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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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입니다. 오늘은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이 바람과 이 연약한 눈발이 지나가면 정말 봄이 오겠죠. 꽃샘추위가 찾아오긴 전 살랑살랑 불었던 따뜻한 바람은 (비록 지금까지 보낸 3월의 대부분이 미세먼지에 잠식당한 날들이기는 했어도) 마음까지 말랑말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마 작년 이맘 때의 저는 첫째 곰돌군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이를 낳은 후 처음 얻은 '평일의 혼자'라는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둘째 곰돌군이 저를 쳐다보며 버둥거리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침을 줄줄 흘리는 터라 손수건으로 침닦아주기에 여념이 없지만요. 그럼에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답니다. 그 말랑말랑해진 마음 속으로 어느 새 여덟 번째 콩고양이가 쑥 들어오네요. 냐옹!

 

우리집 콩고양이들

 

콩고양이를 안고 있을 때면, 현실이 어느 계절이든 마음은 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팥알과 콩알, 비만이 되어버린 시바견 두식이를 바라볼 때 웃음짓지 않는 사람은 드물 거에요. 지금은 ' 반려동물의 뒤치닥거리까지 할 수 없다!'며 강아지든 고양이든 키우자는 남편의 회유를 단호히 거절하고 있지만, 역시 콩알이와 팥알이, 두식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가벼이 할 수는 없죠. 아직은 능력 밖이라며 흔들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책으로나마 만족해보기로 합니다. 아, 이 사랑스러운 생명들!

 

자꾸 털이 빠지는 두식이의 털을 빗겨주는 찰나, TV에서 들리는 목소리. 요즘 빠진 고양이털을 모아 만든 모자가 인기라는 말에 두식이의 털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내복씨와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낮잠에 빠져든 아이들, 간식시간에 너구리들이 들이닥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장 큰 사건은 역시 그레이님의 본래 주인이 나타난 일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레이님은 지금까지 두식이만 보면 발톱으로 얼굴을 할퀴거나 괴롭혀 왔었는데 8권에서는 주인이 나타남과 동시에 왜 그렇게까지 강아지들을 싫어했는 지에 대한 이유가 드러납니다. 그레이님이 떠나고 외로워하는 아이들. 하지만 그 외로움이 길어지기 전에 가슴 덜컹한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바로 내복씨가 쓰러지고 만 것입니다. 내복씨의 빈 자리를 보며 그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뭉클했어요. 그리고 비만해지고 만 두식이의 힘들고도 힘든 간식 줄이기가 시작됩니다.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생명체들과의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 누구나 다 바라는 모습 아닐까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그들의 평온하고 재미있는 모습에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 거에요. 8권에서는 갑자기 내복씨가 쓰러져서 덜컹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콩고양이니까요. 그리 슬픈 결말은 보여주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한 권씩 읽자니 감질나요. 때로는 두 권, 때로는 세 권이 같이 출간되면 좋겠습니다. 배 깔고 엎드려 콩알이와 팥알이, 두식이를 읽는 즐거움,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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