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5 - 듄의 이단자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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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레토 님! 뭘 하시는 겁니까?
P403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던컨의 각성. 자신이 누구인지 이제야 기억해낸 아이다호는 마일즈 테그를 보고 '레토 님'이라고 불렀다. 아트레이데스의 피를 이어받은 테그가 특히 던컨의 곁에 있었던 것은 그의 각성 때문이었나. 레이디 제시카의 외모를 떠올리게 하는 루실라. 루실라가 테그에게 끌리는 것은 우연인가, 운명인가. 던컨의 각성을 기점으로 마침내 이야기에 속도가 붙는 듯 하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던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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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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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건데, 사람은 왜 익명의 뒤에 숨는 순간 그렇게나 추악해지는 걸까. 비열한 인간이 떠올릴 수 있는 온갖 욕지거리를 쏟아내며 괴롭히지.
p91

그 이유는 비겁하기 때문 아닐까. 드러내놓고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익명의 뒤에 숨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이렇게 부끄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요. 우리 아이들이, 우리 가족이 우리들을 부끄러워 하게 만들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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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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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사진 보고 정말 놀랐다. 일본과 강제 병합된 직후, 황족과 친일파들이 아닌 사람들도 적잖이 음사금을 받았다고 한다. 아니 그런데 저렇게 다소곳이 줄서서 받는 유생들이라니. #|>|$~$}£}££}£}’

무릇 선비는 대쪽같이 곧은 것 아니었나. 그것이 자신들의 특별함 아니었나. 저리 순식간에 태도를 바꿔 은사금을 받을 정도라면 그때까지 천민과 자신들을 구분해온 기준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자존심도 없는 유생들. 어디 놀랄 일이 이것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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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5 - 듄의 이단자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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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커다란 유대를 맺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에게 라키스에 있는 우리 성의 호의와 그곳에 있는 우리 지휘관의 도움을 제공하겠습니다.
p 310

베네 게세리트와 틀레이랙스의 위험해보이는 동맹. 양측 모두 명예의 어머니를 적으로 간주하는 듯 하다. 심지어 베네 게세리트는 그들을 '매춘부'라고 부르는데, 루실라 같은 각인사를 만들어낸 것은 명예의 어머니들을 경계하기 위함일까. 속내를 감추고 진행되는 동맹. 긴장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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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아밀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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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로드킬>을 읽으면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가 떠올랐다. '1급 보호대상 소수인종'으로 분류되어 보호받고, 교육받고, 생태계에 내보내기 전에 적응 훈련을 거쳐야 하는 인종. 그들의 이름은 '인간 여자'였다. 보호소의 소녀들은 [나를 보내지 마]의 학교에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을 연상시켰으며, 그 곳에서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다른 점을 꼽으라면 이들은 진짜 여자라는 것, 진화하면 월경과 임신과 출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분명 더 나은 삶을 위해(누가 그리 정했을까) 관리되고 있는 생활일텐데, 그들은 탈출을 꿈꾼다. 세상에 나가면 죽을 수도 있었다. 로드킬 당한 동물들처럼. 그럼에도 길을 나선다. 그 길을 건너면, 어쩌면 죽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어쩐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라비>로 이어졌다. 주술사의 하나뿐인 손녀로 태어나,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삶을 살게 된 라비. 예전 같았으면 명예로웠을 주술사의 삶은 그러나 이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된다. 그런 라비를 '탐구'하기 위해 학자들이 왔다. 그리고 라비는 그들을 통해 달라질 수도 있는 자신의 삶의 한켠을 엿본다. 라비 또한 <로드킬>의 소녀들처럼 지금 삶에서 탈출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하지만 라비의 인생은 <로드킬>처럼 환상적이지 못하다.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여자들이 으레 맞이했을 그런 현실, 그런 비극. 

 

<로드킬>을 비롯해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로드킬]에서는 <오세요, 알프스 대공원으로>를 제외하고 모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때로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오싹한 스릴러 스타일로, 그리고 비극적인 설화의 형식을 빌려 전해지는 여성들의 이야기에서는 하나같이 '행복'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들을 억누르는 것은 환경, 상황, 남편, 자신을 폭행하고 죽음의 위기로 몰았던 누군가, 그리고 전통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다. 여성들의 목표는 결과론적인 '행복'이 아니라 어떻게든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 그들의 시도는 성공하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떠나 몸부림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서글퍼졌다.


무사가 한 모든 말과 행동은 아내를 곁에 두기 위해서일 뿐이다. 재산도 잃고 아들도 잃었는데 아내마저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p 281

 

모든 것은 작품 속 여성들 외, 타인의 이기심 때문이다. 누구도 그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지 않는다. 심지어 여성들의 미래를 자신들이 결정하기까지 한다. 성공과 실패도, 기쁨과 슬픔도 타인이 결정해줄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결말이 아니므로. 해피엔딩이라면 좋겠지만, 타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해피엔딩이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그저 닫힌 문을 열고 나갈 수 있게 가만 놓아달라. 그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어느새 작품 속 여성들은 우리가 되고, 우리가 그녀들이 된다.

 

이 작품집이 품고 있는 씨앗이 흥미롭다. 라비가 꽃과 열매를 맺었듯이, 아밀이라는 작가가 어떤 과정을 밟아나가 자신만의 무언가를 터뜨릴지 궁금해졌다. 펜이라는 칼로 무엇을 베고, 펜이라는 도구로 어떤 문을 열어나갈지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출판사 <비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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