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의 싸움 -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위로의 심리학
앨버트 엘리스 지음, 정경주 옮김 / 북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저는 잡생각이 많은 사람이랍니다. 일어날 가능성이 어쩌면 10%도 되지 않을 상황을 설정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형태로요. 그 중에는 좋은 공상들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좋지 않은 생각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그럴 땐 이렇게 하면 될까? 저렇게 하면 될까?' 를 생각하면서 저를 마구 괴롭히는 거지요. 그것은 좋게 말하면 위험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나쁜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는 '그래, 그럴 줄 알았어'라며 납득하게 되어버리는 근거가 될 때도 있어요.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순순히 포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거지요.  

저란 사람은, 강해지려고 발버둥을 치는, 약한 사람이에요. 겁도 많고요. 스스로에게 '난 강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몇 번은 고민해야 하고 온갖 경우의 수를 생각한 후에야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생각과 말이 좀 느린 편이랍니다. 경험으로 그런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무작정 어떤 일을 밀고 나가기에는 불안하다고 할까요. 그렇습니다. 불안이에요. 실패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의 비난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불안, 상처에 대한 불안, 내 삶이 불행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요. 아마 여러분도 이런 불안을 적어도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고보면, 우리는 늘 불안을 안고 살아왔던 걸까요. 

[불안과의 싸움]은 '불안' 중에서도 '부정적인 불안', 즉 우리 삶을 결코 경쾌하고 밝게 이끌어가지 못할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살면서 어느 정도의 불안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불안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성공으로 이끌며, 도덕적 가치관을 견고하게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고, 우리 삶을 어둡게만 바라보게 하며, 폐쇄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는 불안은 우리가 잘 다스려야 할 숙제일 거에요. 

이 책의 저자 앨버트 엘리스는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합리적 정서-행동 치료 REBT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역경과 결과 사이에는 우울과 불안에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생각이나 신념이 있기 때문인데 어떤 신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지요. 역경에 관한 신념, 즉 역경을 만났을 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부정적 신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해로운 부정적 정서를 갖게 되고, 또 거기에 깊이 빠져들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무척 힘이 들겠죠. 저자는 이 REBT를 주축으로 불안을 이겨내는 충고를 계속합니다. 그가 치료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실례가 같이 실려있으니 이해하는 데 아마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저는 교육학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어서 조금 더 쉽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답니다.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제 마음이 아주 불안한 시기였어요. 제가 실수를 했거든요. 저는 그다지 큰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주위 사람들의 격한(?) 반응에 깜짝 놀랐고, 급기야는 살짝 우울해져서 내가 무사히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이르렀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책 내용이 쏙쏙 들어오더라구요~물론 책을 읽고 실행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어느 때는 그저 이런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들여다 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답니다. 제 일이 일인지라 '그 행위를 한 사람을 그대로 판단하지 말고, 그 행위만을 판단하라'라는 말은 조금 생각해 볼만 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불안'이란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 몸의 주인은 나, 이 감정의 주인은 나. 그런 생각으로 불안을 다스리며 힘차게 살아갈 수는 있을 거에요. 우리 모두 '불안과의 싸움'에서 승자가 되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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