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제중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엘러리 퀸 콜렉션의 두 번째 책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그의 명성에 대해서는 앞서 읽은 [로마 모자 미스터리] 리뷰에서 일장연설을 늘어놓았으니 이번에는 생략. 궁금하신 분은 [로마 모자 미스터리] 의 리뷰를 읽어봐주십셔! 우야둥둥 이 엘러리 퀸 시리즈에는 중간합류인지라 앞서 달리고 계신 분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부지런히 읽고 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무척 재미납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머리에 와서 콕콕 박히는 기분이랄까.

 

이번 사건은 뉴욕 중심가에 위치한 프렌치 백화점에서 벌어진다. 사장 사이러스 프렌치와 임원들이 중요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백화점 위층에 자리한 프렌치의 개인 아파트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그 때. 19XX 5월 24일 정각 12시, 1층 전시실, 직원이 전시 중인 벽침대를 내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버튼을 누른 순간 침대와 함께 시체 한 구가 굴러 떨어진다. 시신의 신원은 사이러스 프렌치의 두 번째 부인인 위니프레드. 게다가 그녀가 재혼하면서 데리고 온 딸 버니스도 행방불명인 상태다. 마침내 이 곳에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등장한 퀸 경감과 그의 아들 엘러리 퀸! 위니프레드가 전날 밤 백화점을 찾아왔다는 증언에 의거, 그녀가 소지한 아파트 열쇠가 사라졌다는 사실, 그녀의 핸드백 안에서 발견된 립스틱이 그녀의 것이 아니라는 점 등에 착안한 엘러리는 마침 프렌치 사장 밑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위버와 함께 사장의 아파트를 조사하기에 이른다. 주변인물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엘러리의 눈에는 쏙쏙 들어오는 단서들. 조각조각 나뉘어 있던 단서들의 퍼즐을 맞춰나가며 결국 사건 뒤 숨어있는 진실과 범인을 찾아내고야 만다.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구역질 날 것 같은 엽기적인 묘사가 등장하는 책만 아니라면 즐겨읽는 나는, <엘러리 퀸 시리즈>를 통해 신세계를 발견한 듯 하다. 내가 이렇게 고전 추리소설을 좋아했었나, 혹시 원래 내 취향은 이쪽인 건가 싶을 정도로 졸린 눈을 부벼가며 아주 열심히 읽었다. 발견된 증거를 토대로 날카로운 시각과 굳건한 논리로 무장한 엘러리의 사건 수사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눈 앞에서 한 편의 연극이 상영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명 한명의 등장인물이 나타나 주어진 대사를 사용해 독자(=관객)에게 힌트를 주며 '범인 잡아봐라~'하는 것 같은 느낌. 아무리 열심히 따라 읽어도 도무지 범인이 모르겠는 나에게 엘러리는 이미 범인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데, 답답하면서도 그것은 그것대로 또 매력이라! 엘러리가 차분차분, 조근조근 들려주는 사건의 진상을 듣고 있노라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충만함까지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소거법을 사용하여 범인을 색출해내는데 읽고 있는 나까지 심장이 쫄깃할 지경. 범인은 얼마나 다리가 벌벌 떨렸을까.

 

독특한 인물소개와 제목들의 재치도 여전하고, 줄과 줄 사이가 촘촘하여 피곤할 때 읽으면 글자들이 겹쳐보이는 점도 똑같다. 다만 이번 작품 중 등장인물 소개에 버니스에 관한 것이 딱 한 줄, '불행한 아이'로 기술되어 있는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스포가 될 것 같아 더는 언급하기가 무섭고, 또 모든 것은 그녀의 선택이었지만, 확실히 그녀는 불행했다.

 

이렇게 꽉 짜인 추리소설을 읽는 것도 오랜만이라 <엘러리 퀸 시리즈>를 읽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아직도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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