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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 - 운명에 맞선 그리스 영웅 ㅣ 아르볼 N클래식
빔바 란트만 지음, 이현경 옮김, 호메로스 원작 / 아르볼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트로이 전쟁에 참여해 지략을 발휘했던 오디세우스. 그의 이야기를 수십 번은 들은 것 같은데 온전한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읽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책이 무척 얇았거든요. 원래 오디세이아가 이렇게 얇은 책이었나, 그에 대한 서사시가 이리 내용이 없었던가-하며 한 번 책을 휘리릭 넘겨본 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독특하게도 그림책 형식으로 된 [오디세우스]였어요! 인터넷서점에 이 책이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어 조금 의아했는데,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다면야 청소년을 비롯한 누구든 [오디세우스]를 쉽게 접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자, 그의 이야기를 한 번 따라가볼까요. 10년 동안 계속된 트로이와 그리스의 전쟁. 그리스의 영웅이란 영웅은 모두 이 전투에 참가했죠. 금빛의 빛나는 아킬레우스도요. 아킬레우스를 생각하면 여전히 매들린 밀러의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생각나 마음이 아리지만, 여기서는 오디세우스에게 집중해 보겠습니다. 계속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묘책을 생각해낸 오디세우스. 바로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트로이는 무너졌고 도시 전체는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전쟁은 끝이 났고 영웅들은 집으로 갈 준비를 서두릅니다. 트로이의 어마어마한 보물을 실은 오디세우스의 배도 마찬가지였어요.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한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그리며 자신의 왕국 이타카로 가는 뱃길을 찾는 오디세우스. 그러나 제우스의 분노를 산 오디세우스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몇 날 며칠 바다를 떠올던 오디세우스의 배는 달콤한 로토스 열매를 먹는 부족이 사는 섬에 당도합니다. 로토파이고족이 친절하게 마련한 음식을 먹은 일행은 천천히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하며 기억을 잃어가요. 오디세우스는 쓰러진 부하들을 발견하고는 있는 힘을 다해 밧줄로 배에 묶어서 전속력으로 배를 몰아 섬을 떠납니다. 새벽의 여신이 빛을 비추고 야생 염소를 사냥할 수 있는 섬에서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를 만났다가 도망치는데, 이 과정에서 거인을 조롱하는 바람에 그 아버지인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고 말아요. 그래서 집으로 가는 길이 또 한 번 멀어지죠.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의 도시를 거치고 거인 안티파테스가 사는 곳을 지나 여신 키르케의 섬에 도착합니다. 그녀의 섬에서 1년 동안 머물던 오디세우스는 저승 세계에서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 트리나키에 섬에서 절대 태양신의 신성한 소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듣습니다. 세이렌, 스킬라, 트리나키에 섬에서의 험난한 여정. 여신 칼립소에게 7년 동안이 붙잡혀 있던 오디세우스는 신들의 도움으로 이타카에 도착하고, 무려 20년 동안이나 다른 구혼자들을 물리치고 한결같이 자신을 기다려준 페넬로페와 재회합니다. 아들 텔레마코스도 함께요! 
이 책은 원작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충실히 담되 더 쉽고 짧은 글로 표현했습니다. 어째서인지 저에게는 노련한 지략가, 왠지 얄미운 사람이었던 오디세우스의 인간으로서의 한계, 때로는 자기 꾀에 넘어가 위험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모습도 그려져 있어요. 그의 고된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해 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연 환상적인 그림입니다. 빔바 란트만의 그림으로 인해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한층 풍성해지고 매력이 가미된 느낌이에요. 그림책이고 분량도 길지 않아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것과는 달리, 이 아름다운 그림에 빠져 찬찬히 들여다보느라 오히려 일반 소설책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책이에요!
<아르볼 N클래식> 시리즈 중에서는 [슬리피 할로우], [프랑켄슈타인] 과 이 [오디세우스] 세 권을 만나봤는데, 읽을수록 소장욕심이 나는 시리즈입니다. 찾아보니 [오디세우스]를 포함해서 벌써 열아홉 권이 출간되었네요! 한권 한권 읽으면서 특별한 고전 문학의 세계로 빠져봐야겠습니다.
** <지학사아르볼>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