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들. 파피루스가 있었던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책'은 일용할 마음의 양식이자 지식의 전달 창고, 감성의 공유 등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하면서도 또한 그 가치가 상상할 수 없도록 커지기도 한다. 이 책,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는 다양한 책을 둘러싼 미스터리 6편을 싣고 있는 단편집이다. 6편 중 인상깊었던 몇 개를 함께 살펴볼까 한다.
미스터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단편중 2편이 공교롭게도 애거서 크리스티의 초판본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초판본'의 가치는 소장가들에게는 그 가치가 돈으로 따질 수 없이 소중해서 자주 미스터리의 소재로 쓰이곤 한다.
<크리스티 컬렉션 미스터리>는 한 박스의 애거서 크리스티 컬렉션을 5백불에 사들인 뒤 혼자 옮기려다 그 무게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터무니없이 사망한 서점 주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서점 주인은 가족도 친척도 없는 혈혈단신으로 유산은 국고에 귀속될 운명에 처하게 되고 서점의 점원이었던 타냐는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서점을 정리하던 다냐는 서점 주인이 사들였던 크리스티 컬렉션이 의외의 초판본들이라는 것을 알아채게 된다. 타냐는 초판본을 몇 권 빼돌려 고가에 팔고 몫을 챙기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한편, 서점을 아지트삼아 저이적으로 모임을 가지던 3명의 사람들은 뭔가 수상쩍은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서점 주인의 죽음을 시점으로 다시 한번 수상한 범죄를 꾸미려 하며 타냐에게 접근한다. 타냐와 그 무리들은 각자 계획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또 하나의 크리스티 초판본 이야기,<왕비에게 헌정한 초판본>. 마을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애니는 어느날 마을 주민 엘런으로부터 먼 친척으로부터 받았다는 '푸아로 사건집'을 살펴 봐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별로 가치는 없겠지만 혹시나... 오래된 책이라고 해서... 라고 쭈뼛대며 찾아온 엘런에게 애니는 이 책이 초판본이고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알려준다. 거래처를 알아봐 주겠다고 엘런을 돌려보낸 애니는 며칠 후 책이 분실되었다는 엘런의 소식을 듣게 된다. 누가 책을 훔쳐 간 것일까? 엘런과 애니는 책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토머스 페리의 <사자의 책>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켄터베리 이야기'로 유명한 영국의 초서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분실되어 영영 찾을 수 없다고 알려진 '사자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저명한 영문학 교수 도미닉 헬킨. 언제 다시 연락이 와서 그 책을 팔겠다고 할지 몰라 헬킨은 부자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해 놓았다. 하지만 다시 연락온 사람은 그 책을 팔 생각이 없다고 하며 단지 몸값을 받기 위해 고히 모셔두고 있을 뿐이라는 기묘한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일주일 안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사자의 책'은 소멸할 것이라고 협박을 당한 헬킨은 돈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책'을 둘러싼 미스터리라는 공통점을 지닌 6개의 단편이 모두 독특하고 신선하면서 반전을 선사해 독자들을 즐겁게 해줄 백만 불짜리 속편 미스터리. 더운 여름, 색다른 미스터리들에 빠져들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