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긴 꽃잎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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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의학도인 빅토르는 이미 심장이 멎은 어린 병사 라사로의 심장을 직접 마사지해서 그를 살려낸다. 빅토르는 공화군에서 의료병사로 복무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로,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빅토르의 동생 기옘도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다. 빅토르의 집에는 피아니스트 지망생인 로세르가 머물고 있었는데 기옘이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오자 그를 극진히 간호하다 그와 연인이 된다. 하지만 기옘은 전선으로 복귀한 후 전사하고, 아버지 마르셀도 사망한다. 당시 전황은 공화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빅토르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어머니 카르메라와 임신한 로세르를 데리고 프랑스로의 피난길에 오른다. 하지만 도중에 어머니는 사라지고, 로세르와 빅토르는 천신만고 끝에 프랑스 국경을 넘지만 그곳의 박대와 핍박에 당황하고, 타의에 의해 헤어지게 된다. 역시나 타의에 의한 이송과 고생 끝에 간신히 재회한 둘은 칠레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파블로 네루다의 인도 아래 위니픽 호를 타고 칠레로 향한다.


아껴두었던 아옌데의 소설이다. 이 책이 『비올레타』보다 먼저 출간됐고 먼저 구입했지만 일부러 두었다가 정말 힘들고 울고 싶은 날 꺼내 읽었다. 빅토르와 로세르의 생은, 나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굴곡이 심하니까. 단지 남의 나라에서 정착하기 힘들었음 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그건,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운과 나 자신을 내려놓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만회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마음은... 마음만은 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거잖아. 바라보아선 안 되는 누군가에게 어쩔 수 없이 닿는 눈길과 어떤 어려움도 뚫고 맞잡는 두 손과 맞닿는 가슴은....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사랑이 남은 생에 미치는 영향도.


그래서 인생은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다. 아파도, 아프지만 계속 살아내야 하는 생. 살아있는 한 어떻게든 생을 살아내야 함은, 인생의 앞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고 또 그게 어떤 일이건 충분히 기다리고 겪고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겪어낸 후 내게 남은 것이 어떤 것일지는 아무도 미리 짐작할 수 없다. 짐작한다 한들 그 짐작은 반드시 틀릴 것이다.


그래서 난 오랜 후의 그 재회 장면 전시회에서의 - 이 마음 아팠다. 그게 최선이고, 그래야 했고,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정작 빅토르의 마음은 괜찮았겠지. 그게 바로 시간이 주는 위로이고, 생의 예측불가능함이며, 인간의 회복력이다. 우리는 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잘 견디고, 잘 보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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