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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엄마 멘붕 탈출법 - 출산 전 100일부터 출산 후 100일까지 임신 출산 육아 고민해결서
김혜경.박현주 지음, 황인철 감수 / 소울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둘째가 뱃속에서 방 뺄 날이 이제 4주 정도 남았습니다. 첫째 곰돌군이 태어난 게 벌써 2년 3개월 전인데요, 그 날을 생각하니 진통을 또 겪을 생각에 벌써 머리가 멍해져옵니다. 그런 때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둘째가 태어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막막함에 겁이 나기도 해요. 첫째 곰돌군 어찌 키웠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부분부분 생각나는 경험대로 똑같이 키워도 되나 싶기도 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저는 처음 엄마도 아닌데 사실 거의 멘붕상태랍니다. 그저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던 차에 [처음 엄마 멘붕 탈출법]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산 전 100일부터 출산 후 100일까지 임신과 출산, 육아에 관련된 사항들이 Q&A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숨쉬기도 힘든 임신 후기에 체크해야할 것들, 많고 많은 육아용품 중에서 무엇을 구매해야 할지 고르는 방법, 출산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산후조리 과정에서부터 겪게 되는 엄마로서의 고됨, 가장 큰 신생아 케어의 전반적인 사항과 아기가 태어나면 당연히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모유수유의 어려움 등에 대해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답니다.
곰돌군 때는 태어나기 전부터 출산준비와 육아용품 구매로 무척 바빴어요. 아기 하나 돌보는 데 필요한 게 어찌 그리도 많은지, 매일 집 앞에 택배상자가 쌓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두 번째고, 구입해도 사용하지 않은 물품도 있고, 곰돌군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쓰거나 같이 쓰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 출산 준비에는 크게 쇼핑을 하지 않고 있답니다. 여름 출산이니 삼베로 된 배냇저고리와 가재손수건, 천기저귀만 따로 몇 개 구매해놓고 세탁해두었지요. 책에는 –육아용품, 필요할 때 사도 늦지 않아요-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그 말이 딱이에요. 신생아 목욕용품도 전 미리 구입했었는데 조리원에서 사용한 상품이 별 탈이 없는 듯 해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고, 새로 사야 할 것과 중고로 구매하거나 물려받아도 될 물품을 구분지어 생각해두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물려받은 디럭스형 유모차와 휴대용 유모차가 있어 신생아용 유모차를 따로 구매할 계획은 없지만, 첫째 곰돌군과 둘째 곰돌군을 함께 태울 유모차나 웨건이 필요할 듯도 하여 고려중이랍니다. 아기들에게 꼭 필요한 유모차와 카시트, 아기띠 선택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에게 지금 가장 유용한 정보는 <출산 시 진통 줄이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첫째 곰돌군 때 진통보다 양수가 먼저 터져서 유도분만을 했어요. 촉진제를 오전 10시에 맞고 곰돌군을 오후 5시 좀 넘어서 만났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무통주사 맞을 시기를 놓쳐서 7시간 동안 내내 진통을 겪어야 했답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호흡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제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기에게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실제로 첫째 곰돌군은 태어나자마자 호흡이 좀 안 좋아 잠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기도 했어서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이번에는 제대로 정신 차리고 호흡을 해보자, 마음먹고 있지만 그게 제대로 될지 정말 걱정인데요, 책에 옆으로 누운 자세가 그나마 진통을 줄이고 아기가 내려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실천해볼 생각입니다. 멘붕탈출법에는 -배우자 손잡고 있기-도 적혀있지만, 글쎄요, 저는 잡아주었던 손도 뿌리쳤던 사람이라서요. 하핫.
출산을 앞두고 계신 모든 산모님들, 아마 저처럼 벅차고 설레면서도 두려우실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인터넷으로 분만후기를 찾아보는 일은 저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두려움만 증폭될 뿐이었죠. 무척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닥치면 어떻게든 다 하게 되니 분만 당일에 대해서는 우리 너무 걱정하지 말기로 해요. 대신 찾아온 아기를 맞이할 준비에 최선을 다합시다. 물품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자신을 다스릴 방법을 찾아내시면 더 좋겠지만 혹시 여전히 불안하고 무서우시다면 이 책 한 번 읽어보시면서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겠다-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실질적인 정보들로 가득차 있거든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다는 말씀 아시죠? 저는 모유수유 때 참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잘 안되면 포기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저도 행복한 육아, 즐기는 육아 한 번 해보렵니다. 모두 행복한 육아 하시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