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개의 거짓말
라픽 샤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세상에 한개도 열개도 아니고 1001개씩이나 살아온 날 거짓말 한걸 합하면 이만큼 될까요.. (넘겠다.소소한것 까지 합치면.^^;;) 천일야화의 본거지가 고향인 작가는 아랍의 모르가나를 배경으로 사딕(='진실'이란 뜻이래요)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아이러니하게 사딕이란 이름을 지닌 주인공은 거짓말로 이야기를 해주기에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랍니다.

어느날 모르가나로 온 정직한 서커스단에 매혹된 사딕은 그곳에서 이야기해주는 공연을 합니다. 사딕의 수많은 친척들과 이웃의 이야기는 거짓말로 과장되기도 하고 재밌게 단장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너무 너무 황당해서 오히려 진실같은 이야기가 매 장마다 펼쳐지는데 과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는 사람향내나는 이야기들었습니다. 아랍사람들의 독특한 습성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소설속에 사딕과 서커스단 사람들간의 우정과 사랑이 안정된 배경으로 깔려있던 것이 읽기에 편안함을 주었던 것도 같습니다.

숨차도록 거짓말이 등장했다면 끝없는 진실함도 함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거짓말도 없었고 진짜도 없었습니다. 그냥 '있음'이 있었다고 할까요..^^ 마지막장의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짜 메세지가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했거든요. 1등을 위한 스포츠전쟁으로 비유한 그는 대안경기로 '인간적인 경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한 마지막 거짓말이라고 할까요. 기록조차 없는 그 멋진 경기는 천천히 하는 경기, 느리게 하는 경기 일 뿐 아니라 모두가 메달을 나누어가지는 평화롭고 공평한 경기이기도 하지요..우리가 이기기 위한 하는 짓들을 마음껏 비웃어주고 있습니다. 진짜 정신은 온데 간데 없어져 버렸으니까요.^^물론 느리게 경기에 임하기 위함은 새로운 경쟁이 되어 그 '인간적인 경기'마저 얼룩지게 하지만 말입니다...

옛날 이야기가 듣고 싶을 때 있잖아요..옛날 옛적엔 말이지..하며 시작되는 따뜻한 이야기..그런 얘기 생각날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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