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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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의 <슈퍼 소울 선데이>에 출연해 함께 이야기 나눈 수많은 영성 체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직업은 천차만별이고, 종교, 나이, 성별, 인종도 모두 다르다.

그들은 다 다른 경험과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영성.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역동성을 통합하려는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제 _ [네이버 지식백과]

 

그들은 모두 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성에 대한 정의는 각자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그들이 체험하고 염원하는 영성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론 같은 것으로 보인다.

신과 더 가까이 닿아있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영성이란 신에게 가닿는 어떤 것일 테지만, 일반인들에게 영성이란 내 겉모습과 자아를 넘어선 초월의 어떤 경험인듯싶다.

이를테면 명상을 하다가 마주치게 되는 완벽한 평화와 몰아의 순간.

혹은 우주와 내가 일치되는 느낌을 받는 경이의 순간 같은 것.

구도를 하는 신의 사제가 아니라도 살면서 한 번쯤 우리도 그런 순간을 마주치게 된다.

단지 그 순간이 끝없이 이어져 내 삶을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아주 찰나의 순간 빛처럼 번쩍이다가 사라져 버린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성에 가닿기 위해, 좀 더 영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고 수련을 하는 것이다.

 

 

당신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사실.

인격의 높낮이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영혼은 높낮이가 없다는 진실.

그러므로 우리는 깨어있어야 하고, 선한 의도를 가져야 하며, 마음 챙김을 통해 영성으로 가는 길을 닦아야 한다는 것.

자아를 넘어선 자유, 나의 본질 그 자체에 가닿기 위해 어제를 용서하고, 은총과 감사를 매일 되새길 것.

일의 성취 또한 영성의 순간을 경험하게 해주며, 궁극적으로 사랑, 자비, 선의 베풂을 통해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대해 책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 이야기한다.

 

 

 

 

지금을 산다는 것.

오늘에 온전히 머문다는 것.

어제와 내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대부분 어제의 기억에 얽매여 내일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라 오늘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몸은 지금에 있지만, 마음은 어제에 있고, 정신은 내일에 있다.

가장 착실히, 온전하게 오늘에 머무는 방법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지나간 것과 오지 않은 것에 휘둘려 지금을 놓쳐버리는 어리석음에서 이제는 그만 벗어나고 싶다.

 

어제의 기억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지나버린 일들, 후회들, 상처들.

모든 것들이 나를 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미 바뀌지 않는 것들, 바꿀 수 없는 시간들이 여전히 나의 오늘에 끼어들어 자꾸만 어제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게 만들곤 한다.

간신히 그 어제에서 벗어나더라도 내일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온전히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싶다.

완벽한 지금의 시간 속에서 오늘을 선명하게 살아내고 싶다.

'매일매일 좋은 날'이라는 책을 읽은 후, 다도를 통해 지금을 온전히 느끼고 오늘에 집중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제대로 된 '오늘'을 살아내고 싶어졌었다.

그리고 '위즈덤'을 읽으며 '지금'에 집중하며 깨어있는 순간에 대해 다시금 갈구하게 되었다.

 

 

존 카밧진  많은 걸 놓치지요. 어느 날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다음 날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나무 아래 앉는 즐거움을 놓친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순간들을 놓치면서 세월을 보내면 결국 우리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측면들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너무 바빴다고요? 누가요? 누가 우리에게 '너는 시간이 너무 없어'라고 말하는 걸까요? 우리가 가진 것은 시간뿐인데 말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는 지금 이 순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만 그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죽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완벽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위즈덤 p.69 _ 2장. 의도 / 존 카밧진 

 

 

 

내 속에 뻥 뚫린 커다란 구멍에 나는 무얼 채우고 살아가는지.

그 허기를, 그 허전함을, 그 뻥 뚫린 구멍의 공허를 참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욱여넣어 채우려 애쓰고 있지는 않았는지.

이 페이지를 읽다가 한참 멈춰있었다.

가끔은 그 구멍을 사랑으로 메우려고 애썼었고, 어느 날은 물질로 가득 채우려고 쇼핑을 해댔고, 허기로 오해해 먹을 것을 잔뜩 집어넣기도 했었다.

그래서 상처가 남았고, 자괴감이 들었고, 애꿎은 살만 쪄댔다.

그런 것으로는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느낀다.

그 구멍은 나 스스로, 나 자신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내 속의 나를 만나, 내가 생각하고 단정 지어놓았던 '가짜 나'가 아닌 진짜 '나'를 만나 나 자신과 화해하고 용서하고 그 너머로 향해 걸을 때 그 구멍은 조금씩 메워지는 게 아닐까.

 

 

 

 

조엘 오스틴 목사  놀라운 원리죠. 우리는 "나는 ~하다"라는 말을 하는 동안 우리 자신도 모르게 뭔가를 불러오게 됩니다. "나는 피곤하다", "나는 실패했다", "나는 외롭다" 등의 말을 하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되지요. 그러니 반대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 삶으로 불러올 수 있는 말을 하라는 것입니다.

위즈덤 p.49 _ 2장. 의도 / 조엘 오스틴 목사

 

 

 

"피곤하다", "힘들다", "지친다", "외롭다".

평상시에 내가 자주 내뱉는 말들 중 하나다.

저 말들의 힘 때문이었을까.

나는 늘 피곤하고 힘들고 기운이 없었다.

무언가를 하려고 의도조차 하지 않는 무기력의 상태에 놓여있는 순간이 점점 늘어났다.

어느 순간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내 체력이 원래 그렇게 바닥이라고 생각했고, 내 의지는 늘 제로라고 여겼다.

'나는 게으르다'라는 말도 자주 하는데, 자랑이라기 보다 누군가 지적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치부를 드러내 인정함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지적 당하는 상황을 애초에 피하고 싶은 것이다.

스스로의 단점을 똑바로 응시하려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자학 쪽에 더 가깝지 않은가 싶다.

 

그런 내게 조엘 오스틴 목사의 말은 충격이었다.

잘못된 행동, 부족한 내 모습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왜곡하지 않고 똑바로 보려고 했던 노력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던 모양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부정의 말보다 긍정의 말을 나 자신에게 더 많이 해줬어야 했는데, 남에게는 넘치게 긍정의 말들만 골라 하는 내가 사실은 스스로에게는 참 인색했던가 보다.

내가 원하는 긍정의 말들을 생각해 본다.

오늘부터는 나를 위한 긍정의 말들을 더 많이 내뱉어야겠다.

 

 

우리가 어떤 선언을 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과 어떤 힘들과, 신에게 "이것이 내 의도다"라고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도를 소리 내어 크게 말하면 도움이 됩니다.

위즈덤 p.58 _ 2장. 의도 / 수 몽크 키드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자아'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의 경험과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내린 정의로 인해 이미 우리 자아는 왜곡당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자아를 형성했고, 우리가 늘 옳은 생각만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때로는 상처와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자아는 페르소나를 창조해 낸다.

그렇게 우리가 만든 자아에 우리가 갇혀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낸 자아, 인격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본래의 '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본질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여행.

그것이 바로 영성의 순간이 아닐까.

나를 속박하는 모든 것들로부터의 완벽한 자유.

물질에도, 관계에도, 상처에도 얽매이지 않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나와 만나는 길.

그리고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순간.

 

그런 순간이 필요할 때마다, 자꾸만 무언가에 얽매일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야겠다.

 

 

 

이 책은 만듦새가 참 좋다.

판형도 마음에 들고 양장의 재질도 흔하지 않아서 참 이쁘다.

무엇보다도 대담집이라고 봐도 무방한 책인데 답답하지 않고 빡빡하지 않아서 좋다.

보통의 대담집은 글자만 가득 빽빽하게 들어차서, 그 속의 대화를 읽고 의미를 헤아리기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름 대담집 형태가 읽기 쉬운 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꾸준히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차피 빽빽한 글자의 부담감은 똑같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고 가깝게 읽기 좋은 만듦새가 아닐까 싶다.

여백과 사진의 존재가 글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도 하고, 책 자체가 읽고 생각하고 여유를 가져야 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담고 있는 내용과도 참 잘 어울리는 편집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편집 자체를 흥미롭게 바라본 적이 별로 없는데 이 책은 받자마자 가장 먼저 그런 생각들을 했었다.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겠구나, 좀 더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함께 읽기 좋겠구나, 하는 생각.

 

 

 

"멈춰 서서 세 번 심호흡을 하라, 이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심호흡 같은 책이었다.

무언가에 쫓기듯 내일을 향해서만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신만의 트라우마에 갇혀 고통받는 요즘 사람들에게 잠깐의 쉼, 혹은 마음을 다스리는 심호흡 같은 역할을 해줄 책이다.

내 속의 나, 온전한 나, 본래의 나를 만나는 시간.

그 시간의 길을 열어줄 좋은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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