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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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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하지만 어딘가 아련해 보이는 여인의 표지가 인상적인 소설 '탄금:금을 삼키다'. 장다혜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등장인물의 입체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그 완성도가 가히 놀랍다. 일본 미스터리를 주로 즐겨 읽는데, 장다혜 작가의 탄금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 작가들의 미스터리도 많이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조선 거상 민상단의 유일한 애기씨이지만 씨받이의 소생인 재이. 본처인 민씨 부인은 재이를 매우 눈의 가시처럼 여기며 금지옥엽 아드님인 홍랑과 어울리는 것에 경을 치곤 한다. 하지만 재이와 홍랑은 서로 사이좋은 오누이였는데, 어느날 홍랑이 실종되고 백방으로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그 동안 홍랑을 사칭하는 사기꾼이란 사기꾼은 다 만나보았다고 생각하며 모두가 포기할 즈음, 민씨 부인을 꼭 빼닮은 홍랑이 돌아온다. 아드님이 돌아왔다고 기뻐하는 민씨 부인과 달리, 재이와 심열국(재이 아버지) 그리고 양아들 무진은 그가 가짜라고 의심하며 뒤를 캐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홍랑의 시선에서 서술되는 내용을 통해, 그가 가짜임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반전은 그가 진짜 홍랑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오히려 '홍랑 찾기'라는 빤한 플롯이 아닌, 홍랑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통해 진실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숨 죽이고 충격적인 반전과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어느 누구 하나 사연없는 이가 없는 소설, 탄금. 현실이 이 소설의 인물들만큼 드라마틱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들 각자의 사연을 품고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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