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손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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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선한리뷰 2020-008]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글쓴이 : 손혜진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발행일 : 2020121

쪽수 : 279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 위대한 삶의 기록.

아픔을 견디며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

내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책.

 

(읽게 된 동기)

세 번 죽었다는 제목을 읽고, 눈시울을 적시며 책을 선택했습니다. 나 자신도 과거에 그렇게 세 번 죽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처럼 세 번의 암을 맞이한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네 번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나를 발견한 것처럼, 기쁘지만 슬프게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보다 병원을 더 편하게 느껴야했던 저자의 삶은 가혹했습니다.

 

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이 많아서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병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으니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는 아픈 아이가 너무 많았고, 나는 그 아이 중 한 명일 뿐이었다. 누구 하나 나를 특별히 모난 존재로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보다는 병원에서 마음이 더 편했다.” (84)

 

(책을 읽으며)

간혹 이런 책을 만나면 양가감정 때문에 책을 읽기가 어렵습니다. 저자의 고통이 읽는 내내 그대로 내게 전이되기 때문에 책을 쉽게 읽어낼 수가 없습니다. 책은 읽어 무얼 하나. 이런 책은 왜 읽어야 하나, 하는 독서의 목적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저자에게 동정을 느끼려는 것일까. 저자와 다르게 건강하게 사는 나를 비교해서,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하고 감사함을 느끼기 위해서인가. 당연히 그런 목적으로 책을 읽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자연스레 비교를 하게 되고, 자연스레 동정과 감사가 같이 나오고 맙니다. 불쌍한 저자. 그리고 감사한 나.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에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디딘 저자인 경우, 부모가 읽고 자녀에게 던져주며, 너는 왜 이렇게 극복하지 못하니, 라고 비교할 수가 있습니다. 저 사람이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어, 라며 비교강압, 비교극복을 강요하게 됩니다. 또는 스스로를 자책하곤 합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도 더 못한 사람이야. 장애인 극복기나 투병 극복기 책은 읽는 대상에 따라 다가가는 감정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결국 받아들이는 자의 몫이지만, 선의의 독서 목적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러니 아무리 선의의 뜻으로 책을 펼쳐든다 해도 투병기나 극복기는 독자를 힘들게 합니다. 자기 합리화에 의한 감정의 표출은 자신을 기만하기 쉽습니다. 압니다. 그래서 그런 시선을 가지지 않으려고 매우 노력하며 책을 읽습니다. 이런 투병기를 읽음으로써 우리는 이런 책을 펴낸 저자를 응원할 수 있습니다.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읽는 내내 그녀의 어설픈 행동들에 피식 웃기도 했고, 세 번의 암 발병과 수술 그리고 투병 이야기에 같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녀가 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보고, 더 건강하게 받아들이며, 긍정적이고 당당한 발걸음으로 세상과 마주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암 투병기입니다. 저자가 아이였던 여덟 살, 아니 태어나서부터 병치레로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었던 유아기부터 여덟 살 때 소아암, 열여덟 살 때 GIST라는 듣도 보다 못한 희귀암, 그리고 스물두 살 때 다시 재발한 GIST.

 

어떻게 이 많은 감정들과 이 많은 과거를 기억하고 책으로 엮을 수 있었을까. 읽는 내내 저자의 꼼꼼함에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자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픔이고 상처였습니다. 오롯이 가슴에 새겨진 상처의 흔적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세밀한 대화 하나, 손짓 하나, 놓치지 않고 다 기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된 그녀의 학생 체험담은 웃음이 나면서도 많이 애처로웠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지만, 4학년이 되어서 1학년처럼 학교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두려워하며 따라가야 하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그 충분은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해도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겪는 모든 일이 나에게는 처음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할 필요도 없었겠지. 그건 내가 극복해야 할 일이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 그건 공부와는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가끔 내 존재가 여기 있어서는 안 될 것처럼 느껴졌다.” (85)

 

체육시간마다 특별히 열외되는 그 일은 또래에게 왕따의 충분한 근거가 되었을 것입니다. 특혜는 사실 소외며 고립인데 말입니다. 아이들이 무얼 이해하고 잘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는 그 외로움은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도록 단짝 친구 없이 지낸다는 건 지옥보다 더한 고통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처음으로 단짝이 생기고, 열심히 공부하고 그렇게 학생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았으니까요. 평범한 사회 생활을 하고 싶어 안달을 했던 저자에게 다시 강펀치가 날아듭니다. 이제 모든 것을 체념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펀치입니다. 소아암 치료를 위해 다녔던 병원에 10년이 지나 다시 암 치료를 위해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낯이 익은 사람들을 만나면 반가워해야 할까요.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나를 알아보셨다. 엄마에게 맞죠? 어릴 때 여기 소아과 병동에서 치료했던 얘?” 나는 그냥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엄마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10년 전에도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병실의 엄마들과 친했다. 엄마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ㄴㄴ지 눈물이 맺혔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힘내라면서 엄마의 손을 잡아주셨다. 유제품 5개를 통에서 꺼내주셨고, 엄마가 돈을 주려 하자 괜찮다면서 한사코 거절했다. 아주머니가 병실을 나가기 전 내게 한 번 이겨냈으니까, 또 이겨낼 수 있을 거야.”하고 위로하셨는데, 그 말이 지칠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웠다.“ (142)

 

그래, 그래.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정녕 야쿠르트 아주머니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당신을 일으켜 세워준 그 말을 나도 함께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견뎌내고 이겨냈습니다. 미래의 독자들에게서 응원을 받으며 과거의 저자는 암을 이겨냈습니다. 그녀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자기 때문에 모든 삶을 저당 잡힌 부모님에게 자유를 주고 싶어했습니다. 대학 시절 내내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이제 곧 졸업하면 곧 취직하여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사회생활을 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겨울방학 때 GIST가 다시 재발하고 말았습니다.

 

그랬기에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겨울방학에 병이 재발했을 때 쌓아왔던 모든 게 무너진 것 같았다. 암세포가 많이 퍼졌대. 정기검진을 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어떻게 이래! 비명처럼 터져나온 진심이었다. 그동안 어떤 일에도 그럭저럭 잘 버텨왔는데, 그날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157)

 

 

(책을 덮으며)

그녀는 이제 서른이 넘었습니다. 세 번의 암 수술을 했고 이제 네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녀는 투병 중입니다. 그 와중에 무리를 해서(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책을 냈습니다. 졸업식 전 암이 재발한 것처럼 이 책을 출판하고 혹시 암이 재발한 건 아닌지 하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 채널예스 월간지와 인터뷰를 한 것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행복해 보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세 번의 항암치료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깊어졌습니다. 저는 아직 얕고 짧은 데 말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삶과 죽음을 잘 모르지만, 살아온 만큼 행복이 무엇인지, 하루를 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날 수도 있는 게 인생이랬다. 암 병동에 머무는 사람들은 삶을 정리할 기회를 얻었기에 어쩌면 좀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병원에 있자니 삶과 죽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나는 죽음에 대해 아는 게 없고, 삶에 대해서는 더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그저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며 살 뿐이었다. 미래에 관한 불안감에 시달릴 때, 나는 지금 이 순간에존재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숨쉬기가 조금 편해졌다.” (258)

 

여전히 아프고 힘들겠지만 그녀는 견딜 수 있는, 바라볼 수 있는, 창 너머를 그윽한 시선으로 지켜볼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들이 있음을 압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그것은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입니다. 진주는 조개 안에 있을 때 고독하고 소외를 당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으로 나올 때 진주는 참 보석이 됩니다.

 

 

[선한 리뷰]

우리는 자신의 삶 속에서 한 번, 두 번, 아니 세 번, 네 번 죽을 수 있습니다. 죽었던 분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죽었고 다시 태어났다 생각하며 네 번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세월이 가면 빛이 바랩니다. 다시 태어났다고, 네 번째 삶을 덤으로 사는 것이라고 다짐했던 결연한 숙명은 곧 희미해집니다.

 

그래도 남아 있는 게 있습니다. 그녀의 가슴에 수술자국이 십자가로 선명하게 남겨진 것처럼, 내가 죽었다는 사실, 그것은 선명하게 내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죽음의 고비 앞에서, 죽음의 고통 앞에서 나를 일으켜 세워준 생명의 말. 희망의 말.

한 번 이겨냈으니, 또 이겨낼 거야.”

 

우리 모두는 이겨 낸 흔적을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존재의 이유만으로

우리는 기뻐하며, 감사하며,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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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사랑이다 -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로부터 당신의 목적 찾기
프랜시스 헤셀바인.마셜 골드스미스.세라 맥아서 지음, 이미숙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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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선한리뷰 2020-007] 일은 사랑이다

 

저자 : 프랜시스 헤셀바인 외 다수

출판사 : 스타리치북스

쪽수 : 379

발행일 : 초판 20191220

 

세계 최고 리더 코치로부터 듣는 일과 삶에 관한 생생한 코칭.

 



[왜 이 책이지?]

책 제목에 끌렸다.

여전히 지금까지 천착하며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소명에 대한 나는 이 책을 보자마자 혹시? 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근사하지 않은가. 일은 사랑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일을 사랑으로 생각하며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근사한 책 제목과는 다르게 마케팅에서는 다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부자되세요는 사람을 자극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높은 수준의 품성을 요구하는 명제는 사람손을 타기가 쉽지 않다. “일은 사랑이다는 그래서 회사 대표에게도, 기업에 소속된 직장인에게도 선택받기가 쉽지 않은 책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나처럼, ‘왜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집요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라면 화색을 띠며 이 책을 반길 것이다.

 

[읽어보니 어떤 책이었어?]

맞아. 일은 사랑이었어.

처음에는 이 책이 그런 것을 다루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러니까, 일이 왜 사랑인지, 일을 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 하는 그런 일에 대한 가치 탐구, 노동의 신성함. 그런 것들을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일은 세상을 돕고 타인을 돕는 이타심으로 해야 하는 신성한 소명 같은 것이라는 그런 매우 고상한 노동가치, 소명, 비전에 대한 설명으로 나를 동기부여해주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일은 무엇인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 노동에 대한 탐구서적이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글로벌 리더 코치들로 수많은 책을 내고 글로벌 대기업에 강연을 다니고, 글로벌 대기업의 임원과 대표들에게 리더십 코치를 해주는 사람들이다. 크게 보면 이 책은 리더십에 관한 책이다. 네이버 책 분류는 경영>기업/경영자 스토리로 분류된다.

 

[누가 읽으면 좋을 책인가?]

리더십에 관한 책이므로 당연히 리더가 읽으면 좋다.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대표나 임원, 경영진이라면. 하지만 이 책은 기존의 리더십 또는 경영 코치 책과는 사뭇 다른 점이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을 대상에 대하여 기업의 리더는 물론이고, 가정의 리더, 조직의 리더,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 타인과 이해관계를 맺으며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모든 사람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리더십으로 포장되었으나 자기성찰, 비전, 소명에, 통찰에 대한 내용을 아우르는 책이기 때문이다. 리더란 기업의 임원이나 대표가 아니다. 리더란,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이 리더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이 책은 피터 드러거의 답변 하나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예측하지 않는다.

그저 창밖을 바라보고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것을 볼 뿐이다.”

 

이 책은 전세계 최고의 리더십 개발 권위자들이 피터 드러거의 답변을 앞에 두고 자신에게 있어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일반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은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편집자는 그들의 글을 모아 다섯 개의 큰 주제로 나누었다.

리더십은 행동방식이 아니라 존재방식의 문제다

봉사가 삶이다

결정적인 순간

문을 여는 사람이 되어라

밝은 미래여!

 

5개 파트에 총 33장의 글이 실려 있다. 33명의 글로벌 리더십 개발 전문가의 글을 모은 모음집인 셈이다. 그러니 각 장마다 서로 다른 관점,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것을 보는, 그들이 보는 세상, , 가치관 등이 교차하며 비교되며 펼쳐진다. 그래서 어떤 코치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점을 다른 코치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지루하지 않고 다양하다.

 

재미있는 점은 두 번째 파트 봉사가 삶이다의 첫 번째 전문가로 세계은행총재였던 김용 박사의 글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과 일의 가치와 정의 그리고 관점을 봉사로 돌린 두 번째 파트는 특별하고 아름다웠다.

 

당신과 나는 은퇴하지 않는다. 당신과 나는 봉사하라는 소명을 받았다.” (104)

 

또 네 번째 파트와 다섯 번째 파트도 독자에게 리더십의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후배가 자신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다 읽고 나서]

처음 제목을 보고 덥석 집어든 용기에 비하면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책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 방향이 아주 다르지만은 않았고 또 일부 겹치는 방향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그리 싫지 않았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왠지 모를 힘찬 기운이 나의 내면에서 만들어졌다.

 

내가 거둔 성공으로 나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내가 얼마나 많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났는지를 보고 판단하십시오.” (139, 만델라)

 

 

창밖을 바라보라.

그리고 그 창을 통해서, 다른 사람은 볼 수 없지만, 나만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

 

그것은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내 선물을 받는 사람은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우 기쁘게 그것을 받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잘하는 영역, 내가 선물할 수 있는 영역, 내 소명이고 내 봉사가 될 것이다.

 

일을 하고, 돈을 받겠지만, 그 일은 결국 타인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

 

내 삶의 과업은 무엇인가.

 

한 개인으로서 우리의 목적을 찾고, 우리의 소명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달리 우리가 본질적으로 아는 것과 그 목적에 도움이 되는 것을 깨달아 헌신하는 일” (20)

 

그것은 내 삶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선한리뷰]

 

이 책의 제목은 책의 대표저자 중 한 명인 헤셀바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언 일은 눈에 보이게 만든 사랑이다에서 따왔다. 과연 그러한가? 2020년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2020년은 내 삶의 문을 열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문을 열어주는 그런 선한 삶. 그런 선한 일, 그런 선한 소명이 나를 가득 채우면 좋겠다. 당신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에 초점을 맞추자.

 

우리 모두가 협력하고 서로 돕는다면 세상은 더 나은 곳으로 변할 것이다.” (112, 김용)



 

기압이 떨어질 경우에는 본인의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후에 다른 승객이 착용하도록 도와주십시오.” (76)

 

다른 사람을 도우려면 우선 나부터 착용해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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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직업을 삼다 - 85세 번역가 김욱의 생존분투기
김욱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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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선한리뷰 2020-006] 취미로 직업을 삼다

 

저자 : 김욱

출판사 : 책읽는고양이

발행일 : 초판12019925

 

나이 일흔에 쫄딱 망하고 번역가로 새 삶을 출발한 85세 할아버지 이야기.

늦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

나보다 더 망한 사람 같아서 묘하게 힘을 얻을 수 있는 책.

 

 

(책 외모)

출판사가 책읽는고양이라서 그런지 책이 고양이처럼 앙증맞다. 너무 작아서 조금 큰 주머니에 쏙 들어갈 것만 같다. 얼마 전 소개한 전쟁터로 간 책들에 소개된 진중문고처럼 군복 야상 주머니라면 틀림없이 들어갈 수 있을 그런 크기의 책이다. 할아버지 책을 아주 귀엽게 만들었다.

 

 

(읽게 된 동기)

어떻게 하다 내 독서 레이다 망에 걸려들었다. 내 나이도 곧 은퇴를 바라보는, 아니 이미 또래들 가운데 은퇴한 사람들도 많고, (좋은 말로 은퇴고, 직설적으로는 해고된) 나이다보니 그 이후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다. 그래서 그런 책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가끔 번역가로 살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영어든 일어든 지금부터 좀 공부해놓으면 나중에 뭐라도 번역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참 철없는 생각을 하곤 했던 것이다. 정말 철없다.

 

그런데 이 책 주인공이 바로 그 사람이 아닌가. 70에 쫄딱 망하고 번역가로 변신해 15년 동안 쌩쌩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료 200권을 번역해 냈다니. 그가 했다면 내가 못할 건 또 무언가, 하는 실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을 덥석 집어들었다. 그러니까 결국 내 미래 먹거리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끙끙거리다 발견한 책인데, 85세 할아버지가 적자생존 정글 속에서 현역으로 살아남아 95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책이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내 부모님과 비교해본다면 살아계신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 중간쯤 연세에 해당하는 분이다. 그렇게 비교해야 보다 실감이 난다. 지금 집에서 요양보호사 돌봄을받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식도암으로 1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김욱, 이분을 응원해드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마찬가지로, 나도 용기를 얻는다. 내가 벌써 주저앉으면 안 되지. 패배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어쩌면 김욱 할아버지를 내 노년의 롤모델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대단한 분이다.

 

(읽으면서)

이런 할아버지를 봤나. 참으로 유쾌발랄했다. 85세 할아버지가 쓴 글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책 전체에 건강함이 가득했다. 그리고 여유있는 유머가 충만했다. 물론 그가 얼마나 심하게 망했는지를 읽을 때는 가슴이 아렸다. 마치 나를 얼마 전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 실패를 읽는 사람이 전혀 아프지 않게 유머로 승화시켰다.

 

1장의 제목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사람들은 나의 실패담을 좋아했다.”

그가 책도 내고 해서 좀 유명해졌는지 라디오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 방송에도 나갔단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실패를 이겨내고 지금의 성공신화를 이룩해냈는지를 거창하게 말하려고 벼르고 나갔는데. 웬걸, 라디오 아나운서는 그가 어떻게 쫄딱 망했는지, 그 부분을 실감나게 들려달라고 했단다. 사람들은 타인의 실패담을 들으며 자신의 행복을 증진시키나보다. 그래서 그의 책에는 성공한 이야기보다 쫄딱 망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래서 지금 그가 성공한 상태라 하더라도 배가 덜 아프다. 그는 바닥을 경험한 사람이니까. 나이부터가 벌써 바닥이 아닌가.

 

(가장 슬펐던 장면)

첫 장부터 그는 어떻게 망하게 되었는지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는 망한 사람이었다.

 

은퇴하고 나면 남은 생은 한적한 시골에서 유유자적, 그간 누려보지 못한 호강을 맛보게 될 줄 알았으나 IMF가 터졌고, 평생토록 겪었던 돈 걱정 말년에는 기필코 벗어나보겠다고 겁도 없이 집까지 담보로 잡혀 투자했던 것이 파투가 나면서 일흔을 앞둔 나이에 경매로 집을 날리고 길바닥에 나앉고 말았다. (21)

 

가진 돈도 겨우 500만원에 불과했다. , 나도 파산직전까지 갔던 경험이 있기에(사실 따지고보면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회생전문 법무사 사무소에 인감도장까지 맡겨 논 상태였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가 말하는 길바닥에 나앉다라는 글이 주는 무게를 알고 있다. 그냥 지나가는 글로 길바닥에 나앉았다고 말할 수 없다. ‘길바닥에 나앉는다는 것은 진짜 살던 집에서 덩그러니 몸만 나와 갈 곳도 거처할 곳도 없어지는 그런 상황을 말한다. 그가 그 뒤 다른 사람의 묘를 봐주며 집 관리를 하기로 하는 절묘한 연결이 이루어졌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는 정말 길거리에서 노숙을 해야 했을 것이다.

 

가장 슬펐던 장면은 두 개가 있는데 첫 번째는 그가 초등학교 앞에서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중국산 볼펜을 파는 장면이다. 그 때 그는 70세 할아버지였다. 그의 아내 할머니는 맞은 편에서 붕어빵을 팔았다. 얼마나 짠한 장면인지. 괜히 콧물이 난다. 물론 우리 주변에도 종이박스를 줍고 힘겹게 리어카를 몰고 가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어쨌든 그렇다. 내가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다.

 

두 번째 장면은 평생 몇 번 입지도 않고 아껴 두었던 겨울코트를 고물상 주인에게 2만원에 팔아 넘기는 장면이다. 200만원짜리 코트를 2만원에 판 뒤 그 돈으로 소주와 소시지를 사들고 방에 드러누워 배가 고프면 소주 한 모금 마시고 소시지 하나 먹고, 그렇게 삶을 연명하던 장면은 눈물이 나 계속 읽을 수가 없었다. 아내는 15만원을 벌기 위해 먼 지방으로 식당일을 하러 간 상태였다. 그는 걱정하는 아내에게 문제없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이틀 뒤에 돌아오기로 하고 떠난 아내가, 그쪽에서 붙잡는 바람에 일주일이나 있다 오게 되었고, 그 사이에 저자는 굶어 죽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그는 일주일을 누운 채 거동도 하지 못한 채 지냈고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눈도 뜨지 못할 정도의 쇠약한 상태로 15만원을 벌어 온 아내를 맞이했다.

 

 

(다 읽고 나서)

마음 한 켠이 짠하고 아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부러웠다. 그는 어쨌든 지금 기준으로 성공한 할아버지가 아닌가. 어찌 70세부터 85세가 될 때까지 200권의 책을 번역해 낼 수 있단 말인가. 한마디로 인간승리의 표상이다. 물론 그가 일제강점기를 지냈기에 민족적 아픔의 상처가 있겠지만 그 때문에 그는 일본어를 잘할 수 있었고, 그 희미한 연결고리를 버리지 않고 노년의 직업으로 승화시켰다.

 

내 부친도 저자와 비슷한데, 아버지는 일본어를 잘했다. 대학도 2년간 다녔고 글씨도 유려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와서 행정 대행 업무를 부탁하였는데 아버지는 그때마다 마음씨 좋게 척척 많은 일들을 대신 해주었다. 문제는 그런 일을 해주면서 보증까지 서는 너무너무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본가가 망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그 보증 때문에 일어났다.

 

아버지는 늘 사업을 하면 사기를 당했고 그래서 가진 걸 계속 탕진해야 했다. 마지막에는 집마저도 그렇게 사기와 보증으로 날아갔다. 김욱 할아버지의 글을 읽으면서 아버지도 일본어 번역 일을 했으면 그래도 돈 못 벌어 온다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아버지 노릇을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허 일을 시작하면서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관련 책이 있어서 책 한 권을 통째로 번역 부탁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부탁이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책 한 권을 시원하게 번역해주셨다. 그때 출판사를 찾아 아버지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인데, 그랬다면 아버지 인생도 여기 저자처럼 달라졌을지도 모를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내가 바보다. 아버지 생각만 하면 늘 후회만 앞선다.

 

이제 나도 오십 중반을 넘었다. 김욱 할아버지처럼 노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번역이라. 김욱 할아버지처럼 엉덩이를 꽉 붙이고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죽음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배수진을 치고 있다면 뭐라도 못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 마음을 안다. 죽음으로 배수진을 치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노년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한국사회가 노년 빈곤율 1위를 다른 국가에 주지 않고 있는데, 그 한국사회에서 노년 세대로 진입하고 있다. 10년 뒷면 나도 국민연금을 탈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진 부러움과 안쓰러움의 두 마음 외에, 그를 계속 응원하고 싶은 마음. 그가 밝힌 대로 95세까지는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꼭 실현되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어쩌면 그의 성공이 한국사회의 노년 패러다임을 바꾸는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욱 할아버지. 95세까지 파이팅이다.

그가 번역한 200권의 책을 다 사서 읽고 싶다. 읽어주고 싶다. 그의 희노애락을 같이 느껴보고 싶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그보다 먼저 그가 망하게 된 이야기,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이야기. 폭주노인을 먼저 읽어봐야겠다. 뭐라도 사면 그에게 인세가 가겠지.

 

[선한리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속담이 진짜 맞는 말이구나, 생각했다.

70세에 시작해도 85세까지 15년 동안 일할 수 있구나.

요즘 보험은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큰 사고나 질병만 없다면 100세까지는 기본으로 살아야 하는,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생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

노년기의 삶이 결코 무력한 삶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삶의 개념과 프레임을 도입해야 한다.

 

70세에 시작해 85세까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삶.

건강하다면 우리는 누구나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다.

70세가 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취미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그런 황혼계획을 설계해보자.

 

김욱 할아버지가 가능했다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내 세 번째 인생은 70부터다.

아직 많이 남았다.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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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0-005] 롱 웨이 다운 Long Way Down

 

저자 : 제이슨 레이놀즈

옮긴이 : 황석희

출판사 : 밝은세상

발행일 : 20191230일 초판 1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엘리베이터 시간 여행.

어린 소년에게도 세상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삶은 무수히 복잡한 관계로 엮여져 있다는 것을,

룰이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는 것을,

우리는 회색빛 책을 통해,

어린 소년 열다섯 살 윌의 고통을 통해,

배운다.

 

책은 일반적인 형태의 산문이 아니라, 시처럼 짧고 간결하게 쓰여져 있다.

그래서 소설이라 부르기도 그렇고, 시라 부르기도 그렇고,

새로운 형태라고 해야 할까.

이름 붙이기 모호한 경계에 서 있다.

 

흑인들이 사는 곳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형이 누군가의 총에 맞아 죽는다.

동생 윌은 형에게 배운 대로, 그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세 가지 룰을 따라 형의 복수를 위해 집을 나선다. 형 서랍에서 꺼내든 총을 바지 주머니에 불룩하게 집어 넣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No. 1: 우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No. 2: 밀고하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No. 3: 복수하는 것

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소년은 울지 않았다. 룰을 지켜야 하니까.

소년은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다. 룰을 지켜야 하니까.

소년은 총을 바지주머니에 숨겼다. 룰을 지켜야 하니까.

 

 

그러나 형이 죽고 소년은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 느낌, 그 고통을 느낀다.

그런 심리 상황에 대한 표현들이 이 책을 문학적으로 더욱 가치있게 해준다.

 

나는 한 번도

지진을 겪어보지 않았다.

이게 지진이란 것과

얼마나 비슷한지

모르겠지만 땅이

완전히 갈라져서

입을 벌리고

날 집어삼킨 기분이었다.

(13)

 

8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벌어지는 일이 이 책이 이야기하는 전부다.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짧게 쓰여진, 아동문학으로 분류될 수도 있는 책이지만, 글은 가볍지 않다. 윌의 마음, 윌의 생각을 따라가며 우리는 윌의 입장이 되어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얼마간 어린 소년이 된다. 무서움에 떨면서도 룰을 지켜야 하는 이중감정을 가진 채. 낯선 어른들을 만나는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다. 어린이에게 어른은 언제나 힘들다. 잘 알지 않는가.

책은 세 가지가 교차하면서 독자에게 신호를 주는데, 처음에는 그 신호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첫 번째 신호는 엘리베이터가 각 층에 설 때 표시되는 시간이다. 각 층이 표시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그 때의 시간이 책 윗부분에 표기된다. 문자가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책 표지를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는데 엘리베이터가 한 층씩 내려가는 장면을 보면서 다시 표지를 보게 된다. 표지는 엘리베이터의 각 층이 표시되어 있다. 마지막 1, 로비 층인 L자에 불빛이 들어와 있다. 책 표지는 이미 책 마지막을 암시한다. 엘리베이터의 반질거리는 스테인리스 벽에 반사되어 흐릿하게 보이는 주인공 소년 윌의 모습이 흔들리고 있다.

 

8층에서 마지막 1층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60초다. 복수를 해야 하니 윌은 60초 뒤에 또 다른 살인자가 될 것이다. 이제 그의 운명은 정해졌다. 그 동네가 으레 그렇듯이 그의 인생은 이제 끝난 것이다. 복수는 복수를 낳으니까.

 

하지만 윌이 처음부터 L층을 눌렀음에도 엘리베이터는 각 층마다 서고 각 층마다 사람이 탄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오래 전에 죽었던 사람들, 구멍이 난 사람들이다. 윌의 동네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룰에 따라 그들은 모두 죽었다. 윌은 형을 죽인 범인을 단정하고 있다.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는 복수의 총을 집어 들었다. 과연 그럴까. 죽은 화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놀라운 사실들을 전해준다. 윌은 오줌을 지렸다. 총을 한 번도 잡아보지도, 쏘아보지도, 어떻게 쏘는지도 모르는 복수자 윌은 과연 무사히 1층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두 번째 신호는 글자 조합, 에너그램이다. 이 재미난 게임은 주인공 윌이 즐겨하는 놀이인데, 소설 중간중간에 챕터처럼 끼워져 있다. 이 영어 알파벳 놀이는 각 층에서 탑승하는 사람들과는 무관하다. 그러니까 7개 층에 일곱 개의 놀이가 펼쳐지는 게 아니라, 단 네 개의 에너그램이 중간에 들어가 있다. 이것을 잘 관찰하면 작가의 서술 방식을 조금 더 이해하고, 주인공과 탑승자의 상관관계를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순전히 내가 생각해 본 방식이다. 작가는 전혀 다른 뜻으로 이 부분을 집어넣었을 수도 있다.

 

가령, 에너그램 네 번째는 CINEMA를 바꾸어 ICEMAN으로 만드는데, 아이스맨은 살인강도의 뜻이 있다. 아이스맨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봐도 이 뜻으로는 찾아지지 않는다. 겨우 한 사전 사이트에서 이 뜻을 찾았다. 영화를 좋아했던 형, 그러나 영화는 달콤하지 않다. 그것은 살인강도자가 될 주인공, 윌의 다른 모습이다. 그는 곧 아이스맨이 될 것이다.

 

세 번째 신호는 탑승자다. 탑승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들은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떠나는 게 아니라 계속 머무른다. 중간에 내리지 않는다면 그렇다. 그래서 좁은 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죽었던 사람들이 계속 타면서 서로 아는 체를 하고 그들의 살아생전에 있었던 일들로, 그리고 윌이 몰랐던 어른들의 이야기, 숨겨진 이야기들이 베일을 벗는다. 윌이 바라보는 세상, 자신이 생각하는 진리는 종종 오해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우리의 시야는 언제나 좁다.

 

탑승자는 반전이다.

누가 타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누가 타는지를 여기에서 밝힐 수는 없다.

 

다시 책 제목으로.

책을 다 읽고 나자, 책 제목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한국 독자라면, “롱 웨이 다운이라는 영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LONG WAY’는 먼 길, 먼 곳, 동떨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ONG WAY DOWN’은 그러니까 아래로 내려가는 아주 먼 길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8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60초의 길이 물리적인 시간과는 무관하게, 윌에게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같은 매우 긴 시간, 매우 먼 길이 되었다. 책 제목을 우리 말로 멀고 먼 길’ ‘내려가는 길’ ‘긴 여정으로 번역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책 마케팅 차원에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어 자체를 우리나라 발음으로 제목을 정하는 경우가 많고, 직관적으로 책의 분위기를 이해하기 어려운 감이 있지만, 우리말 번역도 역시 책의 분위기를 전달하기에는 다소 어렵지 않았을까 하고 이해해본다.

 

다시 책 표지로.

정말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표지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형이 죽고 동생이 복수하러 간다는 짧은 줄거리를 듣고 아마 추리소설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책 표지에 커다랗게 은박으로 박힌 뉴베리 아너상은 아동문학상이다. 그건 알고 있었다. 나름 아동문학 작가이니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책 표지가 아동문학과는 결이 달라 애써 무시했었다. 청소년 추리소설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잿빛 표지는 출판사 이름 밝은 세상과는 결을 달리한다. 마치 어두운 세상으로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아주 어둡진 않지만 그렇다고 밝은 세상을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고 표지를 다시 살펴보자. 엘리베이터 층 버튼은 제일 아래 1층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이제 소년은 1층으로 내려온 것이다. 비록 오줌에 지리기는 했지만 그는 마지막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소년은 총을 꺼내들고 형에게서 배운 룰을 따라 범인이라고 지목한 녀석에게 달려가 총을 쏠 것인가.

 

말이 입 밖으로 나온

동시에

다시 들어간 기분이었다.

 

내 속으로

들어가서

내가 내 이빨이라도

집어삼킨 것처럼

안에 있는

모든 걸

잘근잘근 씹어댔다.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다 읽고 나서.

책에서는 그 이후 상황을 알려주고 있지 않다. 1층에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래서 우리는 추측할 수 있다. 밝게 빛나는 저 불빛의 의미를. 잿빛에서 환한 빛으로의 이동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밝은 세상이 될 수도 있음을, 이제 복수의 룰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소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열다섯 소년 윌의 마음을 쫒아가는 심리소설이다. 형의 죽음을 통해 복수의 꿈을 꾸고 실천에 옮기려고 하는 멋진 동생이지만, 룰이 바뀌어야 죽음이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새로운 룰을 시작케 하는, 동네 녀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루저가 되는 동생의 변신 이야기다. 결과는 보여주지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예상할 수 있다. 그래야만 이 청소년 소설이, 마약을 하고,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는 많은 청소년 사이에서 회자되고 읽혀져 그들의 룰이 바뀌도록 하지 않을까. 그래야 뉴베리상을 받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래야 작가가 마음속에 아픔을 간직하고 써내려간 이 이야기가 잿빛 이야기로 끝나는 아픔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보는 것이다.

 

[작가의 말]

 

작가의 마지막 말은 이 책이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누구를 위한 책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냥 쓰인 책이 아니다. 목적이 있는 글들의 조합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선한독서로 갈 수 있다.

 

너희의 증언은 중요해.

너희보다 나이가 두 배나 많은 사람들의 실패 때문에 너희의 인생이 희생당하곤 해.

하지만 너희는 이겨낼 거야. 이겨낼 거야.

(저자, 감사의 글)

 

[선한 리뷰]

얘야, 세상은 내려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거란다.

누굴 만날지 짐작할 수도 없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도 없단다.

그러니, 이제 복수의 꿈은 잊으렴.

네 복수는 누군가가 이미 대신 했단다.

네 마음은 하늘에 전달됐으니,

이제 형의 죽음에서 자유로워지렴.

네 잘못은 아니잖니.

 

내려가는 길이 아무리 길고 힘들어도

중간에 포기할 순 없단다.

끝까지 내려가야

우리는 내려놓을 수 있단다.

어른도 마찬가지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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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수업 -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계속하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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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선한리뷰 2020-004] 1인 출판사 수업

 

저자 : 최수진

출판사 : 세나북스

발행일 : 2019121일 초판 1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계속하기,는 가능한 걸까?

프리랜서가 가지는 자유로움은 재정 불안정성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프리랜서와 1인 기업 대표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모든 직종, 모든 사업은 개별적이고 상대적인 특성을 가지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 선구자로 비쳐지는 사업 선배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만큼 인생후배, 사업후배에게 유혹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사업을 꾸려나가는 대표의 성격이 쾌활한가, 조용한가, 사교적인가 하는 부분에서부터, 경영을 방만하게 꾸리는지, 알뜰하게 영수증 하나 챙기면서 사업을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은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초기에 비용은 얼마나 들어가는지, 이것 말고 또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는지 등 실제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소한 것 하나부터 굵직한 문제들까지 모두 안개와 같아서 새로 그 길을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기고 주저하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뒤를 이어 같은 길을 걸어가려는 사람들에게, 지름길을 안내해주는 지도가 되기도 하고, 표준 지침이 되기도 하며, 똑같이 따라 해도 어느 정도 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매뉴얼이 되기도 한다.

 

지긋지긋한 회사라는 곳에서 탈출하여 자신만의 사업체를 꾸리거나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예비 프리랜서, 지금은 직장에 얽매여 상사가 시키는 일을 꾸역꾸역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기필코 독립하고 말리라, 이를 갈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아직도 꿈속의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독자가 꿈꾸고 있는 꿈의 프리랜서 선배가 5년간의 경험을 직접 밝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간다. 설령 프리랜서의 좋은 점만 가득 풀어 놓았다 해도 우리는 이 책을 외면할 수 없다.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가보지 못한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의 소중한 체험담이므로.

 

이 책은 세나북스라는 1인 출판사를 차리고, 5년 동안 전자책을 포함하여 거의 50권에 달하는 책을 출판해 내고 생존함으로써 1인 출판사의 성공신화를 이끈 최수진 세나북스 대표의 세나북스 생존기가 담긴 책이다.

 

나 역시 저자와 같이 자신의 글을 출판해줄 곳을 찾지 못해 스스로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출판한 경험이 있다. 동화를 출판하기 위해 행복한풀잎이라는 1인 출판사를 차리고 전자책 두어 권을 출판했었다. 그러나 저자처럼 끈기를 가지지 못했고 그녀는 결국 기존 직장을 버리고 1인 출판사에 인생을 걸고 독립에 성공한 것에 반해 나는 결국 출판사를 폐업 처리하고 말았다.

 

저자는 지금도 1인 출판사를 시작한다고 하면 두 손 들어 말린다고 한다. 그녀는 이전에 출판사라는 곳에 1도 근무한 적이 없었다. 출판의 경험은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1인 출판사의 선배가 되어 후배들에게 이런 책을 쓰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들어가며에 이런 고백이 나온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1인 출판사 운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남편 월급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8년 동안 일했던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 해지한 개인연금은 사업에 다 투자했습니다. 이런 힘든 상태는 2017년 중반까지 계속되었습니다. (4)

 

그러니까 저자는 2015년 자신의 첫 책을 출판한 뒤 2017년까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개인의 자산을 계속 투자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로 볼 때, 최소 2년간 들어오는 돈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대체방안이 없다면 쉽사리 이 길로 들어설 수 없음을 암묵적으로 알 수 있다. 견딜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배우자의 월급이든, 적금이든, 퇴직금이든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자금이나 생활력이 있어야 사업은 굴러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가 왜 두 손 두 발 다 들어 말리는지, 1인 출판사 99%는 망한다고 말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들어가며의 소제목을 ‘1인 출판사,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적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1인 출판사 일은 매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프리랜서가 가지는 장점을 모두 충족시킬 수가 있었다. 일과 가정이 혼돈해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녀들에 대한 시간을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남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그가 이제는 실패하지 말고 성공하는 1인 출판사를 돕기 위해 이 책을 통해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새로 출발하는 사람들의 앞길을 비추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바라면서.

 

주변에서 1인 출판사를 한다고 하면 일단 말립니다. 그 이유는 준비 없이 시작하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다 쓰고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7)

 

1인 출판사, 프리랜서의 장점은 무엇일까, 저자가 직접 경험한 장점들을 손꼽아 보자.

1. 일과 삶의 경계가 없이 혼연일체되는 생활이 가능하다.

2.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아이들 키우기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다.

3. 취미와 일의 경계도 없다.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일 때문이지만 날마다 서점에 갈 수 있다.

4. 끊임없이 도전할 일이 있다. 모든 업무를 혼자 다 처리해야 하므로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도전할 것도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5. 글을 쓰고 작가님들 만나는 일이 일상이다. 그녀는 이 일이 꿈만 같다고 말한다. 작가들과 만나면 책 이야기, 출판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나도 읽었던 책이지만, 그녀가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따온 이야기는 너무나 내 아픈 곳을 건드렸다. , 아킬레스 건이여.

 

당신이 지금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은 당신 자신의 것이 아니다.” (18)

 

책이 인쇄되어 처음 만나는 날은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을 품고 잠시 눈을 감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런 일이 가능한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19)

 

저자의 행복과 기쁨에 나도 도취된다. 미칠 것만 같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아직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는 사람에 불과한 것을. 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하지만 저자는 그런 나에게 다시 워워~ 하며 꿈 깨라는 신호를 보낸다. 너 그거 진짜 욕망이야? 하고 물어본다. 저자는 진짜 욕망과 가짜 욕망을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가짜 욕망과 진짜 욕망을 구분해야 한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나는 정말 출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러기 위해서는 어딘가에 자꾸만 적어야 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 오늘의 나는 어떤 일을 했고 뭐가 되고 싶은지, 앞에서 언급한 일기나 메모가 나의 진짜 욕망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108)

 

매우 작은 판형에 (세나북스의 책은 모두 매우 작고 얇다.) 얇아서 어디서나 쉽게 펼칠 수 있는 책이 세나북스의 책이다. 굳이 300쪽의 두꺼운 책을 만들 필요는 없다. 쉽고 들고 다닐 수 있는 세나북스의 작은 책이 오히려 좋다. 아마추어 냄새가 약간 나지만 표지도 단순하고 글도 순수하다.

 

앞서 출판된 프리랜서 번역가 수업책에서는 프리랜서 번역가의 힘든 점이 부각되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부정적 요인보다는 긍정적 요인, 그리고 구체적인 준비사항이 많이 설명되고 있다.

 

이 책은 제목만 훑어보아도 1인 출판사에 대한 깨알 같은 팁들이 가득한 걸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작고 얇다고 얕보지 말라는 말이다.



 

140쪽에 불과하지만 11,000원이라는 책값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작은 책방을 꿈꾸는 사람, 1인 출판사를 꿈꾸는 사람,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선한리뷰]

99%는 망한다. 알고 시작하라.

회사 다니면서 꾸준히 준비하라.

 

길게 준비하는 만큼 성공에 도달하는 시간도 짧아질 것이다.

당신의 진짜 욕망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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