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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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우리는 많은 음식들을 먹고 마신다.

그중에는 몸에 좋을 것을 기대하며 먹는 음식도 있고, 그저 맛있고 달콤해서 자꾸 먹게 되는 끊을 수 없는 음식도 있을 것이다.

몸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게 되는 음식들.

몸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먹지 않게 되는 음식들.

 

그 음식들이 우리 몸에 끼치는 진짜 영향은 무엇일까?

내 몸속에 들어온 음식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해답이 이 책에 있다.

 

 

수면의 후성적 효과는 대단히 크다. 단 하룻밤을 새우는 것만으로도 많게는 269가지 유전자에 후성적으로 악영향을 끼쳐서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비롯한 유전자들이 단백질 생성 작용을 못 하게 만들 수 있다.

P.121

 

 

이 책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먹는 것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어떻게 현명하게 음식을 고르고, 먹고, 몸을 병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담겨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몸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 챕터에서는 의학적 지식들을 일반인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혈관 신생, 재생, 마이크로바이옴, DNA 보호, 면역에 대해 다루면서 우리 몸을 우리 스스로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조금 어려운 의학용어가 등장하더라도 기본적인 설명을 너무 쉽게 풀어주고 있어서 전혀 부담이 없다.

 

먹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특히나 적당한 운동과 금연,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앞에 발췌해 놓은 문장이 나를 식겁하게 만들었다.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들에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깨닫게 되니 뒷골이 서늘해진다.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을 3년째 유지하는 중인데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반성했는지 모른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밤을 새우고 아침에 간신히 잠에 든 날들이 일주일이 넘는데, 내 몸 안에서는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겠구나 싶으니 내 몸에게 너무 미안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 몸에게 미안해지곤 했다.

참.... 몸에게 나쁜 짓 많이 했구나, 내가.

 

 

 

 

몸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끝냈다면, 다음 장인 진짜 식품 이야기로 넘어간다.

몸에 좋다는 식품들이 넘쳐나게 많은 세상이지만, 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말에 의해 알고 있을 뿐 제대로 된 상식을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어디에 좋다'는 음식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 여러 홈쇼핑과 온갖 인터넷 쇼핑몰에서 그 제품을 판매하느라 혈안이 된다.

다음 상품이 새로운 효능으로 우리를 놀래키기 전까지 미친 듯이 소비되는 건강보조식품들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서 이제는 다 헤아리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그중 한두 가지 정도는 나도 사 먹어본 적이 있다.

한동안 베리류 가루를 사서 요거트에 섞어 먹었었고, 견과류를 소포장해 놓은 제품을 사서 먹기도 했었다.

물론 '한동안'이었다는 게 문제지만.

 

 

음식에서 얻는 성분에는 압도적인 효과나 파괴력이 없다. 음식을 통해 조금씩 체내에 흡수되는 생리활성물질은 혈관신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인체 스스로의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얻는 혈관신생 요소들은 단순히 과도한 혈관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 그친다. 즉 암에 영양 공급을 차단하려다가 심장에 필요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우려는 없다.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 반대의 경우,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음식도 혈관이 순환계의 자연적인 한계 이상으로 과잉 증식하도록 만들지 않는다. 

P.160

 

 

이 책은 그런 상업적 목적들로 얼룩진 건강보조식품보다는 자연식을 추천하고 있다.

물론 살고 있는 나라에 따라, 개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식품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기에 선택의 폭이 매우 좁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서 식품을 고르고 추천하기 때문에 어쩐지 더 신뢰가 가기도 한다.

 

혈관신생에 관여하는 식품들, 면역과 DNA 보호에 관여하는 식품들, 재생을 돕는 식품들, 마이크로바이옴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뿐 아니라 암을 억제하거나 암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 효과 있는 식품들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특히나 그런 효과가 있는지 몰랐던 식품들에 대해 알게 되어서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도움이 될 정보일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눈에 띄었던 식품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자면,

녹차, 호두, 유산균 제품, 베리류, 강황, 커피를 들 수 있겠다.

녹차나 홍차, 커피에 든 카페인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럴 수가, 카페인의 순기능을 새롭게 알게 된 시간이었다.

특히나 호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꼬박꼬박 챙겨 먹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 리뷰를 읽는 분들도 호두와 녹차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챙겨 먹기를 권해본다.

 

 

 

 

5×5×5 플랜은 5가지 건강방어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 중에 각자 좋아하는 것을 식사나 간식에 최소 5가지씩 매일 최대 5번 섭취하는 전략이다.

<중략>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식을 식단에 넣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즉 특정 식품을 배제하기보다는 몇 가지를 덧붙여 챙겨 먹도록 유도하다.

P.356

 

 

그다음 챕터에는 몸에 좋은 이 식품들을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에 적용할 것인지를 일러준다.

작가가 고안한 방법인 5×5×5 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각자의 생활 패턴과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적용하기를 권한다.

심지어 요리법까지 알려주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과학자가 일러주는 요리법이라니.... 괜히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일까?

 

거기다 선호식품 목록을 체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5×5×5 일일 워크시트'까지 첨부되어 있는데, 장 보기 할 때 미리 사진으로 찍어서 이용하라고 권해준다.

와 이런 섬세함은 진짜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런 종류의 책들이 수없이 많다고 알고 있지만, 모든 책들이 이렇게 섬세하지는 않을 것만 같다.

(음식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편이라 내겐 이 책이 처음입니다만.^^)

 

 

 

 

이 책이 추구하는 가장 좋은 점은,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강력하게 먹지 말기를 권했던 '인공감미료'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식단에 더하여 몸에 좋은 식품을 플러스해서 먹기를 권한다.

물론 붉은 고기나 당류를 피하고 채소 위주의 저염식이 몸에 좋다고 권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갑자기 기존의 식단을 완전히 갈아엎고 몸에 좋은 것들로만 이루어진 식단을 섭취하라고 강제하지는 않는다.

만약 몸에 나쁜 식품을 끊을 수 없다면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몸에 좋은 식품도 함께 섭취해서 그 간극을 줄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이 책에 독자를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나쁘니까 하지 마,라는 말은 쉽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일은 너무너무 어렵다.

특히나 우리가 음식으로부터 얻는 '먹는 즐거움'은 쉽게 포기되는 종류의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즐겁게 먹으면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이제는 터득해야만 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몸에 좋은 식품들 중에서 내 입맛에 맞고, 내가 좋아하고, 평소 즐겨먹던 식품들을 골라 5×5×5 플랜을 실천하는 일은 그런 방법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나만의 5×5×5 플랜을 작성해 두었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때로는 3×3×3 플랜이 되어버리더라도, 내 몸이 스스로 치유하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꼭 실천해나갈 것이다.

아직 심각한 병이 생기기 전인 지금이 진짜 노력해야 할 때 일 테니까.

 

모두 함께 읽고, 모두 함께 건강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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