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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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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8명, 현재도 6명 진행중...
이 숫자는 무엇일까요?
신부이자 변호사인 컬런 포스트가 죄없이 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있는 사람들의 무죄를 입증해 석방시킨 전적입니다.
악인을 변호하는데 회의를 느끼고 변호사 직을 그만두고 신부가 되었지만 결국 다시 변호사 일로 억울한 사람들을 돕게 된 포스트. 예전과 같은 일을 다시 하게 되었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기부금을 받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들었던 의문점은, 포스트는 어떻게 그 사람이 억울하게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 중 자신의 억울함과 무죄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이 있었을 텐데 말이죠. 물론 중간 중간에 자신이 잘못 판단한 것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표현하긴 하지만 그래도 수년, 길게는 수 십 년도 지난 유죄 사건을 다시 파고들어 증거와 증인을 찾고 뒤집는다는 것은 보통 확신과 신념이 있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죄가 없는 사람이 유죄판결을 받아 수 년간 감옥에서 썩고 있다는 것은 결국 증거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었거나 증인이 위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포스트와 그의 동료들은 결코 깨끗한 방법만으로는 의뢰인을 구해낼 수 없다는 현실에 타협해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더럽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방법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포스트가 맡고 있는 사건들이 교차 서술되는 구성이지만 가장 큰 뼈대는 22년간 수감중인 밀러에 대한 사건입니다.
이혼소송을 맡았던 백인 변호사 키스 루소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퀸시 밀러. 증거도 증인도 그가 범인이라고 하지만 그는 22년 째 아니라고 합니다.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던 흑인 약자 퀸시 밀러를 위해 포스트와 수호자 재단은 그를 변호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 중 일부는 화재로 소실되었고 그의 전 변호인은 협박받아 사건을 제대로 변호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그 외의 증인들도 누군가의 압력이나 비리를 덮기 위한 이익에 의해 위증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밀러는 무고하며 숨겨진 진범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독자들. 진범이 누구일지, 왜 그랬는지 궁금해 하면서 두꺼운 책을 휘리릭 읽을 수 있게 하는 재미, 역시 존 그리샴의 필력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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