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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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중반 미시시피 강 유역, 열네 살 메리 제인은 노르웨이 출신의 자상하고 지혜로운 할아버지와 깐깐하고 엄격한 엄마와 함께 교역소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엄마는 남쪽에 사는 동생으로부터 가족 전체에 우환이 닥쳤다며 도와달라는 편지를 받고,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엄마 대신 메리 제인을 보내기로 한다. 배삯을 사기당하지만 무사히 미시시피 강 중류까지 간 메리 제인은 여선장이 운영하는 걸리니언 호에 오르게 되고, 선장으로부터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받아가며 이블린 이모가 사는 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모네 사정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해서 메리 제인은 온힘을 다해 이모네 가족을 도와야 한다.


(스포 약간)

처음엔 기대감 가득한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곧 슬퍼졌다. 그 시절에 여성 혼자 여행이라니, 얼마나 힘들까. 게다가 첫 장거리 여행이라니,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는 짐작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진짜는 이모네 가족과 합류하면서부터. 사실 여기부터 잘 납득이 되질 않았다. 분명 메리 제인도 열네 살이고, 이모의 첫째 딸은 열다섯 살, 둘째 딸은 열네 살인데 메리 제인은 이모와 동등하게 짐을 나눠지고 집안일을 하는데 두 딸은 어린애처럼 아무 것도 안 하고 그저 놀거나 꿀 따는 데 따라가거나가 다다. 처음엔 앞 속지의 가계도가 잘못됐나 싶었다. 그 시절이라면, 게다가 집안이 넉넉치 않다면 더더욱 철이 빨리 들지 않나? 엄마는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아빠는 꼼짝도 못하고 몸져 누워있는데 집앞에서 뛰어노는 딸들이라니. 게다가 메리 제인이 식모도 아니고 사촌인데. 여기서 좀 짜증이 나긴 했지만 난 메리 제인이 궁금했기 때문에 주인공에게만 집중하기로 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메리 제인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에 잠깐 언급된 인물이다. 난 솔직히 기억나지 않았다(나중에 메리 제인과 '삼촌들'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어렴풋이 생각이 나긴 했다). 하지만 메리 제인 자신이 매우 진취적이면서 합리적이고 판단력이 빨라서 그녀의 이야기 자체로 정말 좋았다. 다만 앞 문단에서 언급한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나이 답지 않은 과한 책임감은 마음이 아팠다. 사촌들의 철없음은 이야기 끝까지 계속되고, 메리 제인은 급기야 사촌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이 차라리 자신에게 일어나기까지 바란다. 이 부분에서 또 답답... 그래서 결말이 더욱 좋았다.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된 메리 제인이. 


내가 읽은 메리 제인은 처음부터 철이 잘 들어있는, 이미 나이에 비헤 성장해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이 책의 끝에 메리 제인이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 지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리 제인은 성장을 한다, 다른 방향으로. 과한 책임감과 이타심에 짓눌려 있던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걸 찾고 그것을 갖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게 된 게 진짜 성장이 아닐까. 거기에 더해 이제는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깊고 지속적인 고찰을 할 수 있게 되었겠지, 그간의 경험을 바탕삼아. 때로는 열네 살처럼 또 대부분은 그녀가 속인 나이인 열아홉 살처럼 굴었던 메리 제인. 이야기는 끝났지만 메리 제인의 앞으로의 삶이 기대된다. 미시시피 강의 윤슬처럼 아름답게 빛날 그녀의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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