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김달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는

함께하는 시간 동안 변해가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것.

P.49

 

 

 

당신은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가?

 

사랑에 올바른 방법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느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잘못된 연애에 허우적대느라 스스로를 전부 소진해버리고 있을 누군가에게는 '제대로 사랑하는 법'이 간절할지도 모른다.

왜 매번 내 연애는 이렇게 진흙탕 같을까?

어째서 나는 사랑을 할 때마다 이렇게 울고만 있는 걸까?

뭐가 문제지?

 

질척이고, 우중충한 연애를 그만 끝내고 싶은 사람.

사랑 앞에 매번 을의 자리만을 부여받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너무 좋은 '연애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 왜 이런 책을 못 만난 걸까.

 

내 망한 연애사를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난 사랑을 가장 멍청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온 우주가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도는.

내 살 깎아먹는 멍청한 연애만 주야장천 했었다.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건 줄로만 알았다.

사랑하니까 진흙탕을 구르고 매일 울어도 참아야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현명한 연애를 할 수 있었을까.

어쩔 수 없이 그런 연애를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내가 나 자신을 부족하다고 여기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못된 연애는 자존감을 깎아 먹는 무서운 벌레다.

자꾸만 나에게서 잘못을 찾고, 나에게서 부족함을 찾고, 그러다 어느 순간 진짜 나는 사라지고 만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게 되는 순간, 사랑은 가장 더럽고 추한 시궁창에 처박혀버리고 만다.

그것을 이렇게 책으로 배웠다면 참 좋았겠지만, 나는 직접 겪으며 깨달았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연애에 대해 물으면 한숨부터 난다.

나는 왜 그토록 순진하다 못해 멍청했을까.

 

지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연애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관계를 현명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사랑은 느낌,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숨김없이 따라 걸어야 한다고 믿었는데, 책을 읽을수록 잘못 옮긴 걸음들이 아파왔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좀 더 빨리 깨닫지 못해서 끝끝내 벽으로 돌진해버린 자동차에서 뛰어내리지 못한 채 같이 망가져버린 첫 연애.

지나고 나면 이토록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그때는 왜 그렇게도 보이지 않았던 걸까.

 

그렇다.

사랑에 빠진 우리는 이미 두 눈이 멀어 너무 선명한 진실마저 보지 못하고는 한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순간, 이 책을 펴 들고 냉정해져보자.

남들은 다 보이는데 오직 나만 못 보고 있는 그것, 그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감정이 섞이지 않는 남의 눈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나를 뜯어말리는 가까운 지인의 말보다, 낯선 타인의 'NO'가 훨씬 더 마음에 와닿기도 하는 법이니까.

 

 

 

 

 

 

사랑에 상처받고, 관계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고, 위로해 주는 일을 하는 작가의 글은 생각보다 더 괜찮게 다가왔다.

상담하는 글들은 개인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보편적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누구라도 겪었고, 겪고 있고, 겪기 쉬운 일들처럼 여겨졌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대부분 공감하는 이야기들이지 싶다.

특별히 '을의 연애'가 전문이거나, 매번 '나쁜 남자', '나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뼈아프게 와닿지 않을까.

 

상처받으면서도 사랑이라는 환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저자의 글은 감사할 지경이다.

우리는 덜 상처받고, 덜 아픈 사랑을 할 권리가 있는 존재들이니까.

스스로를 찌르면서 피 흘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나를 누더기로 만드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니까.

 

 

 

 

 

 

욕망이 없으면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안주하며 살게 될 뿐이다.

P.220

 

 

 

책의 대부분이 사랑과 관련된 고민을 다루고 있지만, 마지막 챕터에서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역시나 연애에서도 뼈 때리는 충고를 하더니, 인생에도 뼈 때리는 직언 직설이라 읽으면서 뜨끔하고는 했다.

 

가장 놀라운 점은 확고하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화법의 책을 읽으면 괜히 엇나가고 싶은 감정이 들고는 하는데 (나는야 청개구리 ;;)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한 번도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상대방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고의 말을 건네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는데, 그걸 심지어 글로 쓰다니.

상담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하고, 그 문제에 대해 도움을 주는 조언을 건네고, 그것을 상대방이 껄끄럽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하는 능력.

새삼 빛나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의 충고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어려워진다.

그보다 내가 더 잘났거나,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싫은 소리로 먼저 해석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건 나의 옹졸함도 문제겠지만, 상대의 말투나 말을 전달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용에 상관없이 상대의 태도가 이미 마음을 상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진짜 들어야 할 말을 못 듣게 되는 것이다.

가르치려 하거나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면서 상대에게 조언을 하면 누구라도 엇나가는 마음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

 

마음 상하지 않게, 상처받지 않게, 그렇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언을 건네는 저자의 글은 그래서 더 기껍게 읽힌다.

지금 사랑에 힘든 사람,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흔들리는 하루하루가 불안한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해 본다.

 

 

 

 

"가난할 수는 있다 쳐도,

서른다섯 살까지 인생이 불행하다면 그건 네 탓이다."

P.236

 

 

 

 

딱 간절한 그만큼만 당신의 인생이 달라진다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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