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바라보며
줄리안 반즈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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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41년 조종사 토미 프로서는 밤새 적군기를 쫓다가 귀대하던 중 일출을 맞이한다. 구름 속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본 후 자신도 모르게 급강하를 했고, 다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한다. 평범한 기적.


이 이야기는 진 서전트의 100여년의 인생을 말해준다. 레슬리 아저씨가 준 화분 속 골프티를 히야신스 싹인줄로만 알았던 귀여운 일곱 살이 전쟁 중 등화관제를 핑계로 말을 걸어오는 경찰 마이클 커티스와 결혼하는 여성이 되기까지,  20년의 결혼 생활 후, 그리고 100살이 되어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기까지의 이야기이다.


태양을 바라볼 때는 손을 눈 앞으로 들고 손가락을 조금씩 펼치며 서서히 그 사이로 바라보아야 한다. 맨눈으로 태양을 똑바로 보는 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렇게 태양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가면 행복해 진다. 비록 산소부족 때문이지만.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삶이라도 기적이 있을 수 있다. 가령 완경 후 1년이 지났지만 임신을 한다든가. 내게는 진의 마지막이 기적같았다. 내게도 일어나길 바라게 되는. 비록 진의 삶은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하게 흘러갔을 지 모르지만 떠오르는 태양을 두 번 바라볼 수 있었던 프로서 상사처럼 하강하는 태양을 두 번 바라볼 수 있었기에 진의 마지막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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