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후에 죽는다

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15초'라는 찰나의 시간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 많다니!!

기발한 발상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4개의 특수설정 미스터리 단편, <15초 후에 죽는다>.

제목만큼이나 예측 불허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 15초'. 인기 일드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로 드라마화 되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금 내 눈 앞에 총알이 허공에 떠올라 있다!

나는 죽었고 죽은 나를 마중나온 고양이에게 15초가 남았다는 선고를 받습니다.

나를 죽인 범인은 누구지? 난 시골 평범한 약사일 뿐인데.

15초 동안 나를 죽인 범인을 찾고 복수하기로 합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고 범인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려는 나와 범인과의 초를 다투는 두뇌싸움이 굉장히 박진감넘치는 '15초'. 설정이 기발한 것 뿐 아니라 구성이 굉장히 정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

드라마를 건성건성 보다가 충격적인 마지막 15초 시청을 놓치고 만 나.

불꽃을 구경하고 있는 두 사람 뒤로 서정적인 음악이 흐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여주인공이 고통스러운 듯 가슴을 부여잡고 사망하다니?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잖아!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던 누나는 의미심장하게 웃기만 하고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 번째 이야기 '불면증'

언제부턴가 잠들면 운전석 창밖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면서 갑자기 맞은편 차선에서 대형 트럭이 중앙 분리대를 넘어 나와 어머니를 향해 똑바로 돌진해 옵니다. 일직선으로. 운전석을 향해. 요란한 굉음과 충격이 내 몸과 의식을 아득히 먼 곳으로 날려 버리는 꿈. 무서운 꿈의 공포에 몸을 떨며 나는 잠들기가 두렵습니다.

다음 날, 그 다음 날에도 나는 똑같은 꿈을 꿉니다. 조수석에서 눈을 뜨면 어머니가 내게 어떤 말을 걸고 정면에서 대형 트럭이 돌진해 오는 장면에서 끝나는 꿈. 어머니의 말과 행동은 매번 꼭 바뀌는데 나에게 뭔가를 전하려 하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사건'.

제목 그대로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적토도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적토도 주민들은 얼굴을 얻어 맞거나 공이 머리에 부딪혀 목 부분에 강한 힘이 가해지면 몸에서 머리가 떨어진다는 특수설정. 머리가 떨어진 상태로 방치되면 머리와 몸 모두 생명 활동이 정지되지만 15초 내로 머리를 몸에 이어 붙이면 다시 순식간에 부활하는 기이한 체질은 적토도만의 비밀입니다.

어느 날 세 명의 소년이 실종되고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발견되면서,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적토도인들의 머리 없는 살인사건이 발생된 것입니다. 이 시체는 도대체 누구의 몸일까? 세 사람은 키와 몸무게뿐 아니라 혈액형까지 똑같고 심지어 태어난 달도 모두 6월이었던 것! 실종된 아이들 중에서 두 명을 봤다는 목격 증언이 나오고 나머지 한 명이 사망 확정되고 바로 직후 그 한 명이 나타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4개의 단편은 '15초'라는 시간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 외에는 설정이나 트릭 등의 아이디어가 전혀 다른 특수 설정 미스터리입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진정 꼭 읽어보아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발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에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특수 설정 말고 정통 미스터리도 굉장히 잘 쓸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