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잠을 설쳐가며 끝까지 이 책을 읽어야 했던 이유는 잠자고 있던 불안함과 억제되어 있는 열망 같은 것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 이야기 속에 빠져들자 잊고 지내던 인간의 불순한 것들(우리가 그렇게 여겨버리는)이 꿈틀거리는 이상한 불안감이 생겨서 결과를 보지 않고는 잠들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오스터의 '폐허의 도시'보다 이 소설이 한수 위인 듯 하다.

만개의 돌로 벌판을 가로지르는 벽을 쌓는 작업의 세세한 부분이 진행되면서 얻는 소소한 변화, 움직임들에 대해 얘기하고 하고 있을 뿐, 만개의 돌로 된 거대한 벽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의문은 등장인물 중 그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나같으면 분명 그 일을 시작하기전에 그 일의 정당성을 고민하다 지쳤으리라..

깔끔하고 무겁지 않은 문체로 인간심리를 꿰어 가는 폴 오스터의 통찰력에 반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