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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에 입 맞추고 싶습니다 -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 라이프 스토리
장광열 지음 / 동아일보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인터뷰를 하다보면 종종'if'가 들어간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당신이 발레를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까요? 지금처럼 성공하지 않았더라도 계속 발레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10년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길 원합니까? 등등... 그러나 나 자신은 그런가정을 좋아하지 않고, 또 별로 의미도 없어요. 나는 늘 내가 처한 상황에 충실했고, 또 진심을 다해 사랑했어요. 그래서 지나간 일에 대해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없어요. 또 미래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 또한 확정된 것이 아니니 미리 단정 짓고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또 발레가 다른 분야에 비해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긴 하지만 그걸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또 내가 닥친 순간에 충실할 것이고 최선을 다할 테니까요. 그러니 내일 그만둔다고 해도 저는 괜찮아요."
지나간 시간에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아낌없이 순간 순간을 사랑하고 존재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것, 이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기에 수진 같은 이가 돋보이는게 아닐까. 그녀의 무대가 단지 화려한 눈요깃거리를 넘어 진한 감동을 주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아마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꽤 많은 거란 생각이 든다.
이책. 저토록 험한 발을 가진 발레리나 강수진의 삶에 대한 책이다. 책은 강수진이 직접 쓴것이 아니라 무용평론가 "장광열"이란 분께서 쓰셨다.
성공한 이의 삶! 그것은 성공하고 싶어하는 22살(아니,벌써 ㅠ.ㅠ정신연령은 고등학생인데;)의 "나"에겐 늘상 소중한 기억과,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 책 역시 내게 아주 큰 충격을 주고야 말았다. 열다섯. 어린나이에 모나코라는 나라에서 혼자 생활 해낸것 하며, 스무살 나이엔 우울한 날씨로 그녀의 기분까지 우울하게 했다던 독일에서의 삶까지...말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가족도, 친구도, 그 외 모든 생활에서 오는 고통들까지... 그 모든것들을 이겨낸 그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사진에서 보이듯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며, 한 시즌에 250켤레의 토슈즈를 갖다버릴 정도의 연습.연습. 또 연습의 악바리 근성. 그 독함. 내가 가장 존경해 마지 않는 부분이다. 아- 어찌하면 그 독함을 가질수 있을까?!?! 난 지독스럽게도 물러터져서 그 독함이 3박 4일을 못가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데 말이다. 아무튼 강수진이란 여자. 예쁜 얼굴보다, 멋진 춤사위보다도 단 한장의 "발"사진으로 내 입에서 "존경"이라는 말이 그냥 터져나오게 만든 여자. 정말 존경스럽다.
나도, 생을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존경합니다"소리 한번 들어봤으면... 그러려면... 내 전공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할터이고, 최고가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하고, 열심히 공부하려면 근면. 성실한 모습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내 속에 있는 근면.성실은 어디로 도망가버린거야-------!
어쨌든 이책은. "강수진"이라는 세계인들이 인정한 발레리나를 대상으로 삼아 책을 냈지만, 그녀가 위대한 만큼을 표현하기엔 저자의 역량이 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발레에 있어서의 외곬수. 강수진....나도 그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