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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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명랑+성장+음악+가슴 뭉클의 조화로움]

 

'집에 무사히 돌아가는 것까지'가 임무인 에이전트 하루토. 작전을 수행하고 복귀하던 중 괴롭힘을 당하는 '나'를 만나 구해준 뒤 함께 일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연인에게 '엔진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이별을 통보받은 마쓰시마라는 남자가 등장해요. 이사카 고타로의 [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은 이 두 팀이라고 해야 할지 두 세계라고 해야 할지 모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무려 7년 동안 번갈아가며 전개됩니다. '이나와시로 호수의 기지에 침입하여 트러블에 말려드는 스파이'와 '갓 취업한 신입사원'의 앙상블이에요. '음악 속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문구 때문에 온전히 음악과 관련된 작품인 줄로만 알아서 대체 제목의 의미가 뭔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작품을 다 읽은 지금에서야 '아 그렇군!'이라며 무릎을 치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소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입이 근질근질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저는 이들의 세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알아채는 재미가 컸기 때문에 다른 독자분들을 위해서도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삼가도록 할게요! '설마?'가 '역시'가 되는 순간의 기쁨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역시 작가라는 직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달았거든요.

 

어찌됐든 음악과 관련된 소설은 맞습니다. 상황과 어울리는 노래 가사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평소 이사카 고타로가 존경한다고 하는 더 피즈와 TOMOVSKY이라는 인디 뮤지션의 곡이 작품 중간중간에 흘러나와요(?). 물론 마음 속에요. 어쩌면 이사카 고타로가 그들의 노래를 위해 이 작품을 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딱 맞아떨어지는 가사들이라, 대체 어떤 뮤지션인가 싶어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유투브로도 찾아 들을 수 있는 듯하니 틀어놓고 소설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엔진이 없던' 마쓰시마가 자신만의 엔진을 장착하게 되어가는 가운데, 저는 '굽신굽신 가도쿠라'라고 불리는 인물에게 꽤 매력을 느꼈습니다. 마쓰시마의 상사로서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릎 꿇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회사 내에서는 조금 비웃음을 당하는 캐릭터예요. 저도 처음에는 그를 무시하는 시각으로 읽었는데, 그와 얽힌 에피소드를 읽고 역시 사람을 쉽게 평가해서는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쓰시마의 상황과 어울리게, 에이전트 하야토가 '나'에게 건네는 말도 무척 멋있었어요.

 

자존심? 그런 거 어디에 쓴다고.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는 건 중요하지만, 사과한다고 깨지는 자존심은 대단한 게 아니야. 체면이 어떻다는 둥 면목이 없다는 둥 말하는 녀석은 자신이 없는 거야. 정말로 자기 자신을 믿고 있다면 주위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지.

p 63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세상을 바라보는 성숙하고 날카로운 시각은 물론 재미까지 빠지지 않는 작품이라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코믹, 명랑, 성장, 음악, 가슴 뭉클 소설을 원하신다면 이 작품을 읽으십셔!!

 

**출판사 <내친구의서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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