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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현경 순례기 1
정현경 지음 / 열림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형광색 겉표지에 동그란 그녀의 얼굴은 참 강렬하다. 이 책을 소개받은 건 작년여름 대학원에서 독서치료를 공부하던 한 선배로부터이다.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거야 란 말을 뒤로한게 어느덧 1년이 흘렀고 이제사 내가 한번쯤은 읽어주었으면 하는 표정으로 만나게 되었다. 어느덧 읽으면서 느끼던 감흥은 잦아들었지만 그녀가 나에게 준 강렬한 인상만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난 한때 여성성이 낯간지러웠다. 웬지 갑갑하고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양 여성이여서 해야 하는 일들에 매우 싫증이 난다. 여자임으로 제제받아야 했던 사소한 사건들이 너무나 싫었고(특히나 사사건건 여자가..로 잔소리를 하시던 같은 여성으로서의 엄마의 고정관념), 그 속에 매몰되어있는 '나'의 사고 역시 여자라면..이라는데 익숙해가고 점점 저항 없이 따르고 있는 것을 느꼈을때..양성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은 멀어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것 또한 좁은 소견의 나의 착각이었다. 현경은 달랐다. 진정한 아름다움에서 피어나는 여성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그녀는 시간이 없다고 외치면서 우리모두가 살림이스트가 되어가길 호소했고 아름다움이 해결방법임을 알려주었다. 여성이 가진 아름다움에 자긍심을 심어준다고나 할까?(외적 & 내적) 그녀의 삶은 늘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물론 만나는 이가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긴 했지만 그것은 그만큼 그녀의 시선이 아름답게 보는데에 능통했기 때문을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보았다)과 자유롭고 정신적으로 풍부한 시간으로 가득했다.(명상훈련과 동안거를 비롯한 내적탐구에 대한 수많은 체험들이 무척 부러웠다) 처음에는 부럽기만 했다. 이 여자 너무 잘난사람아냐? 무척 잘난 사람의 자신감이 아닐까..화려한 사람인줄 착각했지만 읽고 있는 동안 내내 그녀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녀가 생태여성신학을 강의하고 유약한 페미니스트라는 둥 그런 식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읽는 동안 나를 들여다보게 하고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까다로운 책이었기 때문에... 다만 지금이나마 극단적 페미니즘 신봉자에게 반감이 있었던 나에게 아름다움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고마운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대하게 되면 이런 느낌이 전해져 올지 모를 일이지. '한번 읽어보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