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일기
앨리 모건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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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에서 (보조)사서로 일하는 저자의 이야기. 저자는 트위터에 도서관에 관한 10개의 타래를 올렸다가 그게 화제가 되어 이 책까지 쓰게 되었다. 이름은 필명이라고. 아무래도 스코틀랜드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다르므로 저자가 올린 타래에 100%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적극성과 도서관 사랑에 감탄하며 즐겁게 읽었다.


저자는 늘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돕는다. 솔직히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그래도 저자는 늘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방법을 간구한다. 물론 여러 한계가 있고 좌절도 하지만. 우리나라 도서관과 다르게 스코틀랜드의 도서관은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기에 가능한 일들이 많다. 그리고 이건 저자가 일하는 지역이 가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 차원의 복지가 도서관 하나 뿐이라서. 저자도 얘기했듯, 무료로 책을 읽고 자료를 찾고 컴퓨터를 이용하고 프린트를 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인 것이다. 이력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실업 급여와 생활 보조금을 신청하고 때로는 사서가 차를 한 잔 건네기도 하는.


난 도서관은 서울에서만 가봤고 어릴 때부터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서 저자가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하는 이벤트들이 많이 생소하긴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도서관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도서관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을 줄여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도서관이 권위를 내려놓고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지방의 많은 도서관들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서울의 도서관들도 이벤트성으로 추진하고 있듯.


스코틀랜드의 도서관들과 다르게 우리나라 도서관에는 나이든 할머니들이 아닌 나이든 할아버지 몇 분이 늘 계신다. 모든 도서관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다녀본 5~6개의 도서관에는 늘 정기 간행물실 혹은 일반 자료실에 한두 분씩 꼭 계셨다. 저자가 도서관을 지탱하는 힘이 노부인들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됐든 난 머리 하얗게 세고 무릎과 어깨가 아파도 책을 대출해서 나르는 일을 멈출 생각은 없다. 스코틀랜드 할머니들처럼 카트를 써야지. 그러기 위해 우리나라에 도서관들이 더 많아지고 더 번창했으면 좋겠다. 제발 도서관 예산을 줄이지 말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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