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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김선미 지음 / 마고북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가의 시대인가?
세상에는 어떻게 쉬면 좋을까?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의미가 있을까?
무슨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을까?
말 그대로 남는 시간 혹은 쪼갠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새로운 고민을
수개씩 만들어내는 현대인이다.
더우기 자신이 하는 일에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것을 강박적으로 즐기는
종족인 대한민국 사람...
음식하나에도 여행지 하나에도 거창한 의미나 수식어가 붙은걸 좋아하게 되고
이벤트를 쫓게된다.
하지만 막상 남는건 그야말로 건조해진 사진 덜렁~ 피곤함~ 혹은 기대에
못미친 실망감....등등.
그런의미에서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는 그 거창한 모든것을 탈피하고
여행이 여행 그 자체가 주는 기쁨을 알게하는 참 괜찮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본론적으로 말하자면,
책 내용이나 제본 자체는 글쎄... 잘 쓴 기행문 정도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은 "그랬다" "~했다" 여행자체가 군더더기 없어 그런가? 글 느낌도
요란 수식어나 감정표현의 남발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건조하고 딱딱한
내용처럼 읽혀지기도 했지만 그 중간중간에서 나오는 다양한 느낌들을
대리만족하기 보다는 "나도 한번 꼭 가봐야지"라는 마음이 우러나게 했으니
책으로 대리만족을 얻기 위해서라면 이 책은 한마디로 별루라 하겠다.
또...
가정을 이루고 살고, 빡빡한 직장생활에 커가는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위해 항상 체험, 놀이, 여행, 연수 뭐 그런것들에 솔깃해지는 부모의
입장으로 본다면 이 책은 동기부여랑 엇비슷한 [용기부여]해 주는 책이랄까.
언제부터인가 집 밖을 나서는게 두려워져 하루종일 방에 콕 박혀있던 날이
많아지고 있다. 다녀오면 돈도 들고, 더더군다나 주말이 지나고 찾아오는
일상에 지칠까 걱정되고, 내가 생각한거랑 너무 다르면 어쩌나 뭐 그런
시작도 하기전에 맘이 먼저 지치고 생각이 지치니 용기는 아마 저 가슴속
한귀퉁이에서 내 눈치만 보고 있었을터....
그래...무작정 한번 나서볼까? 하는 용기가 불끈 솟게 만드는 책이다.
멋진곳이 아니어도 맛난것을 먹을 수 없어도...그저 함께라서 행복하고
내가 보는것 내가 느끼는것을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강요하기 보다
그냥 같이 보는것으로 만족할 그런 여행을 나서볼까?
그렇게 책의 중간을 넘어설때 쯤 책은 나의 등을 떠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아쉬움을 말하자면
제본이나 글 구성이 좀 그냥 월간지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좋게 생각하면 쉽게 편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좀더 깨끗한 화면구성이나 글의 크기등을 조절했으면 그리고 사진들이
글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간에 들어있어서 사진이나 밑에 달린 설명을
읽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니 글의 흐름이 끊기고 읽으면서도 사진과
현재 본론이 엇갈려 좀 불편하다고 해야할까...
또...이 책 뿐만이 아니라 여행수기를 모두 통털어 꼬집고 싶은것은
농촌을 시골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시골을 바라보는 도시민들의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말을 정리하고 싶다.
다들 시골을 떠올리면 다들 비슷한 풍경이 떠오를것이다.
항상 푸근하고 정이 넘치고, 깨끗한 푸르름과 맑은 공기에, 그리고
도시처럼 빡빡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가 거기에 있을듯한 그래서 때묻지
않았으면 하는...
나 역시 이런말을 하면서도 그러기를 바래본다.
하지만 그러기를 바라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자기가 휴식하기 위해 갔을때 자신이 바라던 환경이 그랬으면 좋겠다한다면
어디 잘 차려진 휴양지에서는 가능하다.
...하지만...
시골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당신과 같은 문화와 편리를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거다.
도시민이 편하게 카터를 끌고 다닐때 시골에는 그 카터마져도 버거운
평균연령이 높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시골이다.
패스트푸드점이 있다고 해서... 대형 할인점이 있다고 해서 메말라 간다느니
때묻어 간다느니 하는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한다.
그곳도 엄연히 도시 못지 않은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인생의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