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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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엘러리 퀸 콜렉션의 네 번째 책은 [그리스 관 미스터리] . 앞서 읽은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에서 '지금까지 읽은 엘러리 퀸의 작품들 중(그래봐야 세 권이지만) 가장 머리가 빙빙 돌고 범인의 가닥이 잘 잡히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어떤 비밀이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등장인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라고 기록했었다. 그런데 이 부분을 급!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스 관 미스터리] 는 지금까지 읽은 네 권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몇 번이나 머리카락을 쥐어뜯게 만들고, 눈을 핑핑 돌게 만든 사건이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엘러리마저 단 한 번에 추리에 성공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었던 사건!

 

저명한 미술품 거래상이자 감정가이며 수집가, 칼키스 갤러리의 설립자이며 뉴욕의 오래된 칼키스 가문 마지막 후계자인 게오르그 칼키스가 토요일 오전 자택 서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워낙에 유명한 인사였기에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사인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에 장례식은 예정대로 거행된다. 그런데 그의 금고에 들어있어야 할 새로 쓰인 유언장이 사라지고, 엘러리는 유언장은 칼키스의 관 안에 있을 것이라며 무덤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의 말에 따라 다시 파헤쳐진 관. 그런데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던 유언장은 온데간데 없이, 한 구의 시신이 칼키스의 시신 위에 엎어진 채 발견된다. 시신의 정체는 미술품 도난범인 앨버트 그림쇼. 익명의 쪽지에 의해 앨버트 그림쇼와 칼키스 갤러리의 지배인이자 칼키스의 매부인 길버트 슬론이 형제관계인 것으로 밝혀지며, 길버트 슬론의 혐의가 짙어지는 듯 하지만, 그 역시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한 번의 실수로 체면을 구긴 엘러리는 입을 꾹 다문 채,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굽이진 길을 돌아 마침내 그의 실력이 빛을 발한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늘 작가에게 뒤통수를 맞을 각오를 하고 책을 읽는 편이지만, [그리스 관 미스터리]를 읽으면서는 처음부터 범인을 맞추겠다는 의지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렸다. 비루한 머리로 사건의 전개를 따라가는 데만도 헉헉댔는데, 여기에는 엘러리가 범인을 위해 놓은 덫도 한몫 했다고 할까. 처음에는 A가 범인이라고 해놓고, A가 범인이 아니란다. 범인은 B였는데, 우와, 늘 그랬던 것처럼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인물이 범인! 그런데 이 범인이 무척 똘똘한 편이고 엘러리를 한 번 골탕먹였기 때문에 엘러리 또한 그를 가지고 놀아봤다고 진술하는데, 단순한 나로서는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할 사건 처리였다. 그저 나는 이 사람이 범인인가, 저 사람이 수상한데!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뿐. 한편으로는 범인에게 아주 약간, 아주 쬐끔 안됐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함정을 파놓으면 누가 나타나서 그거 아니라 하고, 또 뭔가를 조작해놓으면 또 누가 나타나 그거 아니라고 진술하니 진땀이 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다 끝났다!라고 생각했을 때 따란, 나타난 엘러리라니. 엘러리가 정말 밉기도 했을 것이나 결말은 결국 인과응보라고 할까.

 

권수가 더해갈수록 사건의 난이도도 올라가는 느낌이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읽었을 때도 범인은 전혀 유추하지 못했지만, [그리스 관 미스터리]에 비하면 로마 모자는 뭐, 그냥 모자 쓰는 기분. 게다가 이번 편은 '차례'에서도 깜짝 놀라고 말았는데, 각 챕터의 영어 제목의 앞글자를 죽 연결하면 'THE GREEK COFFIN MYSTERY BY ELLERY QUEEN' 이 완성되는 것이다! 우와! 소리가 절로, 여러 번 나온 이번 작품. 머리가 다소 복잡하기는 했지만 엘러리의 추리와 논리 그물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난 기분이다.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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