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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의 음표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둔감한 남자애들은 자기 몸에 뿌려지는 달콤한 우유안개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데도...
서로의 기분이 뒤엉킬 때 사랑이 탄생하는 법이다. 그 최초의 접점은 어떤 경우든 사소한 것이다.
마음속에 자그마한 무덤을 만들고 묻어버리고 싶은 사랑을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흙으로 덮는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끌리는건 그야말로 동물적인 것으로부터 시작되는거야.
기다리는 시간을 즐길 줄 모르는 여자는 사랑을 할 자격이 없는거야.
언제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자신감-
젋은 시절은 낭비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낭비하지 않으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당장은 죽는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만큼 괴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멋진 낭비의 추억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될 겁니다.
야마다 에이미. 일본 작가들 중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작가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나오 모르게, 블랙홀 처럼 깊이 빠져든다고나 할까?! 어쩃든 그녀의 소설들은 재미있다.
단편들로 구성된 이 책은 10대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는데, 10대가 지난지 얼마 안된, 책에 나오는 많은 소녀들처럼 아직 첫사랑이 없는 내게 큰 공감대와 설렘과 떨림과 불안, 걱정들의 감정을 남겨주었다.
각 단편들은 주인공이 모두 1인칭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들, 하나같이 사랑에 대한 경험없이 사랑에 대한 동경들만 가득한 주인공들이, 또래들보다 사랑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동경의 대상들이 나오고 그들로부터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배운다. 1인칭 시점이라는 것은 독자가 화자와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꼭 내 이야기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자꾸만 사랑하고 싶게 만들자나-!!!
연애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야마다 에이미! 이 나른한 봄날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연애 소설 "방과후의 음표"를 읽어보는건 어떠신지!! 시험기간에 이 책을 접하게 된건 최대의 실수다! 왠지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기분에 책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내일 치게될 전공 필수과목의 A+는 이 책을 드는 순간 내 손에서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