않고 고비용이었다는데) 등이 많이 인용된다.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내 일본인들이 겪은 일을 주제로 한 긴 챕터가 하나 있다. 

굉장히 꼼꼼히, 왜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나 기록한다. 


특히 일본인들 수용소 강제 감금. 

이게 루즈벨트나 미국에게나 "흑역사"임을 분명히 하고 

그 때 이 나라가 그렇게,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 범죄적 인종 차별을 자행했다 (아니 그냥 범죄였다)... 

식이긴 한데 


어찌나 천연스럽게, 어찌나 아무 거리낌없이, 어찌나 태연하게  

(조잘조잘조잘조잘. 마틴 쉰, 이 걸죽한 노인이 나레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이렇다)

하나씩 하나씩 이 흑역사의 장면들을 세밀하게 검토하는지. 


어쩌면 비슷한 전례들이 이미 많이 있나도 모르겠지만 

들던 생각은, 이들은 진짜 끝없이 실험하는구나..... 어디든 기회가 된다면 이들은 일단 한 번 혁신을 시도한다. 

흑역사의 극-명랑한 재구성. 이게 가능한가 해보았구나. 


극히 명랑한데 저급하거나 반성이 없는 게 아닌 명랑함. 

아무튼 그렇다. 감상주의 없이, 자기 방어도 없이. 담담히 오래 자기 과거를 웃으며 보기. 


그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 과거사들이 적지 않겠지만 

..... 일단 한 번 그 실험이 성공하고 난다면, 그게 열어주는 길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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