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 나를 바꾸는 아침
사토 덴 지음, 위귀정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젯밤에 '일찍'부터 잠이 왔다.

12시 무렵이었으니 새나라의 어른들은 잠자리에 들 시간이겠지만,

올빼미 중에서도 상 올빼미인지라 나에게 12시 취침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12시에 자건 3시에 자건 5시에 자건 아침 기상 시간은 '해가 중천'이므로, 일찍 자면 잘수록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러다 문득, 칠전팔기로도 모자라 한 십칠전십팔기쯤 혹은 그 이상 시도해보고 때려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가 살살 당겼다.

아아, 어떻게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침의 그 상쾌한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 상념에 다시 젖어볼 수 있을까, 거의 잠의 경계선까지 다가간 머리로 몽롱하게 생각하다가 문득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 책이 생각났다.

벌떡 일어나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이 뭔가 자극이 되어 줄 거야! 적어도 내일 아침만은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라는, 십팔전십구기를 향한 믿음을 가지고...

 

책은 굉장히 얇고 부담없이 술술 읽힌다.

한 30분 정도 걸려 다 읽은 것 같다.

그런데 그 30분 투자할 시간에 그냥 잘 걸 그랬다는 생각도 조금 든다.

전에도 아침 햇살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라고 나에게 자극을 줄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다음날 일찍 일어났는지 어쨌는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적어도 아침 시간의 소중함은 절실히 깨닫고 아침 시간을 더욱더 갈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도 책에게서 자극을 좀 받아볼까 생각했던 건데, '해가 중천'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정말이지 아무런 자극도 주지 못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다는 동기부여가 거의 안 되었다는 것.

어젯밤에 읽었는데 오늘 벌써 생각나는 내용의 거의 없다.

책을 살짝 뒤적여 보자면,

'아침에 꿈을 소리내어 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었는데,

사실 이건 아침이건 낮이건 밤이건 그냥 '꿈을 소리내어 말하면 이루어진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도 오랫동안 꿈을 말하고 다닌 덕분에, 꿈을 이룬 적도 있고 말이다. 물론 아침에는 한 번도 꿈을 말해본 적이 없다. 난 자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굳이 아침이 아니더라도 꿈은 소리내어 말하면 이루어진다고요,라고 작가에게 말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침 일기'를 쓰라는 글에서는 좀 솔깃했는데, 일기라면 당연히 밤에 쓰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온 사람들에게 '아침 일기(미래 일기)'를 쓰라고만 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지 않아 좀 아쉬웠다. 미래 일기,니까 오늘 나는 뭘 할 것이다, 하는 내용을 쓰라는 건가? 정 쓰고 싶으면 내가 인터넷 검색해보고 써야겠다. 아, <아침 일기의 기적>이라는 책으로 자세한 내용이 출간되었단다. 그렇군.

 

비록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각각 한 가지씩 나를 변화시킨 내용은 실제로 있었다.

세수하면서 꿈을 소리내어 말하라고 하기에 어젯밤에 실천에 옮겼다.(물론 이 책에서는 아침에 그러라고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주먹을 쥐는 동작으로 (아가들 죔죔 하듯이) 심장이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에 급작스런 자극을 받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오늘 아침에 잠결에 열심히 죔죔죔 했다. 가볍게 세 번, 조금 세게 세 번, 아주 세게 세 번.(손톱 깎아야겠더라.)

 

이번 책에서 별다른 자극을 받지 못한 것은,

어쩌면 왕년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봐서 이미 내성이 생긴 탓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다고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은 내 모습이 살짝 우습기도 하다.

어쨌든 모든 것은 자기 의지에 달린 일.

나는 지금 심각한 의지 박약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이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멍청한 원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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