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 - 흔들리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야하기 나오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제대로 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남들보다 현저히 느린 템포로 움직이고, 느릿느릿 삶을 살아가는 편인데, 시간에 쫓겨 내달리는 사람들 마냥 피곤하기만 하다.

충분히 쉬고 있고, 지칠 만큼 일하지도 않는데도, 도대체 왜 매일매일이 피곤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제대로 쉰다는 것'

그것을 할 수 있게 되면, 내가 느끼는 피로감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며 간과할 수 없는 것, 그것은 바로 지금을 느끼고 지금을 즐기고 지금으로 의식을 되돌리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정신을 온전히 하나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P.162

 

 

- 지금에 집중하는 것!

 

이 책에는 여러 형태의 마음챙김이 담겨 있는데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가장 큰 맥락은 바로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금을 온전히 살아 낸다는 것.

많은 책들에서 그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들 '지금에 집중하라, 지금이 중요하다, 오늘이 모여 삶이 되는 것이다' 그런 조언을 참 많이도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온전히 지금에 머무는 일이 왜 이리도 어려운지.

자꾸만 이곳저곳에 쉴 새 없이 마음을 빼앗긴다.

제대로 된 집중을 하지 못한 채, 지금 몸은 이곳에 있지만 정신은 다른 곳에 있기 일쑤이다.

 

이 책에는 감사하게도 그 '집중'에 대한 방법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우리가 지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먼저 온화한 마음과 건강한 몸을 되찾으라 말한다.

그런 다음 내게 맞는 적당한 삶을 되찾고, 있는 그대로의 감각을 되찾고, 자연 속의 나를 되찾으라 한다.

그렇게 나만의 삶의 템포를 찾아내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삶에 조금 더 성큼 다가서게 되는 게 아닐까.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몇 군데 소개해 보자면,

일단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내 몸에 집중하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몸속의 장기들의 이야기를 다 알아챌 수는 없겠지만,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 근육의 변화, 통증의 정도를 기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몸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일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테고, 언제 쉬어야 하는지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함부로 사용했던 몸에 감사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부분은, 행동의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행동에 여운을 남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의 움직임은 모두 소리를 지닌다.

소리뿐 아니라 움직임은 잔상을 남기기도 한다.

바로 그 소리와 잔상의 여운을 끝까지 음미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움직임의 멈춤을 가만히 응시하는 일.

머릿속으로만 그려보아도 움직임의 정갈함을 느낄 수 있다.

늘 소란스럽게 움직이거나 급하게 몸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음을 줄이고 움직임 끝의 진동까지 갈무리하는 것은 몸을 떠나 마음의 움직임까지 정갈하게 만들어주는 일이 되어 줄 것 같다.

마치 다도를 할 때의 마음과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다도 또한 지금에 집중하는 마음과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니까 말이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합니다.

사진으로 만족하지 말고

진짜 자연을 눈으로 감상합니다.

P.154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자연을 가까이하라는 것이다.

하늘을 자주 보고, 자연의 모든 것들에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자연은 느끼는 일.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기계에 너무 얽매여 살아가고 있다.

컴퓨터와 핸드폰을 멀리하면 가끔 바보가 되어 버린다.

예전엔 그렇게도 많은 전화번호를 외우고 다녔는데, 지금은 정말 가까운 사람의 번호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보 또한 내 머리에 저장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핸드폰을 통해 검색이 가능한 일상을 살게 되면서, 뇌는 점점 게을러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을 기계에 의존하고 있고, 삶과 시간을 통제당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이 곤욕스러운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졌다.

 

책을 보다가도 핸드폰의 알림 소리에 금방 집중이 깨어지고 만다.

핸드폰이 살아있는 시간에 나의 집중은 너무 쉽게 박살 나버리고, 그 외에도 많은 기기들이 나의 집중에 딴지를 걸어온다.

그런 것들이 없던 삶이 불행했느냐 물으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제는 스마트 기기가 없는 삶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어졌다.

물론 장점 또한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시간'에게 그것은 독약과도 같다.

가장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말이다.

 

쉬는 동안 우리는 침대에 누워, 혹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진짜 쉼이 아니지만, 즐거움을 느끼고 있기에 그 시간들을 힐링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쉬었다고 믿었던 시간의 대부분은 핸드폰이 함께 했다.

아무리 쉬어도 나는 피로하고 지쳐있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그건 쉬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천천히 걸었어야 했다.

바람은 느끼고, 계절을 느끼고, 하늘을 보고, 나뭇잎의 반짝임을 더 많이 느꼈어야 했다.

핸드폰을 놓고 진짜 쉼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했다.

 

자연 속으로 걸어들어가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온전히 느낄 때 평온이 찾아온다.

 

 

 

 

간결한 저자의 말들은 이미 우리가 알거나 느끼고 있었던 것들 일 수도 있다.

그래야 한다는 걸 알지만 하지 못했던, 혹은 놓지 못했던 것들, 우리를 힘들게 하고 얽매던 것들.

그런 구속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과 정신을 되찾아 와야 한다.

온전한 나로 돌아와 내 몸과 내 마음과 내 정신에 집중할 때, 우리는 온전한 지금을 살게 되는 것이다.

 

지금에 집중한다는 것이 바로 제대로 쉬는 일이라고 말한다.

번잡한 생각들에 마음 빼앗기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지금 하는 일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는 것.

그것이 청소든, 운동이든, 독서든, 차를 마시거나 잠을 자는 일이든 그 순간에 다른 것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머무를 수 있다면 그 집중의 순간이 우리를 쉬게 하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을 온전히 살아내자.

 

 

하지만 생각해보면 애초에 미래는 지금의 연속이니 우리는 항상 미래의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매분 매초가 미래입니다.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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