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다정하게 - 박웅현의 시 강독
박웅현 지음 / 인티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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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2주에 한 번씩 어머니를 모시고 어머니 집 근처에 있는 생태탕 집에 갔었습니다. 그 기간이 꽤 길었으니 그 가게에서일하던 분들은 저와 어머니를 기억했을 거예요.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그곳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시를 다시 읽으며 그 생태탕 집에서 일하는 분들은 ‘이맘 때쯤 올 사람들이 오지 않네, 할머니가 돌아가셨구나‘ 생각했겠구나 싶었습니다. ‘결석‘이라는 제목을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시입니다.
이제 박정희 시대로 갑니다. 밤에 초인종이 울리고 "누구세요?" 물었을 때 "안기부입니다" 혹은 "중앙정보부입니다" 하는 답이 돌아오면 큰일 난 겁니다. 그 사람들은 이유도알려 주지 않아요. 그대로 끌고 가고 그걸로 끝이거든요. 그런 시대를 버티고 살아남은 어떤 할머니의 사연을 박준 시인이 주목합니다.
구청의 사회복지사가 노인복지사업차 동네 치매 노인들을 방문해 치매 정도를 확인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사회복지사가 조사 대상인 노인에게 어제 뭐 드셨는지, 지금 사는 곳이 어디인지, 가족은 어디에 있는지 같은 것들을 묻습니다.
이때 치매 정도가 심하면 지원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래서어떤 분들은 기억하지만 기억 못 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기도하죠. 그래야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는 등급으로 확인되니까요 그런 상황입니다.
치매를 앓는 명자네 할머니는 구청 직원이 찾아오면 정신이 번쩍 돌아옵니다. 아들을 아버지라, 며느리를 엄마라고 부르기를 그만두고 아들을 아들로, 며느리를 며느리로 불러요이 할머니는 "오래전 사복을 입고 온 군인들에게 속아 남편이 숨은 거처를 알려주었다가 혼자가 된 분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한밤중에 소리 소문 없이 잡혀 가서 이유 불문하고사라져 버리는 일이 드물지 않던 그 시대의 이야기인 거죠할머니는 현재 아들을 아버지라 부를 정도의 치매 상태인데도 구청 사람들이 찾아오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데, 그러다 보니 할머니는 중증 치매인데도 제 등급을 받지 못해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슬픈 현실이 덧붙어 있습니다.
• 구청에서 직원이 나와 치매 노인의 정도를 확인해 간병인도 파견하고 지원도 한다 치매를 앓는 명자네 할머니는 - P212

매번 직원이 나오기만 하면 정신이 돌아온다 아들을 아버지라, 며느리를 엄마라 부르기를 그만두고 아들을 아들이라부르고 며느리를 며느리라 부르는 것이다 오래전 사복을 입고 온 군인들에게 속아 남편의 숨은 거처를 알려주었다가혼자가 된 그녀였다박준, <기억하는 일> 중에서 - P213

면 된다. 힘내라 하는 이야기가 들리면 더 힘들 때가 있습니다. 나만 이렇게 아프고 힘든가, 내가 나약한 탓인가 싶고요그래서 듣기에 그 좋은 소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오히려 너무아픈 소리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볼륨을 줄여도 좋겠다고 하는 것이고요.
여러 책에서 말씀드렸지만 저희 회사에 주니어 보드라는것이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각자 이야기를 준비해서 발표하는 ‘망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걸해보면 학창시절에 왕따를 당했다거나 하는 이유로 10대20대 시절에 우울증을 겪은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일상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을계기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꺼내 놓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한 친구도 자신이 고등학생 시절에 우울증을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이 친구는 라디오에서 위로를받았대요. 새벽 4시, 잠은 오지 않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나 빼고 다들 잘 사는 것만 같은데 라디오를 듣다 보면 어딘가에 본인처럼 잠들지 못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다른 한 친구는 자신의 친한 친구가 심한 우울증을 겪고있다는 걸 나중에 알고서 반성했답니다. 그 친구가 힘들 때마다 힘내, 괜찮을 거야. 하고 이야기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말이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 알겠더래요. 누가 힘들다고 할때는 힘내라, 괜찮다. 잘될 거다, 파이팅, 이런 말보다 같이 밥먹으러 갈까? 영화 보러 갈까? 그런 말이 오히려 진정성 있는 위로였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생각해 보면 힘내라고 하는건해야 할 몫을 힘든 당사자에게 돌리는 거잖아요 밥 먹을까, 영화 볼까, 하는 말은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는 것이고요그래서 힘내라는 말보다 그런 말이 상대를 동굴에서 한 발짝나오게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것이 훨씬 진정성 있는 위로라는 거죠. 이것은 제가 오히려 20대 친구들에게 배운 것입니다.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려면 이런 시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귀천>은 아마도 천상병 시인의 시 중 가장 잘 알려진 시가아닐까 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는 시 구절은 참 아름답죠 그런데 그의 삶을 돌아보면 그 구절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놀랍고 가슴이 아립니다. 말씀드렸듯이 그는 터무니없이 중앙정보부에 잡혀 가서 전기 고문을 당한 - P232

했고 그 이후 심신이 망가진 채 거의 폐인처럼 살다가 떠난분입니다. 가진 게 없어서 여기저기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살았고 명절에 여비가 없어서 집에도 가지 못했던 사람이고요. 그랬던 사람이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하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시인은 삶의 덧없음을 이야기하고도 있어요.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은 새벽이 오고 태양이 뜨면 곧 사라질 이슬 같은 우리 삶을 이야기한 것이고, 그 뒤에 이어지는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도 같은 문맥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하죠. 덧없는 삶도 더불어 손을 잡고 생을 다하는 날 하늘로 돌아가서 지난 생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거라는거예요. 삶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천상병 시인은 평생 가난하게 살았고 잘못된 정보로 잡혀가서 전기 고문을 당하고 삶이 통째로 망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죽어서 하늘로 돌아가면서 이 삶이 아름다웠더라고 이야기하겠다고 해요.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이었지만 - P234

사는 것이 좋았고, 삶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하는 마음이었을까요? 시인은 살아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지 삶에 다른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책은 쿤데라의 마지막 작품인데, 저는 제목에서 이미 할 이야기를 다했다고 봅니다. 이 책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것도 좋았습니다. 삶은 의미 없습니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묻는 것은 두뇌가 너무 발달한 사피엔스들의 망상이에요 누구 말대로 "두뇌가 병적으로 팽창하여 미쳐버린 짐승이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버트런드 러셀이 이야기했어요. 신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은 상상력이 부족한 것이라고요 우리는그저 생명일 뿐입니다.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풀은 삶의의미를 따지지 않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삶은 분명 축제입니다. 무의미의 축제. 쿤데라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죠.
지금 이 순간이 축제입니다. 내가 숨을 쉬고 있고 이 눈으로 저 풍경을 바라보고 있고 걷고 웃고 손을 움직이고 다리를 움직여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요. 이것이축제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 외에는 의미 없습니다.
천상병 시인도 한때는 왜 내 삶은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왜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묻지 않았을까요? 그런 물음 끝에 자신에게 닥친 시련에 대해 이제 더는 의미를 묻지 않게된 것이 아닐까요 그 모든 시간을 거쳐 그저 살아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오늘 나와 함께 태어난내 죽음도 쉰세 살내 죽음도 쉰세번째 가을어서 드시게오늘은꾹 참고 나를 보살펴준내 죽음과오붓하게 겸상하는 날이문재, <생일) 중에서생일을 맞는다면 어떻게 맞을까, 하는 시선을 시인의 관점 - P236

2024년에는 한발 더 나아간 것 같아요. 시위가 마치 축제와같이 긍정적인 힘으로, 공감과 연대로 이루어졌으니까요
"성당은 바람을 빚는 공장 두 손을 모으는 기도는 바람이 되어 견고한 벽들을 무너뜨리기도 하지"
이 시가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겁니다. 촛불 하나가 뭘 할수 있을까요? 촛불 하나 응원봉 하나가, 한 장의 투표 용지가뭘 하겠어요? 그런데 그 작은 힘이 벽을 무너뜨립니다. 두손을 모아 하는 이 작은 기도가 모이고 모여 견고한 벽을 무너뜨리는 겁니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에 찍혀 있는 바람의 발자국을 보았다"라는 것도 사람들의 바람이 모이고 모여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바람으로바람이 불고 바람은 태풍이 되어 장벽을 뒤흔들어요<아Q정전>을 쓴 루쉰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아편 전쟁의시대,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때에 이런 이야기를했죠. "희망은 길이다." 맞습니다. 희망은 길입니다. 길은 한사람이 가면 생기지 않습니다. 10명이 가도 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틀 동안 100명이 같은 곳을 지나가면 흔적이 남습니다. 1만 명이 지나가면 길이 됩니다. - P243

습니다. 물론 최소화시켜야 하고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게제일 좋죠. 하지만 사상자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를 두면 해야 할 일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살다 보면 실수할 수 있고 다칠 수도 있습니다. 실수할까 봐, 다칠까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게 더 슬픈 일일 거예요.
다음의 글은 전남진 시인의 시집 <월요일은 슬프다> 속<시인의 말>에 실린 글입니다.
볼품없는 모습으로,
그래서 가장 치열한 모습으로,
세상을 견뎌 나가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이 부끄러운 시집이 성냥불 같은 온기라도 되기를...
고사는 사람들에게 향수 뿌릴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치장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그저 볼품없는 모습으로 치열하게하루하루를 버티는 겁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쓴 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해 보고, 그 사람들곁에서 자신의 시가 잠깐이라도 온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는 겁니다. 전남진 시인의 시 속에는 그런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전단 한장 받아줄 마음 한장 없이나는 살았구나가난보다 가난하게나는 살았구나시인은 자기가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 말합니다. 치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볼품없는 모습으로 세상을 견더 나가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 부끄러운 시집이 성냥불 같은 온기라도 되기를 바란다고요. 이 첫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폐지를 줍고 전단을 돌리고, 그렇게 하루 벌어 먹전남진, 뒤돌아보면 아프다) 중에서길에서 전단을 나눠 주는 분들을 종종 마주칩니다. 이분들은 전단을 빨리 나눠 줘야 집에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날 주어진 작업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 이루어진 한 일간지 조사로는 전단을 300장 돌리고 1만 5천 원을 받는다고 - P249

해요. 90퍼센트의 행인이 그냥 지나쳐 가지만 가난한 노인들이 그 돈을 벌려고 전단 배포 알바에 나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 전단, 보든 보지 않든 받아서 버리면 되는데 대부분받지 않죠. 시인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전단 한 장 받아주지 못할 만큼 내 마음이 가난했다고요. 그런데 저도 여전히 길에서 전단을 나눠 주는 분들을 봐도 받지 않아요. 저 역시 마음이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다 싶어요.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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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요동칠 때, 기꺼이 나는 혼자가 된다 - 생각을 멈추고 몸을 움직여 알게 된 것들
김지호 지음 / 몽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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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없이, 행동으로 옮기기부족한 자세 교정.
함께 하는 에너지.
집중.
전에 그냥 확 일어나라."라고 하셨거든! 이런 쉬운 얘기는 늘 맘에 확 와닿는다. 생각만 많고 행동으로 옮기지못하는 나의 나쁜 습관도 바꾸고 자꾸 혼자 있으려 하는 내성적이고 조심스런 성격도 조금씩 바꾸고 싶었다.
려경 선생님을 만나려면 하루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약속을 쉽게 못 잡는 편이라 주변 친구들에게 "맨날 어딜 그렇게 갔다 오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인천에요가 하러 다녀왔다고 하면 ‘엥? 미쳤구나? 그 멀리까지. 그것도 요가 하러?" 하는 반응들이다. "서울엔 요가할 데가 없어?" 묻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느끼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보고 먼저 반한 ‘려경‘ 선생님의 집중반을 신청했다. 수업하는 곳이인천이라 고민이 됐지만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실천해 보고자 덤볐다. 법륜 스님이 "일어나야 하는데 아~일어나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무리 먼거리도 내 마음에 달렸고 ‘시간‘도 내가 쓰고 느끼기에달렸다. 내가 힘들고 지루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내가 마음이 바쁘면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계속 쪼들린다.

수련이 거듭될수록 맨 앞줄의 숙련자분들이 왜렇게 느긋하게 오래 누워 있었는지 점점 알게 될수록에 없었다. 몸이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게 된어느 순간부터 나에게도 사바아사나가 굉장히 중요한아사나가 되었다. 수련 내내 힘차게 달려왔기에 훨씬더 잘 이완할 수 있다.
몸이 완전히 확 이완되는 그때, 복식 호흡을 제대로할 수 있다. "복식 호흡 어떻게 해요?" 물어보면 "사바아사나 할 때처럼 하시면 돼요." 라고 말한다. 숨이 찰만큼 몸을 움직이다가 탁 누워서 숨을 고를 때 내가 호흡하는 방식을 느껴보면 된다.
긴장됐던 근육이 편해지는 그 시간. 코를 골며 잠시잠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편안한 시간. 사바아사나는 복식 호흡을 하며 자연스레 명상으로 가기 좋은 타이밍이다. 요즘은 혼자 수련할 때 사바아사나 시간에 헤르츠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 싱잉볼 소리도들어두면서 생각을 지우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몸도생각도 완전하게 릴랙스 할 수 있는 상태. 묘하게도 사바아사나 자세로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있으면 수축됐던 몸이 갑자기 꽉 풀어지는 타이밍이 온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나는 시간을 제법 둬야 느낄 수 있다.
그 15분, 20분을 제대로 누워 있지 않고 일어나서 바트다고 뛰어나간 날은 은근한 피로감이 덮쳐온다.
사람은 막 달린 만큼, 바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만큼 제대로 된 정중한 휴식을 내 몸에 꼭 줘야 하는구나.
이게 굉장히 필요한 거구나. 이런 마음을 누워서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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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피카소의 미술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김미진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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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조금은 그 말의 의미를 알 것도 같습니다. 마음이 쓸쓸하고 외로울 때면 나는 허공에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그 동그라미 안에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기 위해서랍니다. 그러면사랑스러운 기억들이 주위를 환히 밝히며, 내 마음까지 따스하게 적셔 줍니다.
여러분, 기억해 두세요. 언젠가 또 양이 도망치면 아저씨는 집을 나설 겁니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초록 들판을 지나다 양을 안은 아저씨를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아저씨도 눈을찡끗하며 웃어 줄지 모르니까요.
<플루트 연주자)1961년, 흰색 테라코타에 금속과 유약 25×25cmC2024-Succession Pablo Picasso SACK (korea)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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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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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학교 노르웨이 - NORDIC PATH: New Schools for Future Generation 북유럽 학교
안애경 지음 / 가갸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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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소통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었다.
안네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익숙하지 않았던 몇 장면을 떠올린다.
그가 가장 어색했던 경험은 아이들과 부모의 태도였다고 한다. 안네는자신이 전직 교사로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 그리고 청소년들의 태도에 관심을 가졌다. 가장 먼저 눈에 뜨인 장면은 어른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나무라는 장면이었다. 아이들 실수를 용납하지않는 한국 부모의 모습이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실수한 아이들 앞에서곧바로 흥분하며 반응하는 어른들과 당황한 아이들의 모습을 목격한것이다. 한편, 아이들이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모습에도 의문을 갖게되었다. 아이들이 ‘왜?‘라는 의문을 갖지 않는 소극적인 태도는 그가 이해되지 않던 부분이었다.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자신을 표현하고 의문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이야기다. 아이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실수를 통해 배워가는 과정에서 어른들은 너그러워야 한다. 아이의 실수를 용서하고 새로운 기회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네는 노르웨이 교육에서 기본적으로 아이를대하는 어른의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안네는 언젠가 영어 공부를 하는 한국 청소년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굳게 입을 닫고 있었다. 처음엔 청소년들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잘못된 발음이나 틀린 단어를 이야기하는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나의 프로젝트 NORDIC PASSION의 니팅 워크숍에 함께하고 있는 안한국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에게 그의 손기술을 기꺼이 나누어 주고 있다. 그는 겸손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도록 조용히 그가 약속한 역할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P33

것이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믿고 있었다. 안네는 왜 그렇게 청소년들이학습에 방해가 될 정도로 두려워하는지 궁금해 했다. 그 이유를 안네는 한국의 사회 분위기에서 파악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당하는 것이 두려워 입을 닫고 있던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안네는 함께 만난 청소년들이 용기를 갖고 소리 내어 발음하고 질문하도록 친절히 다가가며 격려했다. 하지만 모두들 얼음같이 앉아 있더라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입을 열지 않는 이유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 후에도 청소년들을 만난 자리에서공통적인 태도를 보았다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너무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외국어 발음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발성을가지고 있어 누구나 일치하지 않은 발음을 하게 된다. 외국어는 입에서저절로 튀어나오도록 연습해야 한다. 외국어는 반복하여 소리를 내면서 점점 원단어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안네는 실수에 대한 어른의 너그러운 태도가 필요하다며 아이는 실수를 통해 배우게 되니 실수만큼 큰 스승은 없다고 했다.
안네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재한 외국인 부녀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회 봉사를 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문화를 알리는 일은 물론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모임과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석했다. 그녀의 봉사활동은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다. 자신이 어릴 때 경험한 사회봉사에 대한 가치는 언제 어디서든 같은 기준으로 적용된다. - P35

어릴 때 배우고 실천해 온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에 대한 철학은한국에 살면서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며 활동했다. 그녀에겐 1회가 또 하나의 따뜻한 이웃이었다.
한국사안네는 일반적인 다른 북유럽 사람들처럼 뜨개질을 좋아한다. 짱이날 때마다 뜨개질한다. 안네의 가방 안에는 뜨개질을 위한 실과 바늘이 늘 준비되어 있다. 기차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페에 앉아서도 뜨개질을 한다. 그가 만든 작은 니트 소품들은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대부분 연말 이웃돕기 자선금 마련을 위해 사용된다.
한동안 내게 정리되지 않던 세월호의 아픈 기억은 안네와 대화를 하면서 명쾌하게 정리되었다. ‘왜?‘라는 물음 없이 어찌 살아갈 것인가?
그의 짧고 분명한 소리였다. 안네의 가슴엔 노란 리본은 없지만 세월호를 겪는 아이들 편에서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처럼 슬퍼하고 괴로워했다. 그리고 화가 난다고 했다. 아이는 국경을 초월하고 인종을 초월하여 모두가 살펴야 할 미래라는 것이다. 그에게 세월호의 아픈 기억은 이미 한 나라의 벽을 넘어 공감의 세상으로 확장되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아이들 앞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반문한다. 이유 불문하고 아이들 편에서 친구 같은 따뜻함을 표현하는 그에게큰 위안을 받았다. 겉으로 요란한 사람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가온 그의진심은 사랑과 격려로 다가왔다. 아이들 마음을 품고 사는 지속가능한일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는 시간이었다.
‘왜?‘에서 출발하는 노르웨이 교육노르웨이 교육은 아이들이 ‘왜?‘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아이들이학교교육에서 끊임없이 의문을 갖도록 하는 노르웨이 교육 환경은 일찌감치 내게 흥미로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왜?‘에 대한 의문은 각자의 자유로운 발상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답을 갖지 않고 각자의 호기심으로 의문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각자 품는 의문들은 교육과정속에서 사회를 향해 나가는 에너지가 되고 동기부여를 갖는다. 노르웨이 학교 과정을 돌아보는 동안 무한한 질문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발상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았다. 취재하는 동안 그 활발한 아이들과 만나며 난 마치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것처럼 신나고 유쾌했다.
노르웨이 친구들과 만나며 늘 인상 깊게 느꼈던 부분이 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며 친절하고 유머가 넘쳤다. 그렇게 배려하고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태도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호기심은내가 북유럽 교육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그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중요한 책임을 가진 사람이거나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 교사 등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 협력하는 동안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 - P41

했고 어떤 문제 앞에서도 관대한 모습으로 대화하려고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피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항들을 먼저 살피는 차분함 속에서 닥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이견이 있을 때도 상대방을 인정하는 태도를 먼저 취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며 기분 좋게 대화를 이어간다.
일하면서 그들에게 바다 같은 평온함을 느끼곤 했다. 그 덕분에 난그동안 북유럽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만난 노르웨이 친구들과더욱 친분을 쌓아가면서 교류하고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경험한 후 사회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교육을 통한 인간 내면의진지함과 관대함이 어떻게 사회를 직시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지탐험하게 되었다.
안나와 할아버지의 여름 프로젝트6살 안나는 정원의 고목을 바라보며 상상한다. 나무 꼭대기에 작은나무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꾼다. 마음속으로 상상하던 나무집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안나의 그림을 본 할아버지는 6살 손녀가 최초로 구상한 건축 디자인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한 여름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할아버지 스바네 프로데는 건축가다. 스바네는 6살짜리 손녀의 그림을 기초 - P43

겉으로 어둡게 보이는 짙은 타르 색 건물 벽면과는 달리 내부는 밝은 자연색 나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이 추운 날 밖에서 돌아와 생활하는 실내환경은 따뜻한 난방 시설과 품질 좋은 나무를 마감재로 사용한 쾌적한 공간이다. 아이들 의자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디자인 트립트랩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사용하는 디자인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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