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에 관한 작은 세계사 -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6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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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저자의 [스캔들 세계사]를 재미있게 읽어왔다.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는 세계사를 재미있게 풀어내어 다양한 명화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점이 장점. 정글북의 작가 키플링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가르친다면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하여 좀 더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역사책에 대해 고민하던 중 '눈숑눈숑 역사 탐방'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 역사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이 역여 출간된 것인 앞서 언급한 [스캔들 세계사] 시리즈와 [은밀한 세계사] 책이다. 이번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 동물들의 이야기에 주목하여 인간과 동물들이 함께 살아온 궤적, 그 안에서 벌어진 다양한 일화들을 역시 명화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애견 의류나 강아지 장신구에 관한 역사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000여년 전, 이집트 사람들은 고양이를 사랑했던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렇다고 개를 키우지 않았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에게 장신구를 달아주는 것을 좋아했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는 벽화나 어떤 이의 무덤에서 출토된 개 목걸이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고대 로마에서도 키우던 개가 세상을 떠나면 무덤을 만들어주고 절절한 마음이 담긴 시를 묘비에 새겨 동물들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개들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새와 다람쥐, 족제비에게까지 장신구를 달아주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다. 클레오파트라의 선조인 프톨레마이오스 2세는 북극곰을 애완동물로 키웠고, 중세 유럽에서는 고양이를 불길한 생물로 여겨 마녀재판 하듯 고통스럽게 죽이는 일이 빈번했으며, 전쟁터에서 맹활약한 개의 이야기, 침몰하는 배에서 살아돌아온 기적의 고양이, 수박껍질 하나 잘못 먹어 교수형에 처한 코끼리 메리의 이야기등, 독특하고 신기하면서도 슬픈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역사 속에서 동물의 이름을 남기는 일은 흔치 않지만, 책에 삽입된 명화들을 보면 개나 고양이, 그 밖의 동물들이 심심찮게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곁을 지켜온 동물들. 그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에 발자국을 남겨온 인간의 변화과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틀에 박힌 역사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로서의 역사. 결국 역사라는 것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혹은 다른 생명들과의 교감과 변화 과정에 대한 기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다정함도, 인간의 잔혹함도 엿볼 수 있었던 독특한 이야기들. 저자의 다음 역사 이야기는 무엇을 주제로 할 지 늘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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