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관 1~3 세트 - 전3권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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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마리우스와 술라의 목숨을 건 투쟁! 풀잎관의 주인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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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애슐리 오드레인 지음, 박현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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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내내 슬펐다. 자꾸만 먹먹해지고 분노가 치솟고 울음이 목 언저리까지 차올라서 읽어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심리스릴러'일텐데, 나에게 이 작품은 스릴러가 아닌 한 여성의 피를 토하는 듯한 고백으로 다가왔다. 몸 안에 바이올렛의 존재를 느낀 순간부터 강요되는 모성. 자신의 집안 여성들에게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던 블라이스가 스스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주변에서 '좋은 엄마'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던 것은 나뿐일까.

 

세상 모든 엄마는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한다.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임해 죽음으로 몰아간 엄마들조차 처음 시작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외에 또 다른 존재가 내 안에서 함께 숨쉬고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고, 그 시간들은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살아있는 아기를, 내가 낳았다고 하는 아기를 직접 눈으로 보기 시작한 순간. 아기를 보자마자 완벽히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아닌 경우도 분명히 있다. 처음에는 아기를 그저 한 생명으로만, 내가 책임져야 하는 존재로만 인식하게 되는 사람.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는지, 내가 과연 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맞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모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내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한다.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은 정말 백 번이라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마주한 아기는 나와 다른 '타인'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저 무서웠다.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 시간들이, 이 아이로 겪게 될 모든 일들이. 내가 좋은 엄마가 될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 안에는 수많은 결핍이 있었고, 나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을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아기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기의 웃음과 존재만으로 위로받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자신이 낳은 아기여도,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는 것이다.

 

 


우리도 잘 대처하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당신은 가봐. 혼자. 당시은 다시 노력해봐야지.


p239

 

 

왜 가족이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블라이스 혼자 해야 하는가!! 나에게 내내 멍청이처럼 취급당하던 폭스는 이 한마디로 나의 분노를 정점에 이르게 했고, 블라이스처럼 나 역시 절망했다. 폭스는 블라이스를 믿지 않았다. 그녀에게 '특별한' 내력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으면서도, 블라이스가 '엄마'의 자리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딸이 너무 예뻤을까. 엄마인 블라이스가 바이올렛을 거북해한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딸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의심한 것일까. 블라이스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도 어째서 그녀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했다면 어쩌면 둘 사이는, 이 가족은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제 모성은 '본능' 이 아니라 주변 사람, 환경과 함께 서서히 만들어져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 중 한 쪽은 자신의 일을 내려놓고 한 생명을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단순히 '본능'만 가지고 이 일을 해내기란 누구라도 힘들다. 육아란 아이들에 앞서 자신을 내세워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아닌 다른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시간. 그 시간은 물론 가치있고 보람된 것이지만 때로 그 시간 위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은 많다. 한때 내가 그랬듯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바이올렛을 바라보는 블라이스의 시선도 의심스럽다. 자신의 집안 여자들은 '다르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딸조차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올렛이 '딸'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비극. 바이올렛은 정말 '다른 아이'였을까. 어쩌면 그저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를, 블라이스는 '다른 아이'로 낙인 찍고 잔인한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엄마가 자신을 동생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아이는 분명 느꼈을 것이다. 여기에 '심리스릴러'로서의 포인트가 있다.

 

자신을 '군인'이라 표현하는 블라이스를 바라보며 슬펐다. 잠은 좀 잤냐는 질문을 하는 폭스는 너무나 멀게 느껴졌고, '나는 잘 수 없어'라고 대답하는 블라이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사고란. 내 아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란. 그 누구보다 괴로웠을 블라이스가 내 친구였다면 손이라도 잡아줬을텐데.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서 빨리 읽어버리고도, 더 이상 읽고 싶지 않기도 했다. 소설이라고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굉장히 농밀한 현실이 여기 담겨 있다. 여성이 여성이 아니라 엄마가 되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여성들이 상처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깊은 이해와 사랑이 필요한 현실이.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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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비극 - 노리즈키 린타로 장편소설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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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완전하게 배신한다니, 꺅! 배신당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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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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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들어 있는 '착한'이라는 단어에 대해 곱씹어본다. 어떤 의미의 '착한'인가. 역사적으로 판명된(?) 착한 사람들이 등장하나, 아니면 선한 의도로 제작된 미술 작품들만 등장하나. 그 '착한'의 의미는 프롤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술사의 소수, 즉 마이너리티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마음'.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정신적 근간은 신화였고 수많은 미술 관련 서적에서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신화보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반에 소개된 고대 그리스의 묘비부터 저자의 기획 의도를 짐작하게 해준다. 함께 언급된 파르테논 신전이 신을 위한 것이라면 묘비는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헤게스의 묘비>는 더불어 인간 세상, 아테네에서조차 소외되었던 여성이 그려져 있고, 시민으로서 '남성'이 갖춰야 할 조건인 어머니의 출신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저자의 말처럼 온전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이름을 남긴 여성. 그 서글픔을 저절로 느낄 수 있는 묘비다.

 

 

로마의 초상화로 소개된 <파이윰 초상화>도 인상적이다. 사후 세계를 중요시했던 이집트. 현세보다는 영혼인 ka를 신성시했고 죽은 후에도 ka가 영원히 살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미라를 만들었다. 이 미라와 함께 발견된 초상화. 주로 파이윰 분지에서 많이 발견되어 '파이윰 미라 초상화'를 남긴 이들은 아이, 여인, 노인 등 그 대상이 다양하다. '고대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가 아닌, 비록 상류층일지라도 일반 시민의 초상화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차별점이 존재한다.

 

 

'주연이 아닌 조연'을 내세운 책의 기획 의도에 걸맞게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15세기 플랑드르 출신의 화가 랭부르 형제가 그린 <베리 공작의 호화로운 기도서>는 비록 베리 공작의 부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일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노동하는 농민들까지 행복하게 그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화려한 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장식된 이 필사본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유디트에 자신을 빗대어 표현한 애정하는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물론, 사회적 편견에 지지 않고 비극적인 삶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여기에 <동양에 대한 무지한 찬양>을 꼬집는 이야기까지 곁들여져 한층 풍부한 서사를 자랑한다. <검은 비너스>처럼 충격적인 이야기도 등장한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알려진 사르키 바트만은 남아프리카 케이프 동부 감투스 강가의 코이산 부족이었으나 10대 후반의 결혼식날 백인 정찰대에 납치되어 케이프다운으로 끌려간다. 그녀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한 사람들에게 끌려 영국으로 가게 된 그녀는, 호텐토트의 여자들은 엉덩이가 거대하고 생식기가 독특하다는 괴소문의 영향으로 동물들같은 전시물이 되어버린다. 사후 그녀의 시신조차 해부용으로 사용하였는데, 연구라는 명목으로 시신이 해부당하고 신기한 부분들은 박제까지 당했다니, 기가 차고 코가 막힐 일이다.

 

 

눈에 익은 그림들도 몇 점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보는 그림들, 다른 시각에서 접하게 된 그림들이 훨씬 많았다. 미술사의 거대 흐름을 짚어주면서도 그 시대를 구성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이야기. 그래서인지 더 친근하고 그 여운과 감동 또한 진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외출조차 녹록치 않은 상황. 미술관 관람에 목말라있던 독자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해줄 것이다. 책이 궁금하다면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기를!!

 

**youtube 링크

박광범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좀 더 열린 눈으로 바라보는 법

 

** 자기개발서평단을 통해 <타인의 사유>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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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당 15일씩, 약 100여 일 간의 <사무사책방> 시리즈 읽기가 끝났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한 권도 아니고 일곱 권이나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무척 염려스러웠는데, 어찌어찌 완독하고나니 뿌듯함이 앞선다. 인문, 서간문, 에세이 등 평소 접하지 않는 분야라 중간에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이겠지만 한줄한줄 정성들여 읽은 뜻깊은 시간들.

 

 

그 중 나의 보물이라 한다면 도정일 작가님의 책들을 꼽겠다. [만인의 인문학], [보이지 않는 가위손],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는 두고두고 읽어야 할 인문학계의 명작이라 칭하고 싶다. 세 권 모두 읽기가 벅차다면 [만인의 인문학]과 [보이지 않는 가위손] 두 권이라도, 이 두 권도 힘들다면 [보이지 않는 가위손]이라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막, 평범한 우리같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알아챌 수조차 없는 무서운 사실이 여기 담겨 있다.

 


 

읽다보면 도정일 작가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에 대해 '이런 걸 알아서 뭐해? 뚜렷한 해결책도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하지만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것과 모르고 살아가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이란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으니까. 어른들이 답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찾아줄 것이고, 그 아이들이 찾지 못한다면 그 다음 아이들이 노력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싶다.

 

 

일곱 권의 도서가 촤르륵 세워져 있는 것을 보니 뭔가 든든하다. 리딩투데이 <리투리포터즈 1기>로 만나본 양질의 도서들. 언제 또 이런 책들을 시간들여 읽어보겠나 싶어 도전했던 과거의 나, 쓰담쓰담!! 더불어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준 리딩투데이와 긴 시간 함께 읽은 지인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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